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한병-하이트 640ml-마시고 나니, 온몸이 축 처지는 느낌.
나도 한때는 한술(?)한다고 했었는데 오랜만에 혼자마시는 술에 취한듯...
남편도 또 한잔 하나 봐요.
취한김에 아컴에 제 고민을 털어놓아요.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 8년차 주부예요.
전 넘 소심해서 주위 사람들이 놀랄정도랍니다.
첨엔 제가 겸손하고 예의 바르다고 생각하던 사람들도 알고 나면 정말 바보같다고 합니다.
예를들면, 음식 배달시켜먹고 10장 쿠폰 모으면 공짜라는 것도 절대 못합니다.
남들한테 싫은 소리는 더더욱 못하고요. 심지어 다른 아이들한테까지 조심스럽습니다.
아이한테도 절대로 다른친구 때리지 말라고 하는데, 주위에선 이상하다고 합니다.
가끔은 손해보면서도 그런말을 못해서(내권리도 못 찾는다고) 제 자신이 정말 멍청이처럼 느껴집니다.
나름대로 할 말 다하면서 멋진 아줌마가 되고 싶은데 쉽게 고쳐지지가 않아요.
매일 성격개조에 관한 책을 읽지만 쉽지가 않네요.
게다가 정말 너무 잘 운다는게 저 스스로도 맘에 안 들어여.
조금만 화가 나거나 슬픈 상황이 되면 장소 불문, 상대 불문하고 눈물이 주르르 흐른답니다.
버스안에서도 울어서 황당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비디오를 보면서도 잘 울어서 아이가 놀란적도 있어여.
그리 슬픈 것도 아니었거든요.
님 들이 보시기엔 별 쓸데없는 걱정한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정말 큰 고민입니다. 제 글 읽으시면 답글 좀 달아주세여.
이젠 정말 바꾸고 싶어요 저 자신을...
딸아이가 저처럼 소심하고 답답한 사람이 될까 두렵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가끔씩 만나는 동네분들을 봐도 손이 땀이 납니다.
병원에도 가볼려고 했는데 그것 마저 부끄러워 못 가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고민이 많지만, 오늘은 이것만 여쭤봅니다.
차차 제 고민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