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의 정당성
1. 들어가는 글
말 말 말 ... 근래 황당한 말들을 너무 많이 들었다.
국회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비판하는 자들이 사용하는 논거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한민국은 언젠가부터 잘못된 것을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심지어 그러한 잘못된 말들을 교수들이 공개적으로 사용하여 더욱 위험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을 비판하는 분들이 주장하는 것들중 이러한 황당한 것은 이 글의 말미에 그 부당함에 대해 밝히기로 하고, 먼저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을 비판하는 분들의 주장중 타당한 것과 관련한 글을 적기로 한다. 터무니 없는 내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보단 설득력있는 근거들을 먼저 살피는 것이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을 존중하는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견해들 중 탄핵명분이라는 내용상의 문제를 제외하면 실제는 단 두가지 뿐이다.
그렇다면 타당한 두가지는 무엇인가?
먼저 시기상의 문제로 '입법기가 1개월밖에 남지 않은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부당하다'와 다음은 상황상의 문제로 '민생에 주력해야 할 이 때(폭설, 어려운 경제상황등) 탄핵정국으로 국가를 몰고간 것은 부당하다'이다.
위에서 시기상의 문제지적은 규범적인 문제를 담고 있으며 상황상의 문제지적은 사실적인 문제를 담고 있다.
즉, 이번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은 그 내용의 정당성을 제외하더라도 규범적인 면과 사실적인 면 양자에서 문제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위의 두가지 문제점은 탄핵내용의 정당성에 앞서 먼저 검토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내용이 정당하더라도 위의 두가지 문제 특히 시기상의 문제점에 대한 적절한 해명이 없이는 이번 탄핵은 설득력이 상당부분 훼손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원칙적으로 탄핵이 아무리 정당한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총선이후 어느 정도 상황이 나아진 후에 탄핵을 하는 것이 옳다.
이러한 점을 국회는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그러므로, 국회는 위의 두가지 문제점에도 탄핵소추의결을 하게 된 이유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만 한다.
2. 먼저 검토할 사항
먼저 가장 중요한 문제점인 시기상의 문제를 살펴보자.
입법기가 1개월정도밖에 남지 않아 민주적 정당성의 갱신을 코앞에 두고 있는 국회가 이러한 시기상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탄핵소추의결을 하여야만 했는가?
헌법은 대통령의 탄핵소추의결에 국회재적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또한 헌법재판소에 의해 탄핵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게다가 헌법재판소에서도 단순한 과반수가 아닌 9인중 6인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실제 역사적으로 여당이 국회재적의 3분의 1이 안되는 적이 없었다. 그러므로, 총선이후에는 탄핵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구성을 보면 재판관 9인중 3인은 대통령, 3인은 국회, 3인은 대법원장의 지분이다.
그런데 국회지분중 최소한 1인은 보통 여당몫이고, 대법원장은 비록 국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만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제청을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결국 헌법재판소재판관의 인선에 있어 대통령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헌법에서는 이러한 단점들을 임기를 서로 다르게 하는 기술을 채택함으로 미약하나마 보완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상에서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그래서, 만약 탄핵사유가 중대하다면 바로 지금이 아니면 탄핵할 수조차 없게 되어 현직 대통령을 4년간 계속 국정의 최고책임자로 두어야 하는 절박한 시기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상황(폭설,경제여건등)에도 불구하고 탄핵소추를 해야만 했는가?
현재 한국의 경제영역은 정치영역보다 거대하고 또한 경제에 있어 정치영역과는 무관한 자율적 영역이 훨씬 크므로 탄핵소추를 하더라도 그 충격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점엔 경제전문가 사이에서도 현재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또한 헌법은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했을 때를 대비한 제도인 대통령직무대행체제를 마련하고 있다. 더구나 국회가 대통령직무대행체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대통령직무정지로 인해 생긴 공백을 메운다면 그 위험성은 최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탄핵사유가 중대하다면, 그러한 사람을 계속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한다면 향후 정치영역에 있어 국가의 미래는 중차대한 문제를 떠안게 된다.
