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별을 말 할 시간이 왔나 봅니다. 당신을 첨 보았을 때의 그 설레임과 한쪽 가슴이 내려앉던 그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늦가을 차가와진 손을 호호거리며, 그리 이쁘지 않은 단풍잎을 소중히 책갈피에 넣으며 했던 말이며, 버스에 올라 가까워지는 당신의 집을 보며, 안타까운 눈빛으로 내 손을 꼭 잡던 모습이며, 직접 만든 편지지에 빼곡히 당신의 마음을 담아 낯선 우체국 소인과 함께 전해진 당신의 시간들이며... 당신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난 행복했습니다. 당신이 내게 보내는 이 넘치는 행복이 날아갈까 두려워 당신을 내게 보내 준 절대자에게 얼마나 고마워했던지.... 그러나, 이제 그런 당신과, 그리 곱던 당신에게 이별을 고해야 합니다. 당신의 맑은 두 눈에 세상 그 누구도 해서는 안 될 이슬이 맺혔습니다. 그 누구도 맑고 고운 당신에게 평온과 환함 대신 아픔과 고통을 주어선 안됩니다. 천상에서 내려 온 천사에겐 아주 작은 실연도 너무나 큰 고통으로 다가설 것이기 때문입니다. 난 이제 후회와 절망과 슬픔으로 가득차 버린 나머지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는 당신을 이 작고 어두운 둔덕에 홀로 내버려 두어야하는 나의 몫일 겁니다. 내년 봄이면 어느 이름모를 꽃으로 피어날 당신.... 당신이 못견디게 보고파지면, 당신이 너무 그리워 눈꼬리가 물러지면 지친 어깨를 이 작은 둔덕에 기대며, 당신곁에 조용히 누울겁니다. 그래도 당신이 그리워지면, 당신이 애써 가꾼 나즈막한 풀잎에 대고 당신의 이름을 부를겁니다. 당신의 눈물을 먹고 하얗게 봉우리를 틀 이름모를 들꽃에 입맞출겁니다. 당신의 작은 둔덕에 파란 풀잎과 하얀 꽃들이 당신의 체취를 내게 전해 줄때면, 내 부르다 만 노래는 당신의 작은 동산을 감싸며 세상에 말하리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늘 빛이 다할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