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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속의 딸이 남긴 마지막 한마디 "엄마 사랑해"


BY mbc7906 2003-02-21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놀라게 만들었던 대구지하철화재참사는
그 희생자들의 사연이 속속 알려지면서 이제는 사람들의 가슴을 미어지게만들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함께 잃어버린 회사원, 장애아들을 돌보던 노부부교사,
7명의 환경미화원,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엘 가던 아들, 늦깍이 주부여고생 등---.
뜨거운 불 속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200명이 넘는
고귀한 생명들. 한 정신병자의 어처구니없는 만행으로 그 수많은 생명이
희생됐다는 사실은 너무도 분노스럽고 가슴아프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한치 앞도 못내다보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아침에 웃는 얼굴로
헤어졌을 가족이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오거나 한줌 재로 남았다는 현실은
정말로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을 것이다.

모든 희생자들의 사연이 가슴저리는 것일테지만 한 여고생과 어머니가
生과 死가 갈리는 마지막 순간 휴대폰으로 주고받았던 대화는 사람들의
가슴을 찢어놓고 말았다. 죽음의 불길이 덮쳐오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딸은 엄마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고, 슬픈 운명의 모녀는
1분도 안되는 마지막 짧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엄마, 지하철에 불이 났어."
"영아야, 정신 차려야 돼."
"엄마, 숨을 못 쉬겠어."
"영아, 영아, 영아…."
"숨이 차서 더 이상 통화를 못하겠어. 엄마, 그만 전화해."
"영아야, 제발 엄마 얼굴을 떠올려 봐."
"엄마 사랑해---"
마지막 순간 딸의 입에서 흘러나온 희미한, 그러나 가슴에이는 한마디
"엄마 사랑해"
그 말 한마디를 남기고, 그 꽃다운 청춘의 꽃봉오리는 영원히 지고말았다.
딸은 죽음의 지하철 속에서 온몸이 화마에 휩싸여 가는데,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이 그저 더이상 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휴대폰을 부여잡고
절규해야했던 슬픈 모정. 그 누가 그 어머니의 슬픔을 짐작이라도 할 수
있으랴.

너무나도 곱게곱게 길러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소중한 딸은
이제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갔다.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돼
세계무대로 진출하겠다는 꿈을 고이 간직한 채.
왜 운명의 神은 그 아리따운 소녀를 그리도 일찍 사랑하는 엄마의 품에서
빼앗아간 것일까? 이제 그 엄마는 가슴에 딸을 묻고 얼마나 아프고 슬픈
세월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 불길 속에서 절규하고 있을 딸을 떠올리며
자기의 몸이 불에 타서 오그라드는 것같은 고통을 느꼈다는 그 어머니.
그들의 너무나도 가슴아픈 이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너무나도 가슴저린
전설로 남아있을 것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떠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도
헤어지는 것이겠지만 그 모녀의 이별은 우리의 가슴을 너무 아프게 한다.
***그러나 인생은 사랑하던 사람들을 어느샌가 소리도 없이 갈라놓아버리고
바다는 헤어진 사람들의 발자욱을 모래 위에서 지워버리네*** (쟈끄 프레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