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18

어린이를 위한 치과, 씁쓸한 심정은 왜 일까요?


BY 재용맘 2003-12-08

작은 아이, 재용이는 이제 막 두돌이 지났다. 22개월까지 모유를 먹인데다가 밤중 수유를 끊지 못한 탓인지 재용이가 18개월 지났을 때쯤인가부터 앞니가 좀 썩는다 싶게 까만 뭔가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기 때부터 삼촌이 참 열심히 입안도 닦아주고 했는데,  아무래도 밤중 수유가 원인이었던 듯 싶다.

아뭏든 몇 개월을 망설이다가 지난 토요일 어린이를 전문으로 치료한다는 '치과'에 갔다.

전에 큰 아이 때도 그런 치과를 가본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두렵지 않도록 치과치료 의자에도 캐릭터 인형이 있고 전반적으로 마치 유아원에 온 듯한 기분이 들어 참 좋다고 생각했다.

수면치료인가.. 해서 '수면가스'를 코에 흡입하고 치료하면 아이가 좀 안정이 되어서 치료하기가 수월했던터라 큰 아이는 그곳 치과를 이용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간 한 어린이전용치과..

토요일 오후인데 무척이나 붐볐다.  엄마와 아이들이 북적대고 시끌시끌..

그 치과의 간호사들은 모두 정장 유니폼에 깨끗한 화장과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마치 모 기업의 고객센터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이 간호사복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으니 어찌보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옆에서 언뜻 듣기에 한 아이 엄마 말이. '치료비 견적이 92만원이 나왔다'는 거다.

와.. 도대체 이가 얼마나 썩었길래 그럴까? 생각하며 우리 재용이 순서를 기다렸다.

여전히 시끌벅적.. 간호사들은 진단을 받고 나오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아이의 상태며 어떤 이를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금액은 얼마고 예약시간을 잡아야 하는데... 정신없이 설명이 오갔고.. 그야말로 장터가 따로 없었다.  심하게 말하면 마치 통신사에서 핸드폰 가입을 권유하는 듯한 그런 분위기였다.

찜찜한 마음에 아이 진료가 시작되었다.

의사는 아주 젊은 의사인데 재용이 이를 한번 보더니 윗니 4개, 아랫니 2개를 치료해야 하고 위에 대문니 2개는 씌워야 한다고 한다.  거기가 끝.

밖으로 나온 남편과 나는 유니폼을 입은 간호사로부터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재용이 아랫니 2개와 윗니 2개가 아주 약간 썩었는데 긁어내고 씌우는데 각 6만6천원씩 해서 총 26만원, 그리고 윗니 대분니 2개 치료하고 씌우는데 13만원씩 해서 26만원.... 그것만 해도 52만원.. 거기에 재용이가 너무 어리니  수면 치료를 해야한다고 수면치료비가 6~7만원, 그리고 혹 신경치료를 하게 되면 거기에 + 5만원... 그러니 총 60~65만원 정도의 견적이 나온다고 한다.

휴~  도대체 여느 월급장이 가정에서 어떻게 아이 이 치료에 60만원 이상을 들일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싼 가격의 씌우는 재질 사진을 보여주며 이걸로 하면 흉칙하니 앞부분은 하얀 이처럼 보이게 해준다고 그래서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치료할 것인지 아닌지 선택을 하라하고 할거면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무척 친절하다...

날짜를 잡아 예약을 하니 이번엔 선금을 내라고 한다. 남편이 깜짝 놀라며 병원에서 웬 선금이냐고 하자.. 머뭇거린다.  그리고 내가 선금 안내면 예약 안되냐고 하니 그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그냥 진료비만 내고 나왔다.

아 참... 요즘 병원에 초진을 가면 의료보험증이 없어도 다들 전산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의료보험수가로 치료를 해준다.  그래서 나는 의료보험증을 잘 들고다니지 않는 편이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그런데 이 병원은 그걸 위한 전산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안된다고 한다. 예전처럼.. 그냥 일반진료로 하고 나중에 보험증 가지고 오면 다시 환불해준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전산이 다 일원화되어서 주민번호만 알면 다 해주던데요...?  하니.. 자기 병원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휴~  왠지 씁슬한 기분이 드는 건 내가 모가 나서인걸까?

아이를 위한 치료를 하는 곳에서 너무 '영업적'인 냄새가 나는 것이 좀 거부감이 들었다. 물론 병원도 이익을 내야 운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왠지 너무 속이 상했다.

마음 놓고 아이의 이를 맡기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병원들도 가격은 아마 비슷할거라고 하지만,  아이 이를 선뜻 맡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정말 진심어린 마음으로 아이의 이를 돌봐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어린이 치과가 있음 좋겠다.

그리고 치과 치료에 대해  의료보험의 적용 범위도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일단 너무 비싸다.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없이 정말 돈 없는 사람은 '이'가 썩어도 방법이 없다..

어디 좋은 치과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