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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한쪽 밖에 없는 쥬쥬인형..


BY 2004-02-06

(*꼭 정준하 버젼으로 읽어주세요*)

 

얼마전 일이었어요..

우리 둘째 아이가 쥬쥬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었더랬죠..

아주 열심히 가지고 놀더군요.. 그런데 그만~~ 다리가 부러진 거에요..ㅠㅠ

울 딸은 부러진 인형과 다리를 품에 안고 접착에 강하다는 문구용품을 찾아 헤맸죠..

부러진 다리를 붙이기 위해 테이프도 붙여보고, 풀도 발라보았지만, 한번 부러진

다리는 다시 붙지 않았죠.. 그래서 저는 딸을 보며

"부러진 다리에 풀을 바르는건 쥬쥬인형을 두번 죽이는 거라고~~"

다급해진 울 딸은 저에게 인형을 가지고 왔어요..

저는 구석에 쳐박혀 있던 글루건을 급하게 찾아들고 다리를 붙여보았지만,

굳으면 떨어지고, 다시 붙이면 떨어지고 했어요..거의 포기 상태가 되자 딸은 걍 자기 인형

달라고 하면서 빼앗듯이 가져가는 게 아니겠어요..?

황당한 저는 뜨거워진 글루건을 뽑아 다시 구석에 던져놓았죠..

저는 그 인형을 버릴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울 딸은 수시로 그 인형을 찾아댔죠..

한쪽다리밖에 없는 인형이지만, 얼마나 이뻐하는지 머리도 빗겨주고, 목욕도 시켜

준답니다..

 

엊그제 일이였어요..

큰딸이 유치원 가방에 인형들을 막 집어넣고 있는 거에요..

궁금해진 저는, 왜 인형들을 가방에 넣느냐고 물어보았죠,.

그랬더니  인형친구들을 유치원에 데려가겠다는 거에요..

근데 그 안에 한쪽 다리가 없는 쥬쥬인형이 있는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져..

"얘~ 그렇게 한쪽다리가 없는 인형을 가져가면 친구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다리가 없는 인형을 가지고 논다고 뭐라고 하지 않을까?"

울 큰딸 하는 말

"아니예요, 쥬쥬가 얼마나 이쁜대요.. 친구들도 좋아할 거예요.."

전 순간 울 아이들의 순수함과 편견없는 생각들에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유독 심한 우리 나라 사람들...

제 자신도 물론 포함이지만요..

그런 사람들에게 울 딸들은 이렇게 말하는 거 같았어요..

"장애인들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