그러므로, 위의 시기상의 문제점과 상황상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탄핵소추를 하려면 탄핵사유가 단순히 정당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대한 것이어야만 함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헌법재판소가 탄핵결정을 하는데 있어 반드시 탄핵사유가 정당한 정도를 넘어 중대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국회는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두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탄핵을 하는 것은 그 사유가 중대하지 않다면 정치적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탄핵사유가 중대하다면 국회는 현실적으로 드러난 국민의 경험적 의사인 여론의 부정적 시각때문에 총선에서 패배하는 일이 있더라도 탄핵소추를 바로 지금 해야만 한다. 여론의 눈치만을 본 결과 탄핵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회의 직무유기이며 국회가 헌법을 파괴하는 것이 될 것이다. 국회 역시 헌법을 수호할 의무가 있다.
결국 탄핵사유가 중대하다면 탄핵소추의결은 문자 그대로 '국민의 뜻에 따른 구국의 결단'이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탄핵소추를 한 결과 설령 총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역사가 그들의 용기를 기억할 것이다.
3. 탄핵사유의 상당성
그렇다면 이제 탄핵사유에 대해 생각해 보자.
먼저 탄핵사유의 정당성을 이야기 한 후 정당함을 넘어 중대하기까지 한가는 이후 검토한다. 그리고, 탄핵사유가 상당한가를 적음에 있어서는 법률위반과 관련한 문제만 지적한다.
헌법65조는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한 때에는 국회가 탄핵소추의 의결을 할 수 있다'고 하여 탄핵소추여부에 대해 국회가 판단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헌법84조에 의해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가 아니면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 이는 국가안위에 관련한 중대한 범죄가 아니면 탄핵을 받지 않는 한 대통령은 직무수행을 하게 하여 혼란을 막기 위함이다.
이러한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헌법의 정신은 탄핵소추를 결정함에 있어 고려해야만 하는 점이다. 즉 탄핵과 같이 국정공백을 일으킬 수 있는 경우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탄핵이란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었다고 정당하게 되는 것만은 아니다. 즉, 직무상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탄핵소추의결을 할 수 있을 뿐 그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정치적 중립의무위반은 그 자체만으로는 탄핵의 형식적인 근거는 되어도 실질적인 근거가 당연히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닉슨대통령이 탄핵의 위기로 몰린 이유는 도청이 아니라 거짓말에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중대한 불법행위가 있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위반행위가 단순한 정치적 중립의무위반이 아니라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정치적 중립의무위반'이라는 문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정치적 중립의무위반의 내용 그러니까 중립의무를 위반한 행태가 어떠한가에 있다.
이번에 탄핵의 사유가 된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의무위반 행위는 그것이 단순한 정책등에 관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제도인 '선거'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므로, 일견 선거와 관련하여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면 상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선거개입발언을 했다면서 현직 대통령을 옹호하는 견해가 있는데 특히 언론들이 이런 자세를 보이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는 것으로 문제가 크다.
전직 대통령들의 발언은 소속정당 내부자들과의 모임등이나 기자회견에서의 총선관련질문이라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점, 그 발언의 내용도 대통령의 소속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정도라는 점, 또한 야당의 반발 이후 어느 정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반면 현직 대통령의 경우는 그 행태 즉 상황과 발언의 내용이 질적으로 다르다. 현직 대통령은 '노사모'라는 모임에서도 '시민혁명' 운운하며 총선협조를 구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발언을 하였다. 시민혁명이라는 단어의 선택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노사모'라는 단체의 모임에 대통령의 자격으로 참가하여 총선에 연계된다고 볼 여지가 많은 발언을 했다는 점이 문제이다.
'노사모'가 대통령의 사조직인지 아니면 시민들의 자발적 조직인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노사모'라는 단체가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라 하더라도 정치인인 현직 대통령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대통령이 재신임발언을 처음 한 뒤에 '노사모'라는 조직에 친필서한을 보내기까지 한 점을 생각해 볼 때 그 성격이 일반 시민단체와는 다르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치와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윤리적 기본으로 강력히 요구되는 시민단체에서 당해발언을 했더라도 문제가 될 터인데 그렇지 못한 '노사모'에서의 발언은 분명 전직 대통령들과는 달리 문제의 소지가 크다.
또한,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현직 대통령이 단순히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지지언급을 넘어 '민주당을 찍는 것은 한나라당을 찍는 것'이라는 발언까지 한 점 역시 문제가 크다. 이는 단순한 정견과 특정정당의 지지발언을 넘어선 것으로 의식적이고 악의적인 발언이다. 이러한 발언을 총선에 직접 참여하는 후보자가 하여 인위적인 정세상황의 연출을 의도했더라도 비난을 받아 마땅한 일인데 하물며 대통령의 경우에는 다언이 필요하지 않다.
