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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밀이 남푠


BY 좀 지저분...지송 2003-01-01

올해는 참 힘든 한해였다.
이사하고 아프고 사고나고...

어제 게을러 밍기적거리던 세금을 내러 아들넘 완전무장시켜 유모차 태우고 은행에 가서 전쟁을 치루고 오다가 마트에 들러 밀가리, 고기, 숙주, 두부...(만두거리)를 샀다.(어쩌다 내가 그런 생각을 했는지...사먹는 게 낫지...)
사실 난리도 그 난리...온 집안에 밀가리...새해 내손으로 빚은 만두에 떡국 끓여먹어보겠다구 늦게 퇴근한 남편과 나는 만두를 빚으며 새해를 맞았다. 야, 왜 만두가 점점 커지냐...하면서리...
그렇게 만든 만두들을 냉동실로 보내고 밀가리 범벅 거실도 닦아주고 샤워하러 욕실로 들어왔다.
허리경계 불분명 뱃살을 보니 저절로 흐이~~ 한숨이 나왔다.
세계인구의 20프로가 기아에 허덕이는데 정말 큰 죄를 진 기분이 엄습해오는데 신랑넘이 들어왔다.
여기서부텀 좀 야합니당...
등 밀어줄게.(남편이 다정하진 않지만 등밀어주고 귀파주는 건 꾸준히 해준다)
그래 잘 좀 밀어봐라.
비누거품 낸 샤워수건으로 등을 닦아주더니 팔도 닦아주고...ㅎㅎㅎ
갑자기 빨간 이태리 타월이 눈에 들어왔다.
내친 김에 때도 좀 밀어도.(결혼 4년차에 우린 그렇게 무너졌다)
벅벅...아궁 시원해...근데 팔이 왜케 가렵냐...거기도 좀 밀어봐라...
울 신랑 잘 밀어주면서 한마디씩 던진다.
너는 이게 뭐냐...웬 빨랫줄이냐...잘 엮으면 동아줄도 되겠다...
얼렁 물 껸져야지 도로 달라붙네 마네...궁시렁궁시렁..
나도 뒤질세라 한마디 한다.
원래 때는 밀수록 많은거야.
이?箚?허연 때는 드러운 때 아냐. 진짜 묵은 때는 시커매.
밀어도 깐죽깐죽 실처럼 나오면 얼매나 답답하냐, 때밀이들이 그런 사람 젤루 싫어한대더라. 면적 넓어 힘들지,중얼중얼...
울 신랑 한참 밀어주더니 땀난다며 지도 밀어달래길래 등 밀어주다가 에공 팔아파 못밀겠다...근데 왜 다리도 가렵냐...
울 신랑,
그래 끝까지 노력봉사 해주마. 벅벅...ㅋㅋㅋㅋ

사실 전 대중 목욕탕 가는 거 싫어하는데 올해는 더더욱 한번도...
앞으로도 갈 수있을지 모르겠슴당.(지난 8월에 오른쪽 가슴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거든요. 많이 아주 많이 아파서...다행히 지금은 좋아져서 목욕도 하고 때도 밀고...)
울 실랑 이담에 집 지으면 목욕탕만큼은 크게 만들어서 원형욕조를 놓는대나 어쩐대나...(우리 지금 20평 임대아파트,ㅠㅠ)

여러분 새해부턴 부지런하구 건강하게 사십시요. 복도 마니마니...!
저도 오늘 일 낼로 안미루고 남편이랑 안싸우고 울 애기랑도 잘 놀아주는 좋은 엄마 되겠슴다.(장담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