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 비엄청 오던저녁
저 머리 했습니다
한푼한푼 아껴서
머리 했습니다
아침부터 거울에
머리만 잔뜩 차지하더군여
아시지요??
그런날
암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저 미장원 가는거
정말 싫어합니다
머리 만지는 것도
정말 싫어합니다
그저 자연미인이
최고미인이라는
저혼자만의 신념을 가지고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슴다
남들이야 아니래거나 뭐래거나...
암튼 슬램덩크보는 것 같다구
짧은 머리는 하지 말라던
아들넘의 의견을 무시하고
그저 아침 출근시간을 줄여보고자
스따일과는 전혀상관없이
초스피드 헤어스타일루다 결정했슴다
그런데 그날 비가 엄청 오더군여
두시간여를 고문당하고
(저는 파마를 고문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끼니도 못챙겨서 햄버거 하나로 배를 채우고
올려다본 하늘은
정말이지 청승맞더군여...
남들은 아름다와지기 위해서
미장원을 가고
미인대회에 나오는 여인네들도
" ##헤어 부띠끄 원장님께 감솨드려용~~"
하는 판국에
그 출근시간 10분 아끼자고
머리감고 바로 후다닥 나가보자고
거금들여서
촌닭이 되어버린나..
쓰는김에 더쓰자
거리가 보이는
2층 까페의 창가에 자리를 잡았슴다
꽃미남 청년이 앞치마를 두르고 다가오더군여
비싼 책같은 메뉴판을 넘기니
뭔놈의 커피종류는 그리도 많은지
힐끔 옆을 보니
스프를 담는 그릇처럼 생긴 잔에 커피를 마십니다
근데 그 커피이름을 알 수가 있나??
그렇다고
"저거 주세요" 하기는 더 창피하고...
욜심히 들여다보고
굴르는 발음으로 주문했슴다.
"에스프레소~~"
와 쥑인다
창밖에 비오지요
음악 죽이지요
분위기 짱이지요
이제 향좋은 커피를 우아하게 우아하게....
어라?? 웬소줏잔??
손잡이 달린 소줏잔을 받침에 받혀들고 옵니다
손가락이 조금만 굵어도 끼어서 빠지지도 않겠슴다
새까맣슴다
이아줌
습관대로
원샷했슴다
글고 커피값내고 그냥 나왔슴다
.......
분위기 잡다가
저그날
다섯시까지 뜬눈으로 밤샜슴다
ㅠ.ㅠ
잠이 와야 잠을 자지요??
여러분
에스프레소 말인데요
미운사람 있으면
두잔 사주세요
이틀동안
켕한눈으로 출근하는
그 사람을 볼 수 있을겁니다...
.............
*에스프레소
높은 압력을 이용하여
진하게 추출해 낸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