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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큰 김밥


BY 바부탱이 2003-08-14

결혼후 새댁시절 어느 봄날

이쁜 며느리 노릇 하느라 연휴를

시골 시댁에서 보내고 있었다.

어디 놀러 가는걸 무지 좋아 하시는

두분을 위해 가까운 유원지로 나들이를

가기로 하였다.

 

그냥 해보는 말로 이랬다.

"저 어머님 제가 김밥을 만들까요?"

그러자 우리 어머님 냉큼 그 말을 받아서리

"온냐~ 니가 오죽 잘하겄냐? 어디 우리

며느리 솜씨 좀 봐야겠다."

하시더니 내 몰라라 방으로 들어가 버리신다.

 

옴마야! 클났다....울엄마 나 신부 수업 하나도

안 시키고 덜렁 시집만 보냈는데

그리고 그동안 김밥은 사먹어만 봤지 한번도

만든적이 없는데 어쩔꺼나...

어쨌던 말을 했으니 내가 수습을 해야했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어려울것 같지도 않았다.

용기를 내어 팔을 걷어 부치고 준비를 했다.

동네 가게가서 재료를 사오고, 쌀을 씻어 밥을 했다.

근데 한개를 말아서 보니 어째 좀 이상하다.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김 전체에다 밥을 꾹꾹 눌러담고

 재료들을 수북히 올려 놓고  만들었으니 김밥이

무슨 몽둥이만 했다.

그래도 밥을 줄여서 할 요랑을 몰라서 그냥 다

그렇게 말아 버렸다. 대충 썰어서 찬합에다 담고는

즐거운 맘으로 집을 나섰다.

 

여기 저기 꽃구경을 하다가 배도 출출하고 점심때가

되어서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드디어 김밥을

짜짠~하고 공개를 했다.

먼저 신랑이 보더니만 "아이구야! 무슨 김밥이

이러노? 이거 한입에 들어 가겠나?"

어쩌고 하면서 막 웃기부터 한다.

 

시부모님도 보시더니 " 김밥이 굵기는 좀 굵다

그래도 맛만 좋으면 되지뭐"

하시며 아버님이 한개를 입에 넣고 우적우적 한참을

애를 쓰시더니 황급히 물을 찾으신다.

 

그 모습을 보던 우리 어머님 웃음이 터져 배를 잡고

웃으시더니 한개를 들고는 조금씩 베물어 드셨다.

에휴...그날 우리는 김밥을 반도 못먹고 남겨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