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에 담긴 엄마의 밥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항상 같은 모습이다.
가족들 밥을 다 푸고 난 뒤
맨 마지막에 밥을 담는
엄마의 밥그릇.
다른 가족들 밥그릇처럼
소복하니 먹음직스러운 게 아니라
언제나 주걱에 남은 밥풀과 누룽지를
모두 긁어 담아
한쪽이 납작하게 눌려진 모습이다.
밥은 나이 순으로 푼다고
할머니한테 들으면서 자랐는데,
엄마의 밥그릇은 언제나
제일 마지막으로 밥이 담겨졌다.
"엄마, 왜 엄마 밥은 예쁘게 안 담기고 못생겼어?"
어린 맘에 속이 상해 물으면 엄마는
"맨 마지막에 푸는 밥이 맛있단다" 하셨다.
그 말이 정말일까, 하며 바라보면
엄마는 정말 맛있게 드시곤 했다.
가난이 뭔지 몰랐던 어린 시절,
감자 조림 하나로 밥을 먹으면서도
나는 우리집이 부자인 줄 알았다.
식구들 밥을 다 푼 뒤
남는 밥을 주걱으로 긁어
엄마의 밥그릇을 채우던 그때는,
그냥 밥 모양이 예쁘지 않은게 속상했다.
그런데 집 나와 자취하는 지금
밥통에 남은 밥을
주걱으로 싹싹 긁어
밥그릇에 훑어 담을 때면
엄마가 생각난다.
못생긴 엄마 밥그릇이 생각나
마음이 저려 온다.
이제는 온 가족이 둥그스름하게
소복이 담긴 하얀 쌀밥을 먹어도 되는데,
다 큰 딸 밥을 마지막에 푸셔도 되는데,
여전히 엄마의 밥그릇은 한쪽이 납작하게 눌려
제일 마지막으로 식탁에 오른다.
맨 마지막에 담는 밥처럼
엄마는 식구들을 위해 무엇이든 양보하고
당신 것은 챙기지 않았을 것이다.
엄마의 사랑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이제는 내 작은 사랑을 드리고 싶다.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그릇에
소복하고 풍성하게
밥을 담아 엄마에게 드리고 싶다.
좋은 생각 8월호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