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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세요!


BY 37red 2003-02-15



지켜주세요!
마음의 보따리를 옆에 노면서 하는 말
"잘 지켜주세요"
"응"
"풀어보지 마세요"
"응?"

지키는 마음은 '묶는 마음'과 '묶이는 마음'이
서로를 향하여 '망'을 보는 것인가 봅니다.
나도 모르게 여물어 가는 마음을
나중까지 탈 없이 쓰임새 우러나도록
안쓰럽게 여미는, '속단속' 말입니다.

지키지 못하고 보채는 마음 때문에 손이 애를 먹을 때 있습니다.
차마, 잠그지 못하고 멈칫거리는 속셈 때문에 마음이 떼를 쓰는 때 있습니다.
잠들었던 인기척이 놀라 뒤척이면 그 마음에 눈총을 쏘고 싶을 때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지키겠다고 '말싸움'하다가
끝내~ '몸싸움'하기도 하기에 말입니다.

지키기가 결코 쉽지 않나 봅니다.
그리워하는 마음은 외로움이 훔치고
하나같은 마음은 둘 사이가 훔쳐
마음의 길목에 줄을 쳐 놓고
그 줄에 스스로 줄넘기를 하기에 말입니다.

지킬 것과 버릴 것을 고르기 쉽지 않습니다.
앎의 속살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그만 한 눈을 팔 때가 있습니다.
삶의 미소를 온전히 지키지 못하고
차마 샛길로 빠지는 때가 있습니다.

잘 지킨 그리움으로 끝없이 미소를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욕망'을 다듬이질하여 곧게 잠재우고
'지킴'이 '훔침'을 멍석말이하여 가두고
'감춤'이 '들킴'을 맷돌에 갈아 바수어
절구에 넣어 찧을 수 있다면 말입니다.

지켜주세요! E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