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55

미용실 다녀 온 후...


BY 문구아짐 2003-08-08

여유 있게 미용실에 앉아서 파마도 하고, 염색도 하고 싶지만,  도저히 머리에 투자할 시간이 안나는 관계로 계속 덥수룩하던 머리...

 

벼르고 벼르다 오늘 근무시간중 잠깐 시간내서 미용실 다녀왔답니다.

 

작은키에 머리숱도 많은지라 계속 컷트를 고수해 온지 어언 몇해인지...

이 컷머리는  한달에 한번씩은 정리를 해 줘야 단정해 보이죠.

 

미용실 아가씨에게 손좀 적게 가게 단발로 정리해 달라 했네요.

 

귀하디 귀한 3일 여름휴가는 문구점 내부 수리로 다 허비했답니다.

비싼 잠자리 등으로 조명 바꾸고, 진열장 흰색으로 깨끗하게 다시 칠하고, 진열 다시하고....

3일도 빠듯했죠.

 

방학이라 정~말 한가하네요.

그래도 울남편. 아침일찍 나가서 밤늦게 들어옵니다.

주위에서 정말 지독하다는 소리 나올거 같습니다.

오픈하고 나서 5개월동안 한번도 쉰 날이 없거든요.

 

공부 못봐줘서 성적 뚝 떨어진 울 딸은 학원 등록했구요.

 

유독 이 동네는 문구점이 포화상태라 경쟁이 치열하답니다.

그래서 휴가중일때도 거의 문을 열었더라구요.

시장조사를 충분히 하고 들어왔어야 했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아무 경험도 없이 덜컥 일을 벌리는 바람에 여러사람 피곤하네요.

 

그래도 투자한게 있으니, 지금 정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단 최선을 다해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남편은 엄청 심한것 같아요.

오죽하면 전쟁이라고 표현할까요?

 

김치 담글 시간도 없어 사다 먹구요, 장보기, 쇼핑 인터넷으로 다 해결한답니다.

 

아직은 이렇게 힘들게 하는데도 노력만큼 수입이 따라 주질 않네요.

대출받은 게 없다면 그래도 힘이 덜 들텐데...

대출이자에 가게세에 나가는 비용이 많으니 언제쯤 통장에 돈이 모일까요?

지금이 제 인생에 두번째 고비인것 같습니다.

 

하긴 첫번째도 이겨냈으니 지금이야 그때에 비하면 정말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죠.

 

살던 아파트 처분하고, 작은 월세방으로 옮겨야 했을때... 그리고 무엇보다 전업주부로만 있다가 일자리 알아보러 동분서주 해야 했을때.... 남편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주식에 빠져 무위도식하며 빚만 더해 놨었죠.

 

그때가 3년전 이었답니다.

사람은 시련을 통해서 많은 깨달음을 얻는 것 같아요.

오히려 풍족했을때는 위만 올려다보며 불평불만만 했는데, 어려움 속에서 나보다 더한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나는 행복하구나, 가진게 많구나 하고 느꼈으니까요.

종교는 없지만, 그때 늘 자신에게 마법을 걸었었죠. 더 나은 나를 위해 오늘의 시련을 주신것이다라고...

 

혹시 오늘 너무 힘들고 괴로운 분들 계시다면 이 겨울은 충만한 봄을 위해 있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리고 아이들을 생각하고, 아주 조금의 용기가 있다면 그 어떤 시련도 헤쳐나갈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