그렇다면 전직 대통령들의 위에서 적은 특정한 상황에서 단순한 자기 당의 승리에 관한 견해조차 위법성이 제시되었던 마당에 현직 대통령의 경우는 위법성은 말할 필요도 없으며 그 행태 역시 질이 아주 나쁘다.
선거직 공무원인 대통령이 자신을 선출한 방식인 바로 선거 그 자체와 관련하여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만으로도 여타의 정치적 중립의무위반과는 달리 상당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 행태 역시 문제가 아주 크다.
이러한 점이 선거관리위원회가 위법이라고 판단한 근거였으리라 생각된다.
한국헌정사에 있어 선거관리위원회는 4.19 혁명이 이후 최초로 헌법기관이 되었다. 이는 자유당시절의 관권선거라는 한국의 독특한 정치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선거중립을 의식한 것이다.
오늘날 군부정권의 종식으로 관권선거나 관변단체에 의한 혼탁선거는 없어졌다고들 하지만, 일반 사회단체등에 의해 혼탁함이 유발될 위험이 새로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그 사회단체가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 더욱 위험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한국의 독특한 정치적 경험과 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에 도입된 배경들을 생각해 볼 때, 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의 행위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이해도 할 수 있고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모 교수가 '중립의무위반과 관련하여 법을 어겼다고 다 탄핵이 된다면 교통법규위반했다고 탄핵해도 되는가? 도대체 그러한 경미한 사유로는 탄핵사유가 못된다'고 주장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자주 공개되는데, 이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선거와 관련하여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은 교통법규와 같이 경미한 것이 아닌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제도인 선거와 관련한 것이며 그 행태 역시 비난을 받을 면이 아주 크다.
그리고, 현직 대통령 역시 바로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직위에 있는 것이다.
결국 선거직 공무원에 있어 선거와 관련한 법규위반은 일반 국민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교통법규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공무원 공개채용에서의 법위반과 같은 것이다. 공무원공개채용에서 법위반을 했다면 당연히 그 공직에서 파면되거나 최소한 징계를 받는다. 그런데도 교통법규 운운하며 사실관계를 왜곡시키는 것은 교수라는 직함에 부끄러운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선거법관련자들의 엄중문책이 국민적 열망인 오늘날, 유독 대통령만은 선거와 관련하여 법규를 위반하고 그 행태의 질이 아주 나쁜데도 상관없다는 뜻인가?
이상에서 보았듯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의무위반만으로도 법위반이라는 탄핵의 형식적인 면은 물론 탄핵의 사유인 그 실질적인 면에서 이미 상당성을 갖추고 있다.
실제 이러한 점은 여론을 통해 나타나고 그릇된 정보를 통해 잘못 알고 있는 국민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중대한 것이다. 그 이유는 탄핵사유의 중대성에서 지적할 것이다.
4. 탄핵사유의 중대성
대통령은 취임할 때 헌법69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선서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위의 말을 대통령의 공직취임에 앞서 선서하게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기본을 한번 더 숙지시키고 그 직책을 수행함에 있어 잊지 않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또한, 헌법66조2항에서 위의 내용을 대통령의 의무로서 한번 더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할 대통령의 의무는 헌법에서 부과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 대통령이 준수해야할 헌법이란 무엇인가? 또한 국가를 보위한다 함은 무엇인가?
이는 국가의 내용을 형성하는 원리인 헌법과 그 터전이 되는 국가자체의 안전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헌법은 크게 두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국가의 의사를 결정하게 하는 방식인 통치구조에 관한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의 통치구조 부분도 대통령은 준수하고 보호해야 할 것이다. (즉, 헌법이 정한 정당한 개헌절차 없이 헌법의 규범력을 저해하는 시도로부터 헌법을 수호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단순한 법률위반을 한 경우는 탄핵소추여부에 대한 국회의 판단을 존중함이 상당하다. 하지만 대통령이 법률이 아닌 헌법을 위반한 경우와 같이 중대한 경우에는 국회의 재량도 줄어든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회는 이와 같은 경우 탄핵소추를 의결하여야 할 것이며, 정치적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헌법위반여부를 심판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는 동시에 국회의 의무이기도 하다.
