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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필터비교한 것- KBS의 취재파일 4321입니다. 내용은...다음과 같습니다.


BY 찾은이 2003-07-05

*오프닝 멘트:
수돗물 불신풍조 속에의 국내 정수기시장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유해물질을 걸러내지 못하거나 심지어 원래의 물보다 수질을 악화시키는 정수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믿을 수 있는 물''을 내세워서 소비자들을 현혹해 온 ''믿을 수 없는 정수기''의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박선규 기자:
서울의 한 초등학굡니다. 각 층별로 모두 8대의 정수기가 설치돼 있지만이용하는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점심시간 한 학급에 들어가 봤습니다.

*현장음)):
(집에서 물을 싸 가지고 온 사람?) 저요 저요….

*박선규 기자:
41명 가운데 물통을 가지고 오지 않은 학생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박윤서(초등학교 학생):
"엄마가 학교에서 먹는 물보다요 집에서 싸는 물이 더 좋다고 하셔서 싸 가지고 와요."

*함진우(초등학교 학생):
"여름 같은 때는 필터에 세균 많다고 하면서요 집에 있는 식수 싸는 게 더 낫다고 하셔서요."

*박선규 기자:
한 소비자 단체의 표본조사 결과 서울시내 초등학생의 80% 정도가 이렇게 물을 싸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서울시 교육청이 72억원을 들여 추진한 학교 정수기 설치 사업이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혜영 :
"학교에서 위생적인 면에서는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지만, 그 뭐 그 외에 저희가 여기 이 이상은 더 관리할 수도 없고 더 이상의 문제가 있다면 학교에선 어쩔 수가 없는 거고요. 그건 정수기 회사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될 것 같고요….

*박선규 기자:
이런 불신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해 고려대학교 보건과학연구소 조사결과 서울시내 초등학교 정수기의 65% 정도가 마실 수 없는 물로 판명됐습니다. 기준치를 넘는 일반세균 검출이 가장 많았고 대장균, 녹농균에 발암물질인 클로로포롬이 초과된 경우도 2건이 있었습니다.

*박선규 기자:
이런 결과에 따라 올해부터는 전체 학교 정수기에 대한 분기별 조사가 의무화됐고 1차 조사가 마무리됐습니다. 그러나 조사방침을 통보하고 실시한 올 1분기 분석에서도 40% 정도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부적합률은 제조 회사별로 큰 차이가 없었고 필터 교체 주기와도 거의 상관이 없었습니다.

*문경환 <고려대 보건대학 교수>:
"필터를 교체하고 얼마 흐르지 않았어도 일반 세균이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청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소도 한 2~3일에 한번씩 하는 경우에도 일반 세균이 기준치를 오버하는 경우도 왕왕 나타났습니다.

*문경환 교수와의 대화:
(이게 제조처의 문제입니까 아니면 관리를 하는 쪽의 문제입니까?)
"이런 것들은 소비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회사에서 어떤 해결책을 만들어서 소비자들한테 제공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선규 기자:
그러나 제조회사들은 제품의 하자가 아니라 관리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OO정수기 연구실장:
"일반 세균은 항상 오래 저장되는 상태에서는 생길 수도 있는 그런 여건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관리상의 문제에서 상당히 주의가 필요한 그런 관점들이 있습니다."

*OO정수기 연구실장과 대화:
(관리의 문제다 그 말씀 이시죠?) 네
(물건도 좋은 물건은 여기서 만들었습니다. 그 물건을 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물건에서 물이 그렇게 나옵니다. 그러면 누가 책임입니까? 먹는 사람책임인가요?) ... .... .

*##정수기 A/S사업부장과 대화:
(정수기를 쓰시는 분들이 이렇게 일반 세균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안 그럴 겁니다."
(기자모르시겠죠?) "네"

*김향숙 <경기도 일산구 주엽동>:
"정수기를 저는 이렇게 너무 믿고 먹었는데 찝찝해서 못 먹을 것 같아요. 비싼 정수기를 사 가지고 이렇게 정수기 물을 굳이 먹어야 되는지 지금 판단이 잘 안 서네요."

*김민회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 담당>: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물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 이런 것 때문에 정수기를 설치하게 됐습니다마는 다시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된다라고 하면 원인분석도 다시 하고 실태조사도 다시 해서 거기에 맞춰서 방법을 다시 강구해야 되겠지요."

*박선규 기자:
주부 이선자씨는 3년 전 방문 판매원에게서 100만원짜리 정수기를 구입했습니다. 판매원에게서 들은대로 제때 필터를 교환하고 청소도 잘 해왔다는 이 집의 물을 전문 분석기관에서 분석해봤습니다. 분석결과 원수에 없던 세균이 검출되고 알루미늄과 질산성 질소 등 7가지 성분은 전혀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선자 <경기도 일산구 일산동>:
(결과 보시니까 어떠세요?) "완전히 속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완전한 물이라고해서 써 왔는데…"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수돗물을 먹었다고 생각하니 정수가 아니라 수돗물을 먹었으니..

*박선규 기자:
이 씨 집을 포함해 11군데의 가정과 식당 정수기 물을 분석한 결과 9곳에서 원수에는 없던 일반세균이 나타나고 그 가운데 4곳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형진 <한국환경수도연구소 환경기술과장>:
"일반세균 이외에 중금속이나 기타 음이온물질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는데요 그 결과를 보면 11곳 가운데 6곳이 수돗물을 전혀 거르지 못하거나 10~20% 정도 아주 미미한 정도밖에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 가운데서도 제품에 따라서는 40% 밖에는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을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선규 기자:
정수기의 정수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방식별로 새 정수기 석대를 시험해 봤습니다. 중금속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넣어 특별히 만든 물을 각각의 정수기에 통과시킨 뒤 제거율을 알아봤습니다.제거율이 최소 70% 이상 돼야 하지만 두 정수기는 보론과 카드뮴, 망간 등 10여 가지를거의 제거하지 못했습니다.

