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길에 길가에서 큰소리로 아이를 혼냈습니다.
눈밭을 헤집고 걸어 가는게 미워 큰소리 한번 내고, 뒤쫒아 오던 아이가 갑자기
눈밭에 넘어지자 제 인내심이 참지 못하고 또 소리지르며 아이를 다그쳤습니다.
전 제 딸이 요즘 그렇게 미울 수가 없습니다.
덜렁데고, 산만하고, 잘난척하고,오버잘하고,소리잘지르고,엄마한테 매일짜증내고,
영악하고,군것질만 밝히고,엄마말 정말정말 안듣고, 고집피우고,호기심많고,
일잘저지르고,...
아침부터 유치원 안가고 앞집 초등학교 다니는 언니와 놀겠다고, 일어나자 마자 집을 나서려하는 아이,겨우 달래고 혼내 유치원 보내놓으면 집에 오는길에 집에가기싫다고,친구
집에 가겠다고 우기는 아이.꼬투리 하나 잡으면 짜증만땅에 징징징..
저도 사람인지라 자꾸만 다른아이들 하고 비교가 됩니다.
어려서 부터 애어른이란 말 들으며 자란 우리큰딸. 이제 6살된 것이 어쩔때 보면
정말 쟤가 6살 맞나 싶습니다.
여러분 중에는 예쁜 딸 하나 키우고 싶다는 생각 하시는 분 많을 거예요.
그치만 전 제 딸을 키우면서 딸키운다는 느낌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어려서 부터 넘 힘들게해 혼자서는 어디 데리고 갈 엄두를 못냈습니다.
차라리 아들이면 그러려니 하고 키우겠는데(남자애들은 활동적인애가 많으니깐요)
헛똑똑이에 실속도 없습니다.
밖에 나가면 맞고 다니고, 야무지지도 못하고,,
그런데 제 마음이 너무 아픔니다.
요 며칠 그런 제 딸아이 너무 싫어서 매일 혼내고 때리고, 아이에게 수치심 ,모멸감
같은걸 안겨 주는것 같아요.
밤이면 잠든 아이 어루만지며 사랑 한다고, 엄만 세상에서 널 제일 사랑한다고,
그리고 미안 하다고 언제나 제 자신을 자책하는걸로 하루 일과를 마감하지만,
아침이 밝고 또 떼쓰고 말 안듣는 아일 보면 어제의 다짐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아침에 야단치는새 유치원 차량이 와서 그냥얼떨결에 유치원에 보내놓고도
이렇게 마음이 아파 일이 손에 안잡혀 이러고 있지만, 유치원 끝나고 데리러
갈때의 모습또한 눈에 선해 또 안 혼낸다는 보장을 못하겠습니다.
선배 맘님들 저좀 혼내 주세요.저 정신좀 차리게요.
이렇게 매일 지내 다가는 아이도 이상해 질거같고,저도 우울증에 걸릴것만 같아요.
왜이렇게 아이의 모든면이 미워 보이고 싫은걸까요.아이를 감당하기가 점점 힘이
듭니다. 벌써 이런데 나중에 아이가 더크면 그땐 어떨까요...
기분이 우울하니 신랑도 밉고, 작은애도 밉고,,모든게 다 싫어집니다.
전 엄마 자격이 없는 엄마이고, 이런 저에게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넘 불쌍 합니다.
참 그리고 또 한가지 여쭐께요.
저희애가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을 다니는데, 너무너무 다니기 싫어해요.
이사오는 바람에 학기중에 입학했는데,처음부터 다니기 싫다고 애를 많이
먹이더라구요. 이제 6살 재원신청 해 놓긴 했는데. 잘한건지 모르겠어요.
뚜렷한 이유는 없고, 그냥 다니기 싫다고 만 해서요. 예전에 다니던 곳에서는
안그랬었거든요.우리딸같이 덜렁대고,호기심많고, 산만한 아이를 성당유치원에
보낸게 첨부터 무리였던거 같기도 하고,,(학습능력은 전혀 떨어지지 않아요.
오히려 똑똑하단 소릴 들어요.)참 고민 됩니다. 다른유치원이나 미술학원 갈거냐고
물으면 또 그냥 다니겠다고도 하고요.
조용하고 엄숙하지만 다니던 곳에 3년을 보내야 할지, 6살 부터 다른곳을 알아봐야 할지
걱정임다.동네에서는 다들 이곳 유치원에 보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