다만 시기상 상황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위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현행한국헌법이 비록 의원내각제적 요소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제는 특히 대통령의 임기말에 이르면 권력이 누수되는 레임덕을 겪게 되는 것은 미국등의 외국은 물론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도 인정되는 바이다.
이러한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에서 대통령의 임기중에 재신임을 묻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면, 차후에 대통령이 되는 사람 역시 레임덕을 겪을 때 재신임을 물으라는 압력에 몰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제라는 헌법이 채택한 통치구조가 원활히 작동할 수 없게 될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헌법이 채택한 통치구조인 대통령제는 헌법이 규정하는 헌법개정절차에 의해서만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 개인이 사실행위로 대통령제의 위기를 초래한다면 이는 헌법이 선서하게 하고 헌법이 부과한 대통령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헌법65조에 의해 탄핵의 대상이 되는 헌법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볼 여지가 있다.
더군다나 그러한 재신임과 같은 사실행위가 국가의 위기상황등과 같이 중대한 상황이 아닌 측근비리에서 온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위기를 타결하기 위한 것일 경우엔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아주 크다고 생각된다.
개혁을 부르짖는 현 정권에서 도덕적 결함 혹은 위법행위를 한 인사를 등용한 것이 대통령이 재신임받는다고 도덕적으로 변하는 것도 아닐 것인데 이러한 정국타결을 위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은 무슨 발상인가?
시기적으로도 국민이 선거를 통해 현임대통령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한지 일년도 안지난 시점이 아니었는가? 자신의 부적절한 인사에 의한 과오를 철저한 반성을 통해 새로이 정권을 쇄신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데 전력을 하는 것이 타당한데도 재신임과 같은 것을 내세운다는 것은 재신임받지 못했을 경우에 올 정치적 혼란을 담보로 국민을 위협하여 들러리로 삼겠다는 것이 아닌가?
차라리 도덕성의 심대한 타격을 입어 정책수행을 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이 된다면 사퇴를 하고 국민과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것이 타당한 것이다.
결국, 재신임은 부적절한 인사에 의해 야기된 대통령 자신의 권력누수를 타결하여 개인의 권력을 재정립할 목적으로 헌법이 채택한 대통령제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과한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 할 것이다.
민주주의국가에서 개인은 그가 국가원수라 할지라도 한정된 권력을 가질 수 밖에 없으며, 그 한정된 권력속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수행하여야 함은 너무나 자명한 것이다.
또한, 재신임으로 정국을 타결하겠다는 발상은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견제하는 국민을 들러리도 세워 국회를 배제하고 자신의 자의적인 권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는 헌법이 인정한 권력분립의 정신을 침해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대통령은 국가의 단일의사를 나타내고 국회는 국민의 다원적 의사를 반영한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국가의사를 결정함에 있어서도 국회를 통해 드러난 다원적 의사를 반영하여 국가라는 하나의 공동체 속에 국민을 묶어 내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이며 동시에 이는 헌법이 다원적 국가의사를 반영하는 국회가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견제하도록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헌법상의 대의제(의회민주주의)까지도 대통령은 재신임이라는 것으로 국회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이 지난 일년간 대통령은 국민에게 직접 다가선다는 명분으로, 여론등이라는 경험적인 국민의사를 명분으로 대통령제의 근간을 흔들고 국회를 배제하여 권력분립을 형해화시키는 자의적인 통치를 하여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대통령제와 대의제(의회민주주의) 그리고 권력분립의 정신을 형해화 시켜왔다.
헌법은 선거사무와 선거관리에 있어 선거관리위원회에 최고의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즉 선거사무와 선거관리 관한 통치권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행정부가 아닌 선거관리위원회에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누구보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의사를 존중해야 할 '선거로 선출된 공무원'인 대통령이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그 결정을 존중한다는 말을 하고는, 탄핵소추발의가 있은 후에도 기자회견에서 재신임을 총선과 연계하여 명백하게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배치되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이는 재신임과는 별도로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헌법준수와 헌법수호의 의무를 져버리는 헌법위반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한다면 누구에게 승복할 것을 기대하라는 말인가?
대통령의 선거개입이 정당하다면 국민의 정당한 신뢰를 얻어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여 선거관련법을 바꿔야 할 일이지 자신의 권력적 사실행위로 불법을 저지를 일은 아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법률해석이 최종적인 효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대통령은 그에 대한 법적 구제절차를 거치고 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행위를 하는 것이 헌법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둔 점에 비추어 옳다.
