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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의 여자에게


BY 마누라 2003-11-27

보이지 않는 당신에게 이 편지를 띄운다.

내 남편을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알고 싶지는 않다.
네가 젊은, 예쁜지도... 하지만 가끔 네가 부럽다.
너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볼 수만 있다면 보고싶다.
내 남편.. 착하긴 했지만 책임감도 다정함도.. 거의 없는 사람이었다 나에게는..
애 셋을 날 동안, 아이가 다쳐 수술을 하는 동안에도 언제나 그는낚시하느라.. 고스톱 치느라
내 곁에 없었고 빚은 산더미처럼 쌓았놓았단다. 그럼에도 난 그를 사랑했었단다.
내가 택한 사랑임으로 그의 부모를 모셨고 그를 감싸 안아주었었지.
지역에서 누군들 그 사람이 그렇게 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단다.
그도 당신때문에 내가 빛이 난다고.. 그의 아픈 부모를 모셔주었음에 진실로 감사하다고.
난 그것이 행복이라고 감사하며 살았었지. (이 글은 자책하며 쓰는 글..)

그런데 그가 당신과 바람이 났더구나. 훗~
난 가끔 그를 싫어했던것은 너무도 말이 없는 것이었는데..워낙 말이 없는 집안이라 이해
했으니까.. 그런데 알고 보니 순전히 음흉함이었다.
그 많은 세월을 난 왜 그리 몰랐을까.
아마도.. 몇 ㄱㅐ월?? 아니면 1년은 넘지 않았으리라 생각하지만..
나에게 들키고 난 후 한 달.. 그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네가 보낸 핸펀 문자를 보고 난 내 맘을 결정했지.
'자기야 힘들지.. 어제 옆에 00가 있어서 못했어. 자기야 힘내.' 훗!
앞번호가 지워진 문자를 발견했고.. 내남편이 그렇게 힘든 한 달을 보낸 바로 어제까지
내 남편이 너에게 연락을 했었던 거라고.. 난 알았고. 당장 이혼을 요구 했다.
이혼은 절대 할 수가 없다고 하더구나.
너에게는 가정에 피해를 줄 까봐 못가르쳐 주겠다는구나 전화를.. ㅋㅋ
지금??
별거중이야. 무를 자르듯 잘라버리고 싶어 인연을.. 사랑했지만..이제는 아니야.
너 가져. 너는 니 남편을 두고 내 남자랑 자보니까 그리도 좋더냐?
(나도 물어보았지. 남편있는 여자하고 자 보니까 맛이 좋더냐고.. 훗!)
니 남편은 너에게 못하고 내 남자가 더 자상하더냐?
내 남자.. 너 가져. 난 내가 아이들 다 맡을테니까 너랑 천년 만년 살아보라고
애들 데리고 나왔으니.. 이제 너만 이혼하고 내 남자랑 살아보렴. 제발.
딴 남자랑 놀아나는 줄도 모르겠지 불쌍한 니 남편..

그런데 어쩌냐?? 내 남자.. 2주일 전에 가 봤더니 꾀죄죄해서는
홀애비냄새가 진동하고, 속옷을 한 번도 갈아 입지 않았더구나.
아마도 다시는 너와 만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는지 몰라.
난 그에게 자유를 주었는데..왜 그 자유를 만끽하지 못하는지..
서로가 싫어서 헤어진게 아니라 들켜서 못 만난다면
그 아쉬움에 서로가 그리워 할 것 같아서.. 자유롭게 만나라고.. 난 그 뒤로
내 남편 핸드폰에 내 번호가 찍히지 않게 했어. 복수?? 천만해. 그런맘이 내겐 추호도
없어. 그를 위해 내가 살아왔던 희생이 너무컸고..그걸 무기로 삼아 그를 얽메고 싶지 않았고
내가 그 집에 있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아서 그래서 난 집을 도망 나온거야.
이제.. 내가 그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니가 전화를 해서 제발 다시 이어가길 바란다.
아마도 전화번호를 알았으면 알려 주었을텐데 아쉽다. 왜 내가 알았다면 머리채라도
잡았을까봐?? 훗! 난 그이에게 말 했어. '당신의 전생 어디쯤에 그 여자 인연이
있었을거라고.. 그 여자 놓치지 말라고, 사랑이 아무나에게 오는 거 아니라고.'
내가 채워주지 못한부분 니가 채워주었을지도 모르잖아.. 그래서 감사해.

제발.. 지금 별거중이니까 전화해. 다시 만나서 새로 시작하자고.
너도 떳떳하게 이혼하고 새 출발 하는게 어때? 그래야 니 남편에게 덜 미안하지 않겠니?
나.. 니가 제발 그래만 준다면 내 남편.. 이혼도장 찍어줄줄 모르잖아.
나도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애들 걱정하지마.. 내가 맡을테니까.. 둘이서 홀가분하게 시작하길 바래.
제발 늙어 죽을때까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어. 진심이야.
나?? ㅋ 미쳤냐? 재혼하게.
애들은 내가 낳았으니 책임을 져야지. 그리고 즐기며 살란다. 아무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사랑을 할꺼야. 그럴 자신이 충분히 있어.
내 남편. 내가 떠난후 땅을치며 통곡하는 걸 보고싶어.
그럴러면 난 니가 필요해. ㅎㅎ
난 이렇게 아팠단다. 지금은 담담하지만.
이 시간. 니 남편과 나란히 한 이불펴고 누웠어도 내 남편 생각하겠지?
용기를 내. 화이팅!! 너와 내 남편을 위해..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