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복슬이 녀석.. 처량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 보고..
다시 거실로 나간다.
커피를 한 잔 타 마실까.. 하다가.. 시계를 올려다 본다.
짜릿짜릿.. 행복이란걸 느낀다.
남편은 아직 잠을 자고 있다.
다른 날 같으면.. 간지럼 먹이고.. 잠을 깨울텐데..
어제 시험 대비라서.. 늦게 자는 눈치다.
오늘은 봐주기로 했다.
낼이 작은 아이 생일파티라서.. 어떨결에.. 나도 잠을 깨버린 상태다.
보통은 아이 학교 보내고.. 다시 잠을 자는데..
나도 요즘 시험 공부로 새벽 4시에 잠을 잔다.
어제는 3시에 잤지만..
그래도 눈알이 깔깔하다.
나이 먹어서 뭣하는 짓인가.. 이런 생각도 든다.
힘드니까..
근데.. 나를 위한 ..정말 나를 위한 일이란 생각도 들구..
이 정도의 긴장은 유지하고 싶다.
작은 아이 3학년이다.
낼 생일 파티를 한다고 녀석이 초대장을 만들었나부다.
컴퓨터를 배웠다고.. 이것쯤은 혼자 한단다.
어지럽게 짤려있는 종이들과..
초대장에 씌인 글들을 보니 웃음이 픽 나온다.
애들아.. 기말시험 끝났으니까. 맛있느거 먹고 재미있게 놀아보자..
라고 써있다.
어제 녀석이 성적 꼬리표를 가지고 왔다.
오자마자 평균 95가 안 넘었다고 미리 운다.
93.8이다.
아이고.. 잘했네.. 잘했어.. 엉덩이 두드려줬더니..
3등이라고 한다.
열심히 했는데...녀석은 만점 맞을 줄 알았나부다.
사실.. 녀석이 야무지진 못하다. 잘 울고.. 여리고..
이제.. 조금 남자답게 변하고 있지만..
좀 씩씩해졌으면 좋겠다.
아이가 야무지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인지..
친구들에게 공부만큼은 잘하는 아이로 남고 싶은지..
이번 시험은 많이 준비하는 눈치다.
다행히 우리 집에 공부하러 오는 녀석들 때문에
작은 아이에게 힘이 되어 주는 엄마가 되었다.
9명 녀석 모두 잘 받았다.
4과목 올 백도 3녀석 있구..
큰 아이이는 1개가 틀렷는데..
담임선생님께 혼났단다.
"임마.. 이렇게 쉬운것도 틀리니? 실수도 실력이란 거 몰라"
녀석은 집에 오더니..
머리를 긁적거리며.. 휴.. 엄마 나 혼났어요..정말 몰라서 틀린건데..한다.
그나저나.. 생일초대장 4장 만들어 가지고 가던데..
4명 다 올까몰라..
어찌.. 생각이 딱 3학년인지..
큰아이는 42명을 데리고 와서.. 나를 벙 찌게 하더니..
작은 아이는 딱 4명..
온다는 아이만 주겠다고 하면서 학교 갔다.
애들 정서인지라.. 그냥 웃고만 말았다.
어쩌면 같은 배에서 나왔는데도.. 이렇게 틀릴까..
녀석들 4명 모두 오면.. 어디를 데리고 갈까..
영화를 보여주러 갈까.. 아님.. 스케이트장을 데리고 갈까..
작은 아이를 좋아해주는 녀석들이라면.. 기꺼이.. 나도.. 그녀석들의 팬이 되고 싶은데..
근데.. 딱 1명만 오면 어뜩하지?
녀석 실망할텐데..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3시간 후면 공부방 아이들과 파티를 연다.
아이들이 파티 하자고 우겨서.. 파티 하기로 했는데..
영화 보고 과자 먹기로 했다.
이제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 책좀 읽힐 계획이다.
오늘 영화도 감상글 적어 내기로 한 것이다.
조금 풀어 주면서 몇 가지 약속을 받아 냈다.
일주일에 두편씩 독후감 써내고..
방학하면 학교 도서관 가서 선생님이 읽어오라는 분야 책 읽어오기..
약속 잘 지키면.. 지금부터 첫눈 오는날.. 수업 안 하구..
운동장가서 눈싸움 하기로 했다.
적절한 장치를 걸어 놓고 풀어 줄 계획이다.
단순 문제집 풀이보다..
기본에 충실하고 많이 체험 해 주면서 책을 읽힐 계획이다.
이 녀석들도.. 내 아이 못지 않게.. 소중한... 아이들이니까..
그리고.. 다 이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