현행 헌법은 통치조직의 구성원리로 누차 말했듯 권력분립을 채택하고 있으며 통치권을 크게 삼분하여 대통령과 행정부, 국회, 법원에게 부여하고 있다.
이중 선거를 통하여 민주적 정당성이 부여되는 '대통령'과 '국회'의 경우 그 구성원리도 다르며 역할도 다르다. 또한, 위에서 헌법재판소와 관련하여 잠깐 언급하였듯 상호간 임기를 다르게 하거나 각각 해당 선거를 다른 해에 치루게 하여 권력간의 견제가 이루어지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자신의 진퇴를 내용으로 하는 재신임을 국회를 구성하는 선거인 총선과 연계시킨 점은 헌법의 이러한 면에 있어서도 기능적 권력분립의 정신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다.
또한, 총선에서 실패하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면 이는 총선자체를 변질시키는 것이다. 총선은 국회를 구성하는 선거이지 대통령의 지위유지에 관한 선거가 아니다. 즉, 국민으로 하여금 총선을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선거와 같은 기준으로 정할 것을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
이는 국민이 참정권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별개의 국가기관을 구성할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헌법의 통치구조는 의원내각제도 아니며 현직 대통령이 수상도 아닌 것이다.
그리고, 헌법이 부여한 헌법준수와 수호의 의무는 대통령의 지위에서 행하는 기자회견의 자리에서도 지켜져야 함은 당연하다. 더구나 재신임의 위헌적인 요소가 끊임없이 제기되어왔음에도 탄핵소추발의 이후에 총선과 재신임을 연계시키는 발언으로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제, 권력분립, 대의제에 중대한 위협은 물론 국가를 구성할 민주주의와 관련한 국민의 기본권마저 침해하고 있다.
이외에 측근과 친형의 비리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범죄사실을 묵인한 점 역시 중대한 문제이다.
재신임발언의 계기가 된 측근비리에서 대통령 스스로 밝혔듯 이미 알고 있음에도 묵인하였다. 또한, 대통령 스스로 최근의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친형이 한번도 아니고 세번이나 청탁을 했었다면 이는 친형의 범죄사실을 묵인하고 방조한 점이 자명하다. 대통령의 입장에서 친형이 그 누군가와 대가의 수수가 전혀 없이 청탁을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는 볼 수 없다. 또한, 한번도 아니고 세번이나 청탁을 하는 동안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묵인을 했다면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의 해당 기자회견에서 비리를 저지른 측근과 관련하여 아직도 신뢰를 거두기 어렵다고 하고 있는 바, 부패척결과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는 대통령의 정치적 소견 역시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같다.
친형의 청탁을 세번이나 묵인하며 오히려 청탁자에 대해 인격을 모욕하는 발언까지 하며 노골적으로 친형을 편들었으며, 착복을 하려는 '내심'의 고의는 없었을 것이라는 궤변으로 측근에 대한 신뢰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하는 대통령이 또다시 비리를 묵인할 개연성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가장 본질적인 문제에서 신뢰할 수 없다면 어떻게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수행할 수 있겠는가?
또한, 언론의 보도에 있어 언론이 사실을 보도했음에도 사실이 아니라면서 야당과 언론사를 피고로 민사소송까지 제기한 점은 소위 소송사기의 실행착수로 중도에 소를 취하했다고 하더라도 소송사기의 미수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언론의 자유는 헌법상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국민의 알권리에 있어 핵심적인 내용중 하나인 바,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가진 자가 진실을 보도한 부분까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을 기화로 허위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단순한 사기를 넘어 정당한 여론의 형성이 필수적인 민주적 헌정질서를 스스로 파괴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이 헌정질서를 문란하게 한 동시에 교묘한 언변속에 스스로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냄으로서 더이상 국가의 원수인 대통령직을 수행함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에서 처음에 논했던 시기상 상황상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할만한 중대한 사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5. 결국 탄핵은 정당하다.
이상에서 보았듯이 '중립의무위반'만으로도 현직 대통령의 위반 행태를 볼 때 최소한 상당한 탄핵사유가 된다.
또한, 현직 대통령은 헌법이 대통령취임시 선서하게 하였고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헌법상 의무를 위배하였으며 또한 헌법질서를 형해화시키는 헌법위반행위를 하였다. 그리고, 친척과 측근의 각종 비리에 대해 법과 상식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이중적 기준을 스스로 드러내어 더이상 헌법의 수호자로서 대통령의 직무를 행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었다.
