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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발 한마리를 다 먹기까지 우리는


BY 어우동 2003-06-20

배달시켜놓은 족발이 있었다.
늘 지쳐있어 불쌍하다못해 측은해보이는 남편과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고 늘 기운이 없는 나!
7시에 퇴근후 자기 손발 닦고 채려준 밥 먹고 한자리에 누워
게임 채널하고 낚시채널만 번갈아가며 돌려대는 남편.
어제오늘일도 아니지만 어제저녁은 내몸이 피곤해서 그랬나
그의 그 모습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애목욕시키는데 고 잠깐 사이 작은애가 아빠한테 매달려
엉겨붙었나 보다. 욕실에서 들으니 큰소리가 났다.
평소같았으면 모른척했다거나 고상틱한 목소리로
아빠 피곤하시니 너 혼자 놀아라 했을텐데.
갑자기 시비걸고 싶어한다. 평소에 그런적 없는데
내가 소리를 꽥 질러댔다.
"애한테 좀 잘해. 애들 야단치지마."
놀란 그는
황당한 표정으로"에이씨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여섯살배기 눈치빤한 작은애는 얼굴이 샐쭉하고
첫째 씻기던거 마무리하고 나와서 옷입히고 이불 깔아주고
둘째 씻겨주고 둘다 귀파주고 머리 말려주고
(불쌍한것들)
책 한권 읽어주고 애들 재우고 늦은 설겆이를 하는데
그는 여전히 변함없는 자세와 표정으로 게임채널에
정신이 팔려 있다.
설겆이하며 조용히 얘기하는 나
"당신이 나보다 더 편하게 사는것 같다"
그러자 그도 조용히 얘기한다.
"그래 내가 더 편하게 산다"
둘다 크게 한숨쉬고 .
하던일 계속하고 보던거 계속보고.
다시 첫문장으로
배달시켜놓은 족발이 있었다.
설겆이하다가 말했다.
"소주한잔해야지"
그도 대답한다
"좋지"
설겆이를 끝내고 뉴스를 본다.
내가 말했다.
우리나라 신용불량자들 너무 많아서 납치 강간 범죄가 급증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국가적으로 신용불량자들 크게 한번
풀어주지 않으면 점점 살벌한 세상 될것 같다.
그가 말했다.
"그것들은 아직 정신을 못차려서 그래.
된통 당해야 해.지 주제도 모르고 흥청망청 써대는 것들은
당해도 싸"
"돈이 없으면 쓰지를 말아야 할거 아니야.
인간들 너무 잘먹고 잘쓰고 잘해놓고 살더라. 다들"
내가 말한다.
"시대가 워낙 어려웠쟎아."
그가 말한다.
"어려워도 마찬가지아니었냐?. 정신 못차리는것들."
갑자기 외로워지는 나.
한시간 가량 우리는 말없이 tv를 보았다.
그가 말한다.
소주한잔 하자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생각없어"
그가 방방 뛴다.
변덕 심한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짜증나게 심하다.라고
나 그말 무시하고 혼자 비디오 본다.
자기 혼자 술상 차려와서 바로그 족발을 안주로
소주 한병을 비운다. 한시간 가량의 시간동안.
열두시가 넘자 커억 트림한다.
"휴. 내가 치워야 겠지"
하며 그는 술상을 식탁위에 그대로 옮기고 다시 리모콘을 잡는다.
10분뒤 내가 그 술상을 다시 내려 냉장고에
있는 이슬이 한병을 꺼내서 마시기 시작한다.
흘끗 나를 보는 그.
tv를 끄고 잠을 청한다.
나는 혼자 소주를 마셨다.
이십분이 지났을까.
코고는 소리가 났다.
.........
........

산다는게
이런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