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아이가 태어나자 마자 시할머니,할아버지께서 올라오셨다.
내가 직장 생활을 하는 관계로
자연히 난 1년에 8번 있는 제사와 추석, 설, 부모님 생신, 조부모님 생신 이런 가족행사를 떠맡게 되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그냥 명절도 무난히 보내고 있지만
몇년전 설날 그 땐 정수기도 없어서 손님이 많이 모이는 명절에는 약수를 받아놓았다.
큰 물병, 여러 종류의 피티병에 가득 가득 물을 받아 베란다에 놓고 사용했다.
설 아침 떡국을 끓이기 위해 소주 대병에 있는 물을 콸콸 들어 붓고 열심히 끓여댔다.
근데 아무리 국물을 먹어도 이상했다.
어? 이 맛이 아닌데.....
어? 이상하다. 아무리 맛을 봐도 이상했다.
곰곰히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아 알았다.
할아버지 즐겨마시던 소주를 떡국에 들어부은 것이다. 아이구 물인줄 알았지뭐야 이미 떡은 들어간 상태이고......
그 국물 다시 따라내고, 다시 끓였다. 덕분에 팅팅불은 떡국을 그 해 설날 온 가족이(20명 넘음) 오손도손 나눠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