게다가 국민의 기본권까지 침해하고 있다.
결국...
헌법과 법률 양자에 걸쳐 모두 위배하였고 그 사안이 심히 중대하며 또한 자의적 법적용을 할 의도를 스스로 드러낸 대통령을,
대통령 스스로가 바로 그 자신을 대통령후보로 공천한 당에 대한 정치적 신의를 버린 결과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대통령탄핵이 가능하도록 자초한 바로 지금 이 때가 아니면,
헌법수호라는 국회의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회는 시기상 상황상의 문제점에도 탄핵소추를 했어야 하며 국회는 탄핵소추를 함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한 것이다.
탄핵국면과 관련하여 대통령과 국회 중 어느 쪽이 진정 민주주의에 더 큰 위협이 되는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6. 선동어구의 허구
위에서 지적했듯 시기상 상황상의 문제점 두가지를 제외하면 탄핵이 부당하다고 하는 주장들의 나머진 모두 상식이하의 쓰레기같은 단순한 선동어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선동어구가 태연하게 정의의 이름으로 포장되는 한국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하나 하나 짚어보자.
1. 대통령은 국회를 해산안하는데 국회는 왜 대통령을 탄핵하는가?
- 대통령제는 원칙적으로 의회의 탄핵권은 인정되지만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 역시 그러하다. 국회는 헌법상 탄핵소추권이 부여되어 있지만 대통령은 국회해산권이 없다. 그러므로, 당연히 대통령은 국회를 해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헌법파괴적 발상을 하는 자들이 거리에서 정의의 이름으로 외치고 다니는 것은 그 자체로도 헌정질서를 유린할 위험이 크다고 생각된다.
2.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의원이 무슨 자격으로 자리에서 끌어내리는가?
- 국민이 헌법에 따라 선출한 대통령을, 국민이 헌법에 따라 선출한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국회가, 대통령을 헌법절차에 따라 탄핵하는 것이므로 이 또한 궤변이다.
3. 탄핵소추의결은 쿠데타 !
- 쿠데타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권담당자의 수평적 교체를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국회의 탄핵소추가 어떤 의미에서든 쿠데타라면 선거를 통한 여야의 정권교체 역시 쿠데타이다. 선거와 탄핵소추 모두 합법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4. 탄핵소추의결시 보여준 몸싸움 형태는 국가망신 !
-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은 이번 탄핵표결 이전에도 정의라는 이름으로 국회법에 따른 의사절차절차 자체를 실력으로 저지한 바 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자신과 다른 견해를 부정하고 실력으로 관철시키는 것이 독재이다.
이번 탄핵소추의결당시에도 국회본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장본인들이 누구인가? 국회법에 따른 정당한 절차진행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실력행사를 한 자들이 누군인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이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은 자신의 허물을 타인에게 전가하여 오히려 그 허물로 국회자체를 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현 국회를 구성하는 국회의원임을 모르는 듯 하다.
또한 적반하장도 유분수란 말이 있다. 그런데, 정상적인 국회의 의사진행절차를 방해한 자들이 오히려 탄핵의결과정의 하자를 주장하는 후안무치함은 도대체 무엇인가? 오늘날 한국사회는 적반하장이 오히려 당연하고 정의로운 일로 둔갑하는 상황에 이르렀음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5. 민주주의의 위기
- 국회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탄핵을 한 것과 국회에서의 소동을 지켜본 국민들에게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주장하며 선동하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의 소동의 장본인은 열린우리당이다. 또한 정의의 이름으로 서슴없이 물리력을 동원한 국회의원들도 열린우리당 소속의원들이다.
여론을 무시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정당하지만은 않지만 국회가 여론의 결정에 따라야만 민주적인 것은 아니다.
또한 30%의 탄핵지지 여론을 형성한 국민들도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국회는 대통령과는 달리 다원적 국가의사를 나타낸다는 점을 생각해 보아도 그러하다. 70%의 여론을 따르지 않아 국회가 민주주의를 부정한 것이라면 나머지 30%의 여론을 차지한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파괴하자는 의도를 가진 국민이란 말인가?
현직 대통령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이 있은데다가 사과를 해야한다는 여론에도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런 대통령은 정당하다는 말인가?
더군다나 국회는 사과를 하면 탄핵소추를 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국회의장 역시 회담을 대통령에게 제의하지 않았던가?
