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부터 제일 친한 친구가 있다.
근 18년간 허물없이 지내왔다. 결혼과 더불어 사는 곳이 달라져 몇년만에 한 번씩 보기가 다고, 전화도 몇개월만에 해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근데, 몇년전부터 그애가 좀 이상해졌다.
좋은말로 너무 바른생활 아짐이 되어 버렸다는 거다.
옛날에는, 내가 책 좀 읽어라! 다 뼈가 되고 살이 된다고 누누히 얘기해도
야! 책만 보면 머리가 아프다.
그 딴걸 왜 보냐며 절래절래 했는데,
지금은 나에게 책은 마음에 양식이라며 부지런히 읽으라며 설교아닌 설교를 한다.
그리고, 아이한테 절대 tv를 보여주지마라 !
세포가 죽는다. 부모가 모범이 되어야한다. 우린 tv를 아예 안본다.
자기 개발에 충실해라.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인생을 개척하라.
좋은 사람하고 사겨라. 그들에게 얻는게 많다.등등
물론 다 옳은말이고, 자기말로 뼈가 되고 , 살이 되지만
사람 사는게 다 바른 생활만 할 수 없지 않는가.
내가 고민있으면 같이 맞장구 쳐주었으면 하는데
지금은 다 네가 잘해야 된다. 다 네 하기에 달렸다고 얘기한다.
좋아하는 연예인 얘기에 박수치고, 드라마 얘기에 서로 흥분하며 떠들던 옛날의 내 친구가 아니었다. 전화통화를 하고있으면 꼭 목사님 설교를 듣는 것 같다.
어찌나 바른말만 하는지...
그 옛날 내 친구가 그립다.
허물없이 시집흉도 보고, 남편흉도 보고, 이런저런 얘기에 웃음꽃 피웠던 친구가 그립다.
야! 왜 그렇게 변했냐.
너무 반듯하게 변하니까 너무 어색하다.
너에 비하면 난 너무 안좋게 변한 것 같다.
매일 tv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에게 반해서 정신 못차리고,
신문보는 것도 귀찮고, 책은 더더구나 읽기가 싫어지고
니 말대로 자기개발하려는 마음만 있고, 실천이 안되고,
매일 아컴에 들어와 아짐들 사연 읽고 흥분했다. 웃었다하고...
갈수록 바보가 되어버린 것 같은데...
내가 너무 나태한 생활하고 있지?
그래도, 나 너랑 평범한 수다 떨고 싶다.
바른생활 아짐말고...
왠지 오래된 친구를 잃은 느낌이다.
너무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