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란 남자 자기몸 아프면 집안 식구들을 괴롭힙니다.
온도계 가져와라... 이불가져와라... 죽끓여라.. 차가운 식혜가 먹고싶다..
해열제 찾아와라... 입맛이 없으니 입맛나게 뭐좀 만들어라...
감기 하나 걸려도 그런 호들갑이 없습니다.
저 오늘 산부인과다녀왔습니다.
자궁근종이 큰게 두개나 있답니다.
자궁내막증도 있답니다.
검사하고 일주일뒤 연락주겠다더군요.
소변검사에 피까지 뽑고 어쩌면 수술을 요할 수 있단 말을 들으니...
조금 겁이 나더군요.
간단한 수술이라지만 그래도 2틀은 입원해야한답니다.
마음이 좀 그래서 남편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러냐? 알겠다. 그러고는 전화를 끊더군요.
섭섭하지 않으려고 그냥 일부러 심란한 맘 돌려보려고 아줌마들이랑
수다떨었습니다.
아이 키우느라 일도 그만두고 집에서만 있는지 꽤 여러해...
정말 내 자신이 집 지키는 견내지는 할 일없이 밥만 축내는
존개감이 밀려오더군요.
저녁을 부랴부랴 준비하고있는데 생각보다 늦어져 오자마자 식사부터
하는 신랑 밥을 조금 기다리게했습니다.
낮에 병원 다녀온 얘기는 꺼내지도 않은체
뭐 했길래 저녁시간 하나 딱딱 맞추지도 않냐며 눈을 흘깁니다.
머리 뚜껑 열리려고 화가 부득부득 밀려오는 걸 꾹꾹 눌러참았습니다.
여자가 집에서 남편 저녁이나 좀 알아서 제때 준비하고 있을것이지..
말을 시작하자마자 제가 터져버렸습니다.
넌 나한테 라면 한끼라도 커피 한잔이라도 가져다준적 있냐고 소리쳐버렸습니다.
그러자 일주일에 한 번 외식시켜주는게 어딘데! 하며 또 눈을 흘깁니다.
한끼 5000원짜리 밥 먹는게 그렇게 대단하냐... 그것도 눈치보여 내 돈을 냈는데
그렇게 그게 생색이 내고 싶냐고... 일주일에 한 번정도 못먹냐고...
참... 내가 생각해도 비참합니다.
그렇게 밥이 중요하니 얼마나 건강하게 살겠습니까?
운동도 그렇게 열심히하니 얼마나 오래 살겠습니까?
병원에선 심각한쪽으로 얘기해서 맘도 심란한 아내한테 빈말 한 번을
날려주지않는 남편의 의리에 정말 섭섭하네요.
그래도 10년을 봤는데 이것밖에 안되나 싶은게 서글픔니다.
10년 본 친구라면 빈말.. 그거 그리 어려운거 아닌데 그거 한번 해주지
않았을까요?
걱정마라고.. 별 일 없을거라고...
부부로 산다는게 고작 이런거였다니.. 정말 한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