이러한 점들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회는 헌법에 따라 탄핵소추를 한 것이다. 그리고 곧 새로이 국회를 구성해야 하기에 정치적 책임을 바로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위와 같은 말들로 국회자체를 부정하는 자세는 옳은가?
오랜 민주투쟁경험으로 권위를 지닌 두 분의 전직 대통령조차 국회와 불편한 관계인 때에도 이렇게 모욕하도록 방치한 적은없었다.
그리고 한국 헌법은 통치구조에서 국회가 제일 먼저 나온다. 그것은 6월항쟁의 결과였다. 국회의 민주적 정당성과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대통령제는 독재가 될 수 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현재의 국회를 배제하는 현직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실력행사가 그것을 보여 주지 않는가?
모 가수가 국회로 부터 받은 상을 반납한다면서 국회를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있는데 그가 현 국회의 다수를 점하는 국회의원들을 부정한다고 해서 국회 자체의 권위를 훼손시켜서는 안된다. 마음에 안드는 대통령이라도 대통령이라는 권위 자체를 부인하면 안되는 것과 같다. 사람은 부정해도 민주적인 정당성을 가진 국정최고기관의 권위를 부정하는 그러한 행태를 보면서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6. 탄핵정국의 책임소재
- 선관위의 결정과 사과에 대한 국민적 열망에도 불구하고 사과를 하지 않은 대통령이 국회보단 최소한 책임이 크다.
국회의 사과제의는 설령 국회가 사과를 바라지 않고 탄핵을 바랬다고 가정하더라도 국회로서는 최소한 손은 내민 것이다.
더군다나 국회는 재차 대통령에게 중립요구를 하고 대통령이 거부하자 이를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까지 하여 명분을 쌓았지 않은가?
도대체 대통령은 그러한 과정동안 무엇을 했는가?
위에서 말했듯 국회는 다원적 국가의사를 나타낸다. 반면 대통령은 국가의 단일의사를 나타낸다. 그래서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하도록 하고 있으며, 양자 모두 민주적인 정당성이 부여되는 선거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다. 특히 현행 헌법과 같이 대통령의 권한이 강화되어 있는 경우엔 국회가 아주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대통령은 국가의 단일의사를 나타내기에 개인의 소신과 국가의사가 충돌할 경우에 개인의 소신을 접을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아닌 국회가 탄핵정국에 대한 책임이 더 크단 말인가?
7. 사과해도 될 정도의 경미한 사항으로 탄핵을 하다니...
- 탄핵 특히 대통령의 탄핵에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판단을 포함하기 마련이다. 헌법이 국회로 하여금 탄핵소추를 하도록 한 이유이기도 하다.
위에서 적었던 시기상 상황상의 문제점으로 볼 때, 대통령이 지나간 자신의 행태에 대해 국민과 국회 모두에 대해 사과를 하고 그러한 사태의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명예롭고 정치적인 해결을 시도한 것은 국회의 입장에선 당연하다.
8. 국회는 대통령을 탄핵할 자격이 없다 !
- 국회를 구성하는 국회의원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회와 국회의원은 다른 것이다. 국회는 너무나 당연하게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더러워져도 국회는 더러워지지 않는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할 자격이 없다면 대통령은 탄핵을 받지 않을 자격이 있는가 묻고 싶다.
최소한 국회의원은 일년도 안된 상태에서 친인척비리가 터져 나오진 않으며, 보좌관등 국회의원의 측근이 착복을 할 내심의 고의는 없어서 국회의원이 자신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수십억씩 불법적인 자금을 받지는 않는다.
과연 국회의원이 더 더러운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국회의원을 더 더럽다고 하는가?
대통령이 자신 측근이 착복할 내심의 고의는 없다고 생각하여 계속 신뢰한 결과 범죄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고 계속 해당 공직에 있게 하는 것을 깨끗하다고 해야 하는가 아니면 신뢰를 계속 부여하는 대통령의 청렴성을 의심해야 하는가?
대선자금과 뇌물의 액수를 비교하여 누가 더 더럽다고 하는 것이 과연 형평성이 있는 것인가? 뇌물을 대선자금만큼 받아 먹어야만 비슷하게 더럽다고 할 참인가?
