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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비례대표 여성 후보...여성들 욕 먹이지는 않을까?


BY nocturn 2004-04-01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제도가 제도답게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의 자체보다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례대표는 지역대표성을 지닌 지역구 출마자에 대해 직능이나 계층을 대변하기 위한 배려라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비례대표라는 제도가 제도답게 되려면 소프트웨어, 즉 그것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어떠한 사람들이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이번 17대부터 비례대표에 여성이 대거 후보로 포진해 있습니다. 남자에 비해 상대적 소외를 받고있는 여성에게 정치 참여의 기회를 만들어 주고자 하는 아주 좋은 취지에서 배려된 것으로 제도 자체는 참 좋습니다.
 
각 당은 전국구 비례대표 후보를 발표하면서 모두 여성을 1번으로 내 세웠습니다. (자민련은 당도 아니니 열외입니다) 그리고 홀수는 여자, 짝수는 남자, 이런 식으로 여성을 비례대표 후보에 배치하여 남성과의 차별시비도 없앴습니다.

이번 총선이 끝나면 당적을 떠나서 지난 16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 할 것입니다. 여성의 차별철폐 측면에서도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그런데 저는 한나라당의 이번 비례대표 공천 후보의 면면을 보고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대한민국 여성을 대표하는 여성인사가 그렇게도 없는가 할 정도로 면면이 수구적인 인물 일색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이때문에 17대 국회를 지나면서 여성의 정치참여에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고 했습니다. 한나라당비례대표 후보중 한을 품은 여성 세 명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전여옥, 송영선, 박찬숙 세 여성입니다. 세 명 모두 당선 안정권에 포진해 있어 17대 국회에서 이 세 여성을 볼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깝습니다. 
 
일단 박찬숙이 누굽니까. KBS 앵커를 하며 라디오에서 수구논리로 중무장하여 노골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수구세력을 지지하던 여성입니다.

표독스러운 박찬숙씨의 목소리를 들으면 라디오의 다이얼을 바로 돌려버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듣기만 해도 짜증이 나지요. 그런 여성이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 3번입니다.
 
5번이 송영선씨 입니다. 박찬숙씨 보다 한술 더 뜨는 극우주의자입니다. 몇 달 전 방송에 나와 미국 찬양을 외치며 개혁세력을 빨갱이로 몰아 세우던 여성입니다. 아마 국회에 등원하면 지난번 김희선 의원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던 난닝구 아줌마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맹위를 떨칠 것으로 보여집니다. 상식적으로 대화 자체가 안 통하는 여성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7번이 그 유명한 전여옥씨 입니다. 오늘 이 글을 쓰게 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어제 텔레비전에서 전여옥씨의 방송 연설을 들었습니다. 눈 하나 깜빡 안하고 말도 안되는 논리로 노대통령과 우리당을 몰아 세우더군요.
 
특히 대우건설 남사장 이야기를 거론하며 노대통령을 거의 살인자 수준으로 몰아갔습니다. 얼마 전에는 대통령을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할 미숙아라고 표현하기도 했었지요. 괴변과 달변은 구별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 자체를 구별 못하는 여성입니다.
 
세 여성의 공통점은 자시 자신들의 행위나 발언이 정당성을 갖고 있다는 확신을 하고있는 확신범들입니다. 이런 류의 사람들과는 정상적인 대화 자체가 안됩니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도 절대로 설득되지 않는 사람들이죠.
 
비례대표를 뽑는 이유는 각 직능단체를 대표하는 사람들을 국회로 보내 국회의원의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 진 겁니다. 이치적으로 따지면 박찬숙씨는 방송전문가, 송영선씨는 국방 전문가 전여옥씨는 언론인이자 작가이니 원론적인 전문성 확보의 측면에선 틀린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세 여성의 전문성은 한쪽 방향으로 경도된 지식을 가지고있는 반쪽 짜리 전문가 이기 때문에 문제인 것입니다. 객관적 시각이 결여된 것이 이 세 여성의 가장 큰 결격사유죠. 국회가 수구 여성들이 계모임 하는 장소도 아니고 17대에도 못 볼 꼴을 보게 될 것 같아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세 여성을 전국구 최상위에 포진시킨 한나라당의 시국 인식에 역시 한나라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도데체, 여성계에 이 세사람보다 나은 사람이 더 없었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여성들의 면면이 이렇다면, 비례대표라는 제도 자체가 오히려 전체의 발전에 해를 입힐 수 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세사람이 개과천선하여 모범적인 의정활동으로 할 수 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큰 지금, 그 세사람으로 인해 여성계에 비례대표 배정 우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확산될까 두렵습니다.

예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