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근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지역현안 두가지와 그를 포함하여 서울시의 무원칙한 환경정책이 노정하고 있는 충돌불가피 지점에 대해 알림으로써 논란의 본질이 무엇인지, 양식있는 아줌마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이해를 도모하고자, 오마이뉴스에 '성미산 살리기 위한 초등학생들의 호소'라는 제목으로 쓰여진 기사에 대한 저의 의견입니다.
그럼, 저희 마포지역내 현안인 성미산 배수지건설 문제에서 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하겠읍니다.
(이하 존대는 생략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배수지 건설 꼭 필요한가? 그럴 수 있으면 좋다. 그러면, 성미산외 배수지 대안은 없는가? 있다." 가 나의 생각이다.
그럼, 실무를 수행하는 수도사업본부와 입안·시행자가 되는 서울시(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배수지는 가가호호의 옥상에 설치되어-십자가와 함께 인공미에 있어 단일품목으로 단연 도시의 경관을 좌우하게 된 (나의 사족)-노란 FRP물탱크를 없애고 단수 등 비상시를 대비하고 중력차에 의한 안정된 수압을 형성할 수 있게 한다."
풀어서 얘기하면, 몇 년전 옥상의 물탱크 내부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청소를 하지 않음으로써 물 때가 쌓여 대규모 박테리아 서식처가 되어 있더라는 것이 언론에 대서특필 되면서 그 이후, 서울시는 급수압이 충족되면 수도직결을 권장하고 있는 사항이며 한걸음 나아가 수용가 개개의 수조를 한데 모아 공급하는 지역물탱크 체제로 가자는 것이다.
이것은 말의 선후가 바뀐 감이 없지 않은데, 현재 서울시 6개 정수장의 담수에서 수용가로 직접 공급하던 체계를 정수장 - 배수지 - 수용가 체계로 발전구축 함으로써 분화된 저장탱크를 한단계 더 신설하여 전체 저수용량도 늘리고 예비적, 안정적 성격을 강화하자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러면 기존의 원거리 정수장에서 압력탱크에 의한 급수압의 문제점이 해결되어 자연히 가호의 저장탱크가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덧붙이면, 단수 때의 비상급수에 대해선 순환배관(환상이므로 한쪽이 단수 되더라도 다른 쪽으로 돌아가 공급하게 하는 배관)의 문제로 배수지와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혹 관계가 있다면, 정수장에서의 광역환상배관의 거리문제를 상상해 볼 수 있겠으나 전문기술의 문제라 판단이 어려우며 후에 언급하게 될 필자의 논지와는 아무런 논리적 충돌이 없으므로 무시하셔도 된다.
여기까지는 나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배수지 - 수용가 단계의 공급방식을 "고가수조 방식으로 할 것이냐, 압력탱크 방식으로 할 것이냐" 혹은 고가수조 방식으로 굳이 해야겠다면 "배수지를 자연환경을 해치더라도 근거리로 할 것이냐, 다소 원거리가 되더라도 인공대지에 가까운 대안은 없는가" 이다.
잠깐, 이해를 돕기 위하여 공급방식의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언급이 필요한데 수용가로의 급수방식은 크게 4가지로 수도직결, 고가수조, 압력탱크, 펌프직송(부스타)로 나뉘어지는데 중소규모 건물의 경우 대부분 고가수조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고가수조 방식이 두가지 잇점이 있기 때문인데, "정전시도 급수가 용이하다"(압력탱크방식은 정전시 비상발전기가 필요하다) 가 하나이고, "장비의존도가 작으므로 유지관리비가 적게 든다" 가 두 번째이다.
그러면, 지역별 고가수조인 배수지를 두자는 서울시의 계획에 (나를 포함하여)지역주민은 왜 반대하는가?
도심지에 산이 거의 없는 서구의 경우 당연 압력탱크 방식으로 해결하기 마련이다. 굳이 중력급수로 해결한다면 아마도 원거리에서 공급해 조달할 것임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 인공고원인 하늘공원이나 갑비싼 집들이 줄지어 있는 평창동,구기동 일대에서 공급해오면 될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증가되는 비용을 감당할 이유가 있는가? 이다.
여기서 기술적인 문제나 액면가의 문제가 아닌 새로운 이슈가 등장한다.
그것은 환경이다.
엄밀히 말하면, 환경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서울시 행정의 이율배반성이다.
