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벌써 사월이네요.
밖엔 온통 봄 빛인데
엄만 여전히 겨울 속에 갇히고 마셨지요.
평생을 자식 사랑으로 헌신하신 우리 엄마,
그 자식들 못 미더워 어찌 눈 감으셨나요?
매일 엄마 생각에 혼자 울다
혹시 꿈에라도 오실까 봐
엄마 사진 들여다 보다 잠 들지만
왜 한 번도 안 오시는 건가요.
꿈에 안 보이시는 게 편하신 거라고
길상사 스님이랑 보살님들이 그러시더군요.
그래도 엄마,
엄마한테 꼭 드릴 말씀이 있는데,
엄마한테 듣고 싶은 말이 있는데...
엄마!
엄마!!
아무리 목이 터져라 불러 봐도 대답도 없으신 우리 엄마.
사진 속의 엄마는 웃고 계신데
왜 내 머릿 속의 엄마는 울고 계실까...
생전에 엄마께 불손하게 대했던 죄로
날마다 가슴 속이 타 들어가는 듯한 고통에
그저 눈물로 속죄할 뿐인 이 딸,
엄만 모두 용서해 주실 거지요?
엄마.
제가 너무 교만했어요.
엄마를 위해 살아갈 자식은 오직 저 뿐이라고,
엄마를 모실 자식은 저 하나 뿐이라고,
그래서 때론 그게 힘 들고 부담도 되고
그래서 엄마께 감히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내고 하였던 게지요.
이젠 그런 것들이 너무 가슴 아프게
죄책감으로 다가오네요.
이렇게 훌쩍 가셔버릴 줄 정말 몰랐어요.
함께
한 공간 안에 계시던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리셨을 때
그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 줄을
미처 상상치도 못했던 어리석은 딸,
그래서 날마다 눈물로 엄말 부릅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가시려면서
무슨 정을 그리도 많이 남기셨던가요?
냉동실 문을 열 때마다 엄마 흔적 남아있는 식품들,
그 추운 겨울에 다듬어 놓으신 감태...
차마 먹을 수가 없어...
엄마께 너무 미안해서,
내 마음이 너무 아파서...
엄마!!
엄만 이런 제 마음 모두 다 아시는지요?
말은 퉁명스럽게 하면서도
마음은 늘 엄마에 대한 염려와
더 잘 해 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역표현이었단 걸
엄마, 엄만 아시는지요...
출근 길에 마주친 개나리꽃 만개한 산책로.
이 봄도 못 기다리시고
그렇게 성급하게 가시고 말다니요.
엄마 생각 나서 죄 스러움에
봄나들이 할 엄두도 못 내고 있어요.
남들은 모두 반기고 즐거워 할 봄이 오건만
난 그 화사한 봄 햇살이 슬프기만 한 걸요.
엄마!
꿈길에라도 꼭 한 번만 와 주셔요.
오셔서 생시에서처럼
'오냐, 내 자식아.
내 금쪽 같은 내 자식아
내가 니 맘 모두 안다...
너무 가슴 아파 하지 마라...'라고 한 말씀만 해 주셔요.
그리고 모두 용서하신다구요...
엄마!
너무나 보고싶어요, 우리 엄마.
이 몹쓸 딸
엄마는 보고 싶지도 않으신가요?
이승에서의 근심일랑 모두 버리시고
이젠 아프시지도 말고
다음 세상에선 정말 행복하기만한 신분으로
상품상생하셔요.
엄마!
식목일에 엄마 산소에 나무를 심을 거여요.
아무리 통곡을 해도
엄만 아시는 지 모르시는 지
애 꿎은 산소 흙더미만 부둥켜 안고 울다 뒤돌아 오는 딸 뒷모습
엄만 보고 계시는지...
엄마.
이젠 마음 편히 가지시고
꿈에라도 꼭 와 주셔요.
보고싶은 우리 엄마...
엄마!! 보고 싶어...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