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 다녀왔고, 그게 꿈이었던가 싶게 다시 정신 없는 일상으로 돌아온지도 일주일이 지났건만, 멍하니 앉아 있는 내 맘으로 바람이 분다.
오늘따라 왜 이리 날씨는 스산스러운지... 은행을 가다가 발밑에 바스락바스락 마른 낙엽이 밟히는 걸 보고 왜 그리도 우울하던지...
잠시의 여행도 이 피곤한 나를 건져 주지 못했나보다.
한참 신경질이 느는 딸아이랑 한바탕 하고는 100번으로 전화를 걸어 인터넷 일시중지 요청을 해 놓았다.
그 깜찍하고 예쁘던 아이가, 끔찍하게 미워 보일 줄 누가 알았으리오....
머리는 매일 풀어헤치고 - 보기 싫어 링2라고 놀려도 보지만, 도무지 그 머리를 고수하고 다닌다. - 늦게 일어나니 묶어줄 시간도 없고...
초등4년에 벌써 사춘기? 아이고 머리야....
뭐가 좋다고 그렇게 빨리 자라려고 하는지...
딸은 사춘기, 엄마는 사추기를 향해 가고 있다....
맥이 탁 풀려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냥 이대로 잠 한숨만 잤으면....
이러면 안되는데....
"아자, 아자!"
커피한잔 마시고 기운을 차려야 겠다.
구름속에 숨어 있던 해가 다시 나왔다.
그래. 구름이 가리고 있다고 해도 태양은 그 속에서 빛나고 있었던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