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6

실물경기에도 따뜻한 봄바람이...


BY 혜민엄마 2004-03-30

따뜻한 봄날씨와 함께 실물경기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생산 급증, 소비와 투자의 증가세 반전은 본격적인 경기 상승을 의미하는 듯 하다.

"수출 호조가 생산에 활력을 불어넣고 생산 증가가 투자로 이어지고…"등 '생산→투자→소비'의 선순환 구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다만 지난해 이후 지속되는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여전히 침체된 소비 등은 섣부른 낙관을 경계케 한다.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소비 침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 팽창 국면 진입

2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월에 비해 16.6.% 급증했다. 지난 2000년8월(22.2%) 이후 3년6개월만에 최고치다. 계절조정한 전월비로는 2.9% 늘었고 1~2월 평균으로도 10.5% 증가했다. 본격적인 경기 팽창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8월을 바닥으로 6개월째 증가세를 보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수출 덕택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선수 반도체(65.1%),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영상음향통신(34.9%) 등이 호조를 보였다. 자동차(19.7%)도 한달만에 증가세로 반전했다. 자동차가 극심한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것을 감안하면 수출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만 하다. 신승우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해 3/4분기 이후 수출 호조가 생산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투자→소비' 선순환되나

2월 지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그간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소비와 투자의 개선 조짐. 민간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는 2.4% 증가, 1년간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찎었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양상이다.

여전히 부진한 승용차(-21.9%) 에어컨(-50.7%) 등에 대해 대한 특별소비세를 내린것도 불을 지펴 얼어붙은 소비의 녹는 속도를 조금이나마 빨리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이후 소비가 침체에 빠졌던 것을 감안할 때 향후 기술적 반등 효과를 누릴 가능성도 크다.

투자 회복도 긍정적이다. 8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투자는 기업들이 더 이상 투자를 미룰 수 없다는 ‘현실론’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83.5%)이 87년 이후 최고를 기록한 것이 좋은 예다.

게다가 참여정부 2기 경제팀이 투자활성화를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등 각종규제완화와 감세 정책을 추진 중이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은보 재정경제부경제분석과장은 "생산이 지난해 3/4분기 바닥을 찍은 후 돌아선 데 이어 투자도 이제 추세 전환을 한 것으로 본다"며 "소비는 아직 미흡하지만 생산→투자→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 처방보다 근본적 해결 필요

반면 경제전문가들은 지표의 긍정적 신호를 인정하면서도 투자와 소비 회복이 '일시적'며 속단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최근 내수시장의 침체는 단순한 경기변동적 현상이 아니라 전례를 찾기 힘든 '소비자 신용 위축'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이유에서다.

배드뱅크를 골자로 한 신용불량자 대책, 가계부채 연착륙 등에 대한 정책적 노력이절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표가 긍정적이긴하지만 소비와 투자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정부의 각종 정책이 총선 이후 상황과 맞물려 어떻게 추진되는냐가 관건이며 일단은 지속적으로 내수 진작에 초점을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만큼 근본적 문제 해소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경기가 팽창국면에 접어들었다"고분석하고 "인위적인 내수 부양보다는 수출 호조가 자연스럽게 내수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눈앞의 달콤한 사탕이 이를 썩게 한다"며 "정부의 선심성 정책을 꼬집고 “경기가 좋아지는 만큼 생산성이 떨어지는 기업들은 퇴출하는 등 쓴 약을 먹는 게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