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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밥그릇 (퍼옴)- 엄마생각이 너무 나네요...


BY 난이 2003-08-13



    ♧엄마의 밥그릇♧
    공기에 담긴 엄마의 밥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항상 같은 모습이다. 가족들 밥을 다 푸고 난 뒤 맨 마지막에 밥을 담는 엄마의 밥그릇. 다른 가족들 밥그릇처럼 소복하니 먹음직스러운 게 아니라 언제나 주걱에 남은 밥풀과 누룽지를 모두 긁어 담아 한쪽이 납작하게 눌려진 모습이다. 밥은 나이 순으로 푼다고 할머니한테 들으면서 자랐는데, 엄마의 밥그릇은 언제나 제일 마지막으로 밥이 담겨졌다. "엄마, 왜 엄마 밥은 예쁘게 안 담기고 못생겼어?" 어린 맘에 속이 상해 물으면 엄마는 "맨 마지막에 푸는 밥이 맛있단다" 하셨다. 그 말이 정말일까, 하며 바라보면 엄마는 정말 맛있게 드시곤 했다. 가난이 뭔지 몰랐던 어린 시절, 감자 조림 하나로 밥을 먹으면서도 나는 우리집이 부자인 줄 알았다. 식구들 밥을 다 푼 뒤 남는 밥을 주걱으로 긁어 엄마의 밥그릇을 채우던 그때는, 그냥 밥 모양이 예쁘지 않은게 속상했다. 그런데 집 나와 자취하는 지금 밥통에 남은 밥을 주걱으로 싹싹 긁어 밥그릇에 훑어 담을 때면 엄마가 생각난다. 못생긴 엄마 밥그릇이 생각나 마음이 저려 온다. 이제는 온 가족이 둥그스름하게 소복이 담긴 하얀 쌀밥을 먹어도 되는데, 다 큰 딸 밥을 마지막에 푸셔도 되는데, 여전히 엄마의 밥그릇은 한쪽이 납작하게 눌려 제일 마지막으로 식탁에 오른다. 맨 마지막에 담는 밥처럼 엄마는 식구들을 위해 무엇이든 양보하고 당신 것은 챙기지 않았을 것이다. 엄마의 사랑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이제는 내 작은 사랑을 드리고 싶다.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그릇에 소복하고 풍성하게 밥을 담아 엄마에게 드리고 싶다. 좋은 생각 8월호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