청계천은 왜 복원하려는가? 북창 한옥마을을 비롯한 수많은 문화재는 왜 보존, 발굴, 복원 하고자 사유재산의 침해까지도 마다?方?강제하는가? 남산 외국인아파트(이름이 "와우" 였나?)는 왜 철거 했는가? 취수로 쓰지 않는 한강수질은 왜 개선하려는가? 개개 대지마다 적용하는 조경기준은 뭐며, 식재는 왜 하는가? (자연)산을 깍아내어 콘크리트 저수탱크를 만들고 적당히 덮어 인공언덕, 말이 좋아 공원조성이지 사실상 잘해야 운동장 역할이 될 게 뻔해 보이는데(이미 시행된 와우산과 노고산을 가보라. 서울시는 남산배수지를 좋은 예로 드는데 그기도 식생환경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지만 바로 그 기타산-와우산 등-과의 차별의식이 어디서 발생하며 그것의 필연적 결과가 감언이설로 덮기에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인데) 그게 청계천을 덮었던 과거의 발상과 무엇이 다른가? 성미산에 적용하는 논리라면 청계천 복개도로 위에 공원 조성하면 될 일을 수조원의 예산을 들여 복원은 왜 하는가? 등등 서울시의 그러한 행정발상에 반하여 또다른 행정의 이율배반성을 드러낼 수 있는 질문은 끝도 없이 가능하다.
다만, 모든 문제는 완전히 고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또다른 문제와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관계망의 맥락과 가중치를 고려하되 각 사안을 관통하는 주요한 key word를 간직하고 있어야 일관성이 있다고 하겠다.
그럼, 서울시의 새로운 도시환경정책에서 그 일관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청계천복원의 의의에 대해 피력하는 바를 들어보자.
"서울은 환경친화적, 인간중심적 도시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이것은 21세기 도시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서울의 이미지를 일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문화유적 복원, 역사성 회복, 전통과현대가 어우러진 문화도시, 휴식처, 정체성"등을 열거하면서 이것은 한마디로 "환경복원사업으로 21세기 문화·환경도시 서울을 만들 것이며 시민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줄 것" 이라 한다.
그런데... 청계천 복원을 향한 요란벅적한 구호를 뒤로한 채 성미산을 바라보고 있는 나에겐 그 아름다운 웅변이 왜 이렇게 허망하게 느껴지는가?
그렇다! 서울은 국적불명의 도시이다!
세계 어디에나 흔히 늘려있는 아니 오히려,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드물게 무개성한 건축물과 도시환경으로 뒤덮인 서울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서울을 가장 특징짓는 정체성은 무엇일까? 쉽게 드러나지 않는 소프트웨어적인 것은 생활상과 문화이며 쉬이 드러나는 하드웨어적인 것은 -고궁 등의 문화재를 생각하기 쉬우나 그것은 상호교류를 바탕으로 한 유사문화권에 속해 있어 문화적으로 보다 더 타자인 서양인들이 보아 구분하기 쉽지 않으며 오히려 가장 큰 특징으로는 우리의 삶을 지배해 왔던-지형을 바탕으로 한 자연환경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 자연지형을 드러내며 그 속에서 싹터왔던 우리의 삶과 문화를 드러내 주는 그 의미에서, 개발위주의 낡은 가치관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조원의 사회적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찬성”한다!
그것이 "패러다임의 선도"이다!
(서울시는 총사회적비용을 2조3천억, 총사회적편익을 4조2천억으로 계상하고 있는데 환경개선편익으로 발생하는 절감비용이 어떻게 나온건지 참으로 궁금하다. 가치기준 즉 "패러다임"이 다른 항목을 비교경제비용으로 계산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그런데, 똑같은 서울, 똑같은 도시계획수립자-도시기반시설은 도시계획으로 결정하며 도시계획수립은 시장이 한다-인데 청계천(하수도)과 성미산(상수도)은 왜 전혀 다른 대접을 받는가?
규모의 차이인가? 그것은 환경·복원이라는 하나의 가치체계에서는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둘은 다른 정신, 다른 패러다임에서 나왔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상이한 가치를 가진 두가지 도시계획수립을 바라보는 나의 이해로는 좋게 보아, 전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후자는 "낡은 패러다임"이 적용된 것으로 보여진다. 좀 더 나쁘게 보자면(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이해 하자면) 서울시민 모두의 관심사인-그것은 곧바로 대한민국의 중대사가 된다-, 빛나는 훈장이 두고두고 입안자들의 이름을 빛내 줄 사안은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시행되어야 하며 거저 해당지역주민의 약간의 반발이 예상되더라도 대다수 서울시민이 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사안은 기술적문제나 비용을 우선시 하는 기회주의적 일관성(?)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서울시장은 아예 성미산대책위를 만나주지도 않거니와 최근에는 상수도사업부문 양측의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기구를 구성하자고 해놓고서, 배수지개발에 의한 성미산 훼손 이후 예상되는 한양학원재단의 아파트건설로 이익을 보게 될 주민들을 중심으로 분열책동을 노골화하면서 개발을 강행할 것임을 연일 협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시장님!
이것이 님이 선도하고자 하는 "도시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입니까?
이것이 서울시민들에게 주고자하는 "미래의 꿈과 희망"입니까?
시장님은 아는지 모르는지
지역과 주민의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는 우리구청장님은 아는지 모르는지
널부러진 등 위로
참수된 나무들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는 성미산은
내일
자신의 운명도 이렇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 ... ...
말이 없다
2003.02.20 이명주 mipung99@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