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른 셋이 된 미혼여성입니다.
애인은 저보다 2살 아래죠.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결혼이야기가 양가에서 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혼까지 결심하고 만나는 사람과 요즘은 연락하는게 영 내키지 않습니다.
과연 이 사람과 내가 평생을 같이하며 행복할 수 있는지 자신이 없거든요.
제가 자신없어지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애인은 미혼인 형이 있죠.집에서는 둘째가 먼저 장가를 간다고 별로 반기지는 않으세요.
게다가 애인보다 제가 나이가 더 많으니 더 그러실 지 모르죠.
아버님은 그러세요. 우리 막내는 3년은 더 있다가 결혼시킬려고 했다고요.
형도 결혼을 안하고 있는데 무슨 둘째가 먼저가냐고 하세요.
그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결혼비용을 한푼도 줄 수 없다고 그러세요.
부모가 죄인도 아니고 결혼비용은 자기들이 벌어서 가는 것이 사실은 옳으니까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걱정마세요.라고 답했죠.
그런데 결혼해서 애기 낳으면 절대 맡길 생각 말라고 덧붙이시더군요.
전 그런 생각 해보지도 않았는데 막상 그런 말을 들으니까 조금 황당했어요.
처음 애인의 부모님을 뵙는 자리에서 아버님이 그러시더군요.
안경을 끼고 몸이 말라서 맘에 안든다구요.
그리고 어머님은 제가 첫째딸이라 결혼해서도 친정동생들 뒷바라지 할 게 뻔하고..
직장다니느라 남편 밥도 제대로 안 챙겨줘서 결혼하자 마자 아들 살이 쪽쪽 빠질거라구요.
아버님은 결혼에 보태줄 돈도 없고 니들이 좋아서 하는 결혼이니 알아서들 하고 얼마나 잘사는 지 두고보겠다고 하십니다.
이런 게 상식적인 어른들이 하는 행동인지...
제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이런 모든 말에 너무 화가 났지만
아들 둔 부모님들이 하시는 생각없는 소리라고 또 시부모님 될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지레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절 차츰 알아가면 변하실 거라고 자신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애인이 함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예단을 꼭 해와야 한다고 제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집값도 애인이 대출받은 돈보다 제가 더 부담해야하는 형편에 예단까지 해오라니요.
그렇지않아도 그런 것쯤 미리 염두해 두고 있었는데... 아직 상견례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니까 너무 황당했어요.
어른들이 염치없는 분들이라 생각들고...
그런 말을 제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전하는 애인이 뻔뻔스러웠어요.
여자 맘 상할까봐 부모님의 하시는 불평의 소리는 혼자 묻어두고
여자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울까봐 모아둔 돈을 몰래 여자에게 주면서 이걸로 해결하라고 생각해주는 건 드라마나 소설책에서나 나오는 건가봐요.
애인은 제가 그런 걸로 속상해있으면
그게 왜 속상한 일인지 모르고 있고 저보고 예민하데요. 결혼만 하면 자기가 잘 하겠다고 큰소리칩니다.
전 그게 더 답답합니다.
돈 때문에 치사해지기 싫었지만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더욱 심각한 것은 그동안의 애인이 보여준 행동에 심하게 실망해서
예전같이 내몸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퇴색되어간다는 거예요.
벌써 몇달째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속 시원하게 털어놓을 만한 일이 못돼서 혼자 끙끙 앓고있죠.
이럴때 현명한 행동은 무엇일까요?
다들 겪는 결혼 전 홍역이라 생각하고 참고 방법을 다시 고민해보는 건가요?
아니면 정말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건가요?
지혜를 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