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부터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
몇년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얘기다.
전에 친정오빠가 우리에게 수차례 빗을 졌다.
그것도 쓰는 용도를 솔직하게 얘기하고 빌린 것이 아니고,다른 어떤 용도로 쓴다고 거짓말을 하고, 몇일 뒤에 어디어디서 돈이 생겨서 갚을 수 있으니 꼭 빌려달라고, 몇월 몇일날 그 돈 생기면 꼭 갚겠다고 약속을 하고 빌린 돈이다.
그러고는 갚기로한 그 날이 되면 오빠는 잠수해버리고 핸드폰이고 뭐고 절대 연락이 안된다.우리가 지치고 형제간에 더이상 얘기하기도 민망해질 때까지 잠수는 계속되었다.
그러고나서 한참이 되서야 그 돈을 갚는다.그뒤 얼마 안가서 또 같은 방법의 돈빌리고 사람 진빼기는 계속되었다.
그렇게 돈 빌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도 오빠네의 폼생폼사는 계속되었다.절대 싸구려 안 쓰는 오빠네 가족들.
울 남편은 그런 오빠를 무지 싫어했다.울 남편은 고지식하고 나쁘게 말하면 융통성 없는 사람이다.나 역시 비슷한 성격이고, 울 친정엄마는, 자라면서부터 지금까지 그런 나의 성격을 답답하다고 한다.울 남편 역시 답답하다고 똑같은 사람끼리 만났다고 한다.그래서그런지 울 엄마는 우리가 결혼할 때 무지 반대했었다.하나라도 화통해야 한다고.
남편은 울 오빠와 마주치는 것을 싫어했고 그때마다 우연을 가장하여 마주치기를 피해왔다.
아직 오빠네는 갚지 않은 돈이 1000만원가량 있는데 울 친정 부모님은 그것때문에 우리집에 오시는걸 무지 불편해하신다.
누가 눈치 주는 것도 아닌데 필요 이상으로 우리집에 오시는 걸 눈치보시고 울 남편의 농담한마디에도 무지 예민해하신다.
오빠도 울 남편이 자신을 기피한다는 걸 안다.그래서 되도록이면 우리집에 잘 안온다.
오빠는 있던 재산 다 거덜내고 단칸방에 살아서 울 부모님 시골서 올라오시면 우리집에 와서 주무신다.
얼마전 친정엄마가 올라오셨을 때 마침 우리집에 큰 일도 있고해서 오빠가 다니러 왔었다.
깎아놓은 과일을 TV를 보며 모두들 같이 먹다가 울 남편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가 낮잠을 청했다.울 남편 주말이면 낮잠을 한번씩 잔다.
그러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울 남편 딸이 깨워도 안 일어나는거다.
웬만하면 딸이 깨우면 아무리 피곤해도 일어나는 사람인데,다른 사람이 우리집에 왔을 경우라면 웬만큼 피곤해서라도 일어날 사람인데,그 날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일어나지 않고 오빠가 가고 나서야 일어났다.
친정엄마는 사람 무시하는건가, 일년에 한두번 올까말까하는 손윗처남(나이는 울 남편이 더 많음)이랑 식사조차 같이 안 하냐면서 무지 화가 나셨다.
남편은 그 소릴 들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다.
암튼 엄마는 화가 나서 그날 식사도 안 하시고,오빠에게 니가 돈 없으니까 무시 당하는거다 하시면서 빨리 얘네돈 갚아라 하시는거다.
사실 울 남편은 돈이 없어서 울 오빠를 무시하는게 아니다.거짓말을 해가며 돈을 꾸고 연락도 끊고, 일이 터지면 나 몰라라해서 부모님이 다 갚게하는 울 오빠의 무책임한 정신상태를 싫어하는 것이다.
나도 오빠가 울 형제가 아니라면 울 남편처럼 싫어할지도 모르겠다.남편의 입장에서 그게 가능한 마음일 수도 있는데, 울 엄마는 넘 오빠 입장에서만 생각하는거 같다.
한편 오빠가 남편한테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게 속상하기도 하다.엄마처럼.난 두 사람 입장 다가 이해가 되는데.
오빠로 인해 가뜩이나 사위를 좋게 안보던 친정엄마와 결혼할 때 반대했던 기억 때문에 울 엄마에 대한 감정이 맑질 않았던 울 남편 사이만 꼬이게 되었다.
가운데서 나만 복잡한데 아무도 그 심정은 이해해 주질 않는 것 같다.이럴 때 형제 중에 언니라도 있다면 하소연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