*박선규 기자:
이번에는 같은 정수기들에 수돗물을 통과시켜 봤습니다. 또 추가로 간단한 거즈에도 같은 실험을 해 봤습니다.수돗물 자체에서 나오지 않는 물질은정수 후에도 나오지 않았지만,역시 두개의 정수기에서는 질산성 질소 등 수돗물에 녹아있는 물질은 정수기를 통과한 뒤에도 거의 그대로 나왔습니다. 놀랍게도 이런 결과는 거즈를 통과시킨 결과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수돗물을 원수로 사용할 경우 시중에서 팔리는 최소한 수십 만원대의 정수기와 거즈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박선규 기자:
정수기 물이 통과전의 수돗물 상태보다 더 나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보건과학연구소 조사에서도 적지 않은 학교의 정수기 물이 정수전보다 더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선규 기자:
이런 문제는 한 소비자 단체의 먹는 물 관련 세미나에서도 심각하게 제기됐습니다. 정수기 심의위원인 한 발제자는 사용기간이 길어질 경우에 질산성 질소와 납, 크롬 등의 양이 정수전 수돗물보다 최고 10배 이상 늘어난다며 그 원인은 필터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미나 발표내용>>-백영만(정수기 심의위원):
"정수기 회사들이 필터에 대해서 교체시기를 다 적어놓고 있어요. 예컨대 뭐 프리 필터하면 3개월 뭐 어떤 카본 겉은 건 6개월 적어놓았는데 그 기준이 모호합니다."

*박선규 기자:
실제로 정수기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필터에 대한 규정은 전혀 없는 상태이고 그런 상황에서 엉터리 제품들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문경환 <고려대 보건대학 교수>:
"전부 다 봐도 여기에 어떤 제조원이라든지, 특성에 대한 거는 전혀 표기가 안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안에 있는 내용물이 과연 몇 그램이 들어가 있는지 그런 것 까지도 지금 표기가 안 돼 있죠."

*문경환 교수와 기자 대화:
(이런 것들이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정수기 안에 들어가 있다는 얘기인가요?) "그렇습니다. 지금 대부분 이런 필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박선규 기자:
문제는 이런 현실에도 정수기를 규제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제도는 수돗물을 통과시켜서 그대로만 나오면, 심지어 조금 더 오염돼 나온다 하더라도 음용수 기준에만 들면 정수기로 판매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또 그렇게 검사에 합격한 제품의 생산량이 연간 3천대 미만일 경우에는 사후 관리도 전혀 받지 않습니다.

*백영만 <한국환경수도연구소 이사>:
"시설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누구든지 정수기를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고 또 3천대 미만의 경우에는 사후관리를 봐주지를 않기 때문에 어떤 정수기에서 어떻게 만들어서 판매한다 하더라도 누가 규제할 방법이 없는 거죠. 예컨대 시장에서 정수기 필터를 사 가지고 가정에서 조립해서 판다 하더라도 그거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박선규 기자:
당연히 품질개선보다는 이윤 극대화를 위한 판매전략이 우선입니다. 법으로 금하고 있는 전기분해 실험은 아직도 적지 않게 동원되고 있는 수단입니다. 전기분해기를 넣어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역삼투압 정수기 물, 그러나 수돗물에서는 금방 기포가 일어나며 물 전체가 붉은 색으로 변합니다. 표면에 붉은 녹 찌꺼기까지 떠오르면 저런 안 좋은 물을 계속 먹겠느냐며 정수기 구입을 강권합니다. 그러나 이는 정상적인 물 속에서 일어나는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석형준 <한국환경수도연구소 주임연구원>:
"붉은 색 빛이 나는 거는 이 철봉에서 철이 탈리가 되면서 나와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고요. 수돗물 자체에서 철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붉게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지종수 <한국정수기종합관리센터 사장>과 대화:
(나쁜 물이 아닌데도 판매하는 사람들이 물이 이렇게 변하니까 나쁜 물이다 이렇게 해서 정수기를 판다 그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정수기 팔러 다니는 사람들이 이거를 가지고 실험을 해 보이니까 가정 주부들이 수돗물이나 일반 정수기 물이나 일반 샘물을 사겠습니까? 못 사지요. 왜냐면 이 물을 어떻게 먹느냐…

*박선규 기자:
이들은 또 TDS 측정기도 들고 다니며 수치가 높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소비자들을 현혹시킵니다.

*지종수 <한국정수기종합관리센터 사장>:
"200만원, 300만원 이것은 거품이예요. 이거는 누가 나한테 물어도 저는 그렇게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이 왜 그러냐 하면 홈 쇼핑에 들어가서 보면요, 거의 다 30만원, 40만원 대에요. 그런에 연고 청약으로 해 가지고 TDS나 전기분해가 이건 순 사기지요…"

*김연화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원장>:
"판매에만 급급했고 이윤챙기기에만 급급했지 실제적으로 제품 개선이라든가 연구개발에 투자하는데 대해서는 굉장히 미진했습니다. 그라다보니까 연구소를 갖고 있지만 결국은 간단한 소비자에게 있어서의 어떤 문제가 제기됐을 때 수질 측정해 주는..물 검사정도 해주는 이런 정도에 불과했지…."

*박선규 기자: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된 또 하나의 사실은 정수기능만을 놓고 볼 때 30만원 대 제품이나 300만원 대 제품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성능을 따지기 보다는 비싼 제품만을 선호하는 소비경향과 그런 소비심리를 활용한 약은 상술, 그리고 허술한 제도가 오늘의 정수기 문제를 키워온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