대선자금의 액수와 뇌물의 액수의 다소로 비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대선자금을 받은 자가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철저히 수사하여 관련자를 처벌하고 정경유착의 고리가 형성될 여지를 없애야 하며 동시에 대기업으로부터 차라리 그 액수만큼 정당하게 세금을 더 징수하는 것이 옳음은 자명하다.
누가 누구를 비난할 자격을 운운하기에 한 말인 것이다.
대통령의 발언대로 10분의 1에서 고작 몇 억이 넘는 것이 대통령직을 물러나야할 정도로 중대하다면 물러나야죠라는 너무나 당당한 말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렇게 말하고 있는 대통령이 후보시절 깨끗한 선거를 내세우며 불법자금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그 자신이 홍보한 것처럼 초등학생의 코묻은 돈까지 담긴 희망돼지저금통을 받은 분이 그러한 말을 하는 것을 비난하고 싶을 뿐이다.
개혁을 부르짖는 대통령이 지금까지 개혁을 부르짖으며 한 일이 과연 무엇이었는가?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보라. 개혁이란 이름으로 원하는 사람을 원하는 자리에 앉히는 것 즉 사람을 바꾸는 것 이외에는 한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럼에도 최측근이 초기에 불법자금을 받았다. 사람을 바꾼다고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의는 시스템과 과정에서 실현된다. 그것이 개혁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자신이 후보였던 당을 버리고 새로운 당을 만들었다. 진정 그 당의 후보임에도 그 당을 떠나고 새로운 당을 만들 정도로 자신과 정견이 다르다면 왜 그 당의 후보가 되었는가?
진보정당, 보수정당 가릴 것 없이 모두 내부에는 상대적인 보수와 진보가 있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타협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신을 대통령후보로 공천한 정당 내부의 서로 다른 견해까지 조화를 이루고 단일한 의사로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면 어떻게 다른 당과 공존하며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대화와 타협없이 힘으로만 끊임없는 갈등만을 일으키며 개혁을 할 생각인가?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개혁은 이루어질 수도 없다.
차라리 정당에 사람이 예속되는 것이 사람에 정당이 예속되는 것보단 좋다.
매 정권 초창기마다 개혁이란 이름으로 사람을 바꾸어서 무엇을 보았던가?
국민이여 깨어나라 !
생각나는 것만을 적은 것이지만 이상의 여덟가지와 본문에서 거론된 것들만 보아도 추측할 수 있듯이.. 앞서 논한 시기상 상황상의 문제에 대한 지적을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그 어떤 논거라도 모두 황당하고 상식에 어긋나며 정의롭지 못한 선동어구이자 진실을 호도하는 술책임은 잠시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7. 한나라당에 아쉬운 점
마지막으로 지난 일년간 한나라당의 대응에 대해 느낀 아쉬운 점을 몇개만 적고자 한다.
까마귀 날 자 배 떨어진 격인지는 몰라도 현직 대통령은 측근비리에 의한 위기를 재신임이란 돌발카드를 내밀어 사람들의 시선을 가린 후, 대선자금수사를 하여 오히려 야당에 정치공세를 했었다.
그런데, 선거자금과 측근의 부패자금은 모두 불법자금이지만 분명 그 성격이 다른 것이다. 선거는 공적인 일이며 단순한 개인의 치부와는 성격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드러내어 대선자금과 부패자금을 분리하여 효율적 대처를 하지 못한 점은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또한, 현직 대통령의 자신의 선거자금에 관한 10분의 1발언은 한나라당이 엄청난 거액의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것을 강조하여 한나라당의 약점을 크게 부각하려는 의도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후보시절 깨끗한 선거를 부르짖으면서 '희망돼지저금통'등을 통해 초등학생의 코묻은 돈까지 받은 대통령이 10분의 1을 운운할 자격조차 있는가?
이는 최소한 희망돼지저금통을 기부한 사람들에 대하여는 사기임에도 제대로된 대응을 못했던 점 역시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현재 한나라당에 필요한 대변인은 독설가가 아닌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지금은 아주 중요한 시기다. 지금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엄청난 시련을 당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당지도부는 당황하지 말고 탄핵의 정당성을 확고히 하여 차분하게 당내부의 동요를 수습하고 국민들에게 인내를 가지고 설득하여야 한다.
과거의 멍에에 끌려다니지 말고 현재 정의롭다면 과거를 들먹이는 상대 앞에서 당당하고 소신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님도 생각했으면 한다.
이번 탄핵소추에서만큼은 명예를 걸고 소신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