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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들에게 털어놓는 대통령의 속마음


BY 매일경제 2003-06-19

밖에서 보기에는 온갖 악재가 속출하는 것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의 요즘 표정은 무덤덤하다.

17일 저녁 정대철 민주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만난 노대통령은 " 말하 기 민망스러워서 그렇지 신문만 안보면 다 잘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이 본격화된 18일 은행장들을 초청해 가 진 오찬 간담회에서도 대통령의 낙관주의는 계속됐다.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 것인지 노대통령이 참모와 측근들에게 털어놓는 얘기를 통해 속마음을 짚어본다.

■지금이 바닥, 앞으로 갈수록 강해질 것이다.■

노대통령은 16일 전국의 경찰서장을 모아놓고 " 내년에는 오히려 경 기과열을 가라앉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아직 경기가 바닥을 치지도 않은 상태이며 불투명한 국내외 경제여건 이 여전한 상황에서 노대통령이 그렇게 말한것은 특유의 화법을 감안 하더라도 ''과장''으로 들린다.

그러나 노대통령이 여기서 언급한 ''경 기''는 자신에 대한 지지도를 뜻하는 것일 수 있다고 노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말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 지난 대선을 치를때에도 바닥에 있었다가 올라갔다. 지금 여러가지 준비과정에서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데 지금 바닥에 있는것이 나중에는 오히려 좋다"는 얘기를 한다 는 것이다. 노대통령이 작심한 듯 꺼낸 ''개혁주체론''은 이를 반영한 다.

■히딩크도 처음엔 욕먹었다, 공무원을 파트너로■

노대통령은 "히딩크도 처음에는 욕먹었다"는 얘기를 자주한다고 한다 . 실험과정을 거칠 당시 판판이 깨졌지만 흔들리지 않고 ''마이 웨이'' 를 간 결과 4강 신화의 드라마를 만들었듯이 참여정부도 나중에는 성 공한 정부가 되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노대통령은 18일 은행장들과의 대화에서 "북핵, 한미관계,금융시장, 카드채등 모든것이 당선되었을때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 다.

이와관련,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은 "오래전에 실무지방자치연구소 를 만들었을때 대통령은 ''실무''부터 다지자며 이름도 그렇게 지었고 차근차근 하나씩밟아 올라가며 대통령이 되는 주춧돌을 만들었다"며 " 참여정부는 시간이 갈수록 일 잘하는 정부, 강한정부가 될 것으로 대통령은 확신하고 계시다"고 전했다.

노대통령은 공무원을 ''파트너'' 로 삼기로 했다는 말도 들린다. 각 부처에서 1등 하는 사람을 연고와 관계없이 우대해 ''우군''으로 삼으면 결국은 승리한다는 것이다.

■이해집단, 해도 너무한다. 혼날 각오해야■

이해집단에 대한 노대통령의 인식은 밖으로 알려진것과는 차이가 있 는 것 같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노대통령은 전교조에 대해 ''여기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사형수가 된 사람도 있고 감방 에다녀온 사람도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전교조가 청와대를 향해 민주 화를 얘기하는 것은 심한 것 아닌가''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오히려 이해집단들이 지금처럼 하지는 않을 것", " 들어주려고 하는 사람에게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얘기 도 한다고 한다. 조흥은행 노조가 대선당시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상 기시키는 참모도 있다.

노대통령이 16일 "내가 왠만한 불법행위는 용납해 줄 것이라고 판단 하지 말라"고 공언한 배경이다. 18일 조흥은행 노조가 전산실을 장악 했다는 보고를 받고는 불같이 화도 냈다고 한다.

대통령의 측근은 "대통령의 성격을 감안하면 한번쯤은 일벌백계가 나 올 것"이라고 전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온정과 의협심이 마치 ''친 노조,친 집단이기주의''처럼 비춰지는 것도 차제에 불식시키겠다는 것 이 그의 설명이다.

■ 비판은 좋다, 그러나 맹목적 비난은 못참겠다■

언론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노대통령은 참 모들에게 " 건전한 비판은 오히려 국정에 도움이 된다. 아프지만 환영한다. 그러나 의도적이고 맹목적인 비난은 잠을 못이룰 정도로 나 에게 상처를 준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이와 관련, 홍보관련 참모는 "최근 노대통령은 세개의 신문에서 두개 의 신문이 불편하게 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미묘한 변화다.

그러나 또 다른 측근은 "대통령은 특정 언론 그룹에 대한 언급을 아 예 하지 않는 추세"라고 전한다. 시간이 가면 언론사 내부의 ''갈등'' 으로 결국 언론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리라고 본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대책''따위는 없으리란게 이 측근의 설명이다. 문희상 실장의 '' 제주발언''은 그냥 못마땅한 심사를 참지못해 나온것으로 이 측근은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은 그 대신 홍보라인을 통해 좀 더 좋게 자신의 메시지가 전달 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질책을 겸한 독려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홍보참모들은 그러나 대통령이 워낙 ''연출''과 ''기법''을 싫어해 어렵 다고 말한다.

<김상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