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누나에게 얹혀살던 남자친구가 그 집에서 쫓겨났어요.
그 누나는 원래 성격이 신경질적인데다가 남에게는 잘하고 식구에게는 막하는 스타일인데
남친이 추석에 함께 시골엘 내려갈 때 선물을 친조카들 것만 준비하고
외조카들, 즉 누나의 애들 꺼는 준비를 못했대요....이유는 돈이 모자라서죠.
원래 평소에 월급을 타면 꼭 함께 사는 외조카들에게는 선물도 하고 (3명이나 되는데)
선물을 못 사주면 밥이라도 사주고 그랬거든요.
그랬으니 남친은 나름대로 생각에 돈이 별로 없으니
이번 추석선물은 우선은 멀리 떨어져서 자주 보지도 못하는 친조카들에게만 해주고
이달말에 월급 타면 그때가서 외조카들에게 선물을 할 생각이었대요.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다혈질의 그 누나가 막 뭐라고 해대고 그러다가 별의별 심한 소리에
만만치 않은 성격의 제 남친도 막 뭐라고 대들다가 그만 나가라 소리까지 듣고
일주일 기한 줄테니 살 집 알아보라고 했답니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보증금도 없는 월세방 겨우 구해서 나오긴 했는데
제 남친이 28살이지만 올해 대학 졸업하고 취업했는데 무슨 돈이 있겠어요.
월급의 3분의1은 집에 보내드리고(어머니가 아마 남친 이름으로 적금을 부시는 듯)
3분의1은 자기가 적금 붓고 나머지로 생활하는데 이번에 적금을 깨겠다는걸 제가 말렸죠.
얼마 되지도 않지만 깨려니 아깝잖아요.
그래서 오늘 만나 제가 20인치 티비도 사주고 쬐그만 전기밥통도 사주고
거울이랑 탁자까지해서 30만원돈을 썼답니다. (평소 남친이 제게 돈을 더 쓰니
어려울 때 그정도는 애인으로서 해 줄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어머니랑 통화는데 자꾸만 고향에 내려와서 취업을 하라고 그러시는 겁니다.
안 내려간다니까 원서를 일단 내놓고 결과가 좋으면 내려오면 되지 않느냐는 등..
남친은 남자가 서울 왔으면 서울서 성공해야된다 안 내려간다고 하고....
아뭏든 지금 처한 상황이 답답하기도 하고 30만원 하루에 써봤자 더 필요한거 투성이고
어머니 아버지는 자꾸 내려오라고만 하시고 (막내 아들이 염려되는 건 이해는 하지만)
내려가면 그럼 저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요.....
그렇다고 당장 결혼할 처지도 아니고 기반 잡을 때까지는 어렵더라도 이렇게 살다가
혼자 사는 거에 익숙도 해질 것이고 (제가 가끔 들여다 봐주는 것도 괜찮겠고)
수입도 늘어나면 (직장도 다니고 저와 함께 창업도 준비중)
안정된 상태에서 결혼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오고 할 것인데 갑자기 독립하게 되고
또 어른들이 저러시니까 저는 정말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남친과 저는 2년정도 사귀었고 물론 서로 사랑하고 신뢰도 두터운 사이입니다.
서로 능력을 키워주면서 정신적으로 도움도 되고 의지도 하는 그런 관계죠.
그래서 떨어져 있는 다고 해서 당장 마음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보고싶고 기다리고 그런 거는 못 할 거 같습니다.
일단 방도 어찌어찌 구했고 살림도 어찌어찌 차차 남친 월급타서 구색 갖추면 되고
그럼 직장 일 열심히 하고 구상중인 아이템도 괜찮아서 내년쯤에 돈 되는 대로 개업하면
저희 두사람이 계획한대로 잘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형제가 모두 고향에서 자리 잡았고 식구중 왕따인 그 외동딸 누나만 서울서 살고 계시니
부모님께서 고향에 내려와서 직장 다니라는 것도 이상하진 않지요.
일주일안에 일사천리로 방 구하고 밥통 사고 그랬는데 갑자기 그러시니 남친도 당황하고
저는 막막하고 그렇습니다.....
물론 고집 센 남친이 쉽게 내려가지는 않겠지만 저는 좀 고민됩니다.
생각해보니 어른들께 먼저 상의를 드렸어야 될 일을 우리끼리 쉽게 행동한 것도 같고.
뭐라고 말해야 어른들을 설득 시킬 수 있을지.
조언 부탁드리구요....
만약 남친이 내려간다고 하면 저는 어떻게 해야할 지......더불어 말씀 좀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