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어슴프레한 거실로 나오면
초록불빛 여섯개가 반짝이며 정답게 나를 맞아줍니다.
바로 아버지가 47번째 생일 선물로 사 주신
김치냉장고가 제게 보내는 행복 신호예요.
아버지! 저는요
아버지가 건강하게 제 옆에 계시는 것만도
아주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지금처럼 그냥 제곁에 있어만 주셔도 저는 충분히 행복한데
넘치는 사랑까지 주시니
저는 늘 따뜻한 어미품에 안긴 병아리처럼
즐겁고 편안합니다.
아버지께 받는 사랑의 힘이 거름이 되어서
저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는거라 생각해요.
어제 감기 얼른 나으라고 맛있는 오리고기 사주셔서 고맙습니다.
차 안에서 아버지께 받은 47번째 생일 축하 편지를
이서방에게 읽어주다가 눈물이 났어요.
이제는 왠일인지 아버지가 주신 글이나 선물을 받으면
눈물이 먼저나요.
아버지!
혈압으로 두번이나 쓰러지셨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열심히 성당에 나가시는 아버지를 칭찬합니다.
"담배 끊겠다." 선언하시고는 담배 딱 끊으시고
"술을 끊겠다." 선언하시고는 술 딱 끊으시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시는 아버지를 칭찬합니다.
이서방이 술 끊으신 상으로다가 컴퓨터를 사드린댔어요.
메신저로 아들, 딸 손주들이랑 연락하는 즐거움을 가르쳐 드린대요.
아버지!
집 지키는 검돌이 뒷치닥거리 하시고,
오마니의 끊임없는 잔소리도 잘 참으시고
우리들에게 나누어 줄 떡 할 때마다
밀차 끌고 방앗간 다녀오시는 것도 칭찬드릴께요.
사랑하는 아버지!
흰머리가 늘어가는 제가
아버지 얼굴 만지며 장난칠 수 있게 제 곁에 있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성당에 가시면 우리들을 위해서만 기도하지 마시고
아버지 건강을 위해서 먼저 기도하세요.
아버지랑 엄마랑 아프시지 않고 건강하시길 바라는게
저의 첫번째 소원이랍니다.
겨울비 내리는 날,
오디오로 음악을 듣고 계실 아버지
오늘도 엄마가 해주시는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어제 제가 가져간 석류랑 한라봉이랑 드시고
즐겁고 편안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