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나보다 십년 아래인 젊은 주부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얼굴에 그늘 드리워진 아내들....
한 주부는 남편의 부도로 인해 생활을 견디다 못해 서류상 이혼을 하고
살았는데 어느 날 남편과 살림을 차린 다방 아가씨로 부터 받은 한 통의
전화로 인해 그 예쁜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진 경우고...
또 한 주부는 역시 서른도 안된 나이인데 남편이 다방 아가씨와 바람나
결국 딸래미 둘 데리고 남편과 갈라서기로 결정한 그늘 짙은 주부이다.
그 주부들을 보면서 몇년전 나의 일이 생각나서 한 자 적어본다.
모든 사람들이 칭찬하는 남편...물론 나도 존경하고 사랑하는 남편이다.
성실하고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던 남편이 어느 날 전화 받는라
컴을 꺼지 않았는데 그냥 호기심으로 컴앞에 앉았던 나는 큰 충격으로
정신을 가다듬지 못했다.
어제...길에서 당신과 닮은 여자를 보고 하루 종일 당신이 무척 보고 싶었소
이렇게 써 내려간 짧은 글이었지만 '사랑한다'라는 표현 한 구절 없었지만
'보고 싶다' 그런 말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그 단어 하나를 잡고
몇 날 몇 일을 울었다.
그리고 다시 맞은 이 가을
은행알 하나씩 발 아래 채이는 것을 보고 웃으며 그 때를 되돌아본다.
그냥.....놔둘것을....저 은행알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글다가
저렇게 떨어지는 것을....하고 생각한다.
그 때 남편은 참 행복한 모습이었다.
그 행복은 나와 아이들에게도 전이되었고 생활에 모든 것이 활력이
있었다. 지금도 서로 깊이 사랑하지만 그 일이 작은 앙금이 되어
몇 년동안 난 온전히 가을을 맞지 못했다. 슬픔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남편을 이해한다. 가을 날 한 줄기 혼자만의 사랑을 간직하였던
그 마음을 행복한 다른 이의 아내가 되어 있는 옛 동료에게
'보고 싶다' 라는 말을 전한 그 의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