내년 남자친구가 석사과정을 마치고 겨울방학때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양쪽 어른들도 다 그렇게 아시구요. 뭐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파혼할 일은 없는 것 같구요.
저는 대학다니면서 여러번 연애도 해봤지만 지금 남자친구가 가장 이해심많고 성격도 잘 맞고 하여튼 여러가지 면에서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 다 제 눈에 안경이지만요.^^)
남자친구 집은 잘 사는 편이 아니라서 대학원 등록금 다 오빠가 스스로 벌어서 충당하지요. 학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벌써 내년 등록금 까지 벌어놓고 내년에는 공부에만 전념한데요. 저는 생활력 없고 리더쉽 없는 아빠가 싫어 생활력 강하고 모임에서 항상 리더역할을 하는 개그맨 같은 남자친구를 만났죠. 여기까지만 보면 너무 좋은데요.
너무 싫은 거 한가지. 바로 그 여동생입니다. 그 여동생 정말로 멀쩡한데 대학교 다니는 내내 아르바이트 한번 한적 없고 집에서 용돈타써, 아르바이트 하는 오빠한테 용돈 달라고 해... 정말 학교 다니는 내내 맘에 안 들었죠.
이제 졸업하고서는 나아지나 했더니 자기 관세사 시험보는데 학원비가 필요하대요. 집에 달라기 미안하니까 오빠보고 학원비 달라고 합니다. 자기는 손발이 없습니까. 멀쩡히 대학나와 학원비도 마련 못하게...
또 그 여동생 남자친구 나이도 우리보다 많고 박사과정 밟으면서 연구원으로 일해서 돈두 왠만큼 벌구 이번에 SMS 3 뽑는다고 하는 거 보면 정말 우리 오빠보다 형편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 여동생 얼마 안되는 학원비 남자친구가 준대도 자기 친오빠가 줄꺼니까 가만 있으라고 합니다. 오빠는 한술 더떠 시험 빨리 붙는게 도와주는 거다. 여동생이 아르바이트 해서 학원 다니는 거보다 내가 돈을 대주고 빨리 시험 붙으라는 게 낫다고 합니다.말 지 남자친구 귀하면 지 친오빠도 귀한줄 알아야지요.
어제는 어머님 생신이었어요. 오빠가 동생과 함께 선물한다고 하더라구요. 둘이 상의해 본다더니 오빠가 그러더군요. 여동생이 자기는 돈 없으니까 배째라고 했다네요. 그리고 그 다음이 더 가관입니다. 혹시 엄마 선물로 세븐라이너 사면 돈 조금 보태줄 수 있다구요. 학생이 돈이 얼마나 있다고 27만원하는 세븐라이너를 선물로 사드립니까? 또 어머니가 세븐라이너가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말로는 마사지가 시원하게 된다고 사라는데 다 자기가 사용하고 싶으니까 그러는 것 같습니다. 저 너무 화나서 오빠에게 세븐라이너 사면 가만 안두겠다구 그냥 용돈드리고 꽃배달 해드리라고 했습니다.
저희 엄마는 오빠가 작은 아파트라도 전세로 마련하면 이것 저것 해주시고 싶어서 안달이 나셨습니다. 하지만 학생이 무슨 돈이 있겠어요. 엄마가 "너 시집갈때 김치냉장고도 하나 마련하자"하시면 저는 반지하에서부터 시작할꺼니까 그런거 사줘도 못 들여놔 합니다. 엄마는 당연히 조금 안쓰러워 하시죠. 하지만 남자친구 무리해서 집 마련하라고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이 왠수같은 여동생 자기 시집갈때 천만원 정도는 오빠가 해달랍니다.
아, 이 여동생 빨리 시집보내버리고 저의 생활권에서 제발 벗어나 주었으면 합니다. 제가 예민한 걸까요. 정말 여동생 하는 행동만 보면 너무 여우같이 굴어서 얄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