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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보수는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


BY 국민의뜻 2004-04-02


[주장] 한국, 보수의 위기! [오마이뉴스]

[국민 정서를 따라가지 못하는 '보수']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를 계기로 현 한국사회는 보수와 진보의 색깔이 뚜렷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보수단체는 탄핵사건을 빌미로 노무현 대통령 퇴진을 공공연히 외치고 있고, 진보단체는 탄핵의 부당성을 적극 알리고 있다.

탄핵이 왜 이렇게 보수와 진보의 색깔을 뚜렷하게 구분해 놓았을까? 이는 각자의 지지층에 그 기반을 두고 있음은 물론이지만 현 노무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재의 2002년 대선을 계기로 더욱 촉발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다소 개혁적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의 후보와 보수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후보가 가진 이미지 외에도 두 후보간의 이력이 그들의 지지층을 극명하게 갈라놓았던 것이다.

박빙의 승부끝에 서민과 사회적 약자로 인식되는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다소 진정되는가 싶더니, 얼마 후 한나라당측의 대선투표 재검표 요구에 이은 당선 14일만에 공공연히 대통령 탄핵이라는 발언으로 보수세력의 반발은 그치질 않았고 이것이 결국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그들의 속셈이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전 국민의 정서를 대변한 것인가? 아니면 일부 보수 기득권층의 생존전략인가?

지난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가 얻은 득표 수가 천만을 넘어선 사실을 볼 때, 이 표가 과연 현재의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성의 표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보수세력을 지지하는 표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인가?

이미 오래 전 언론에서 보도된 적이 있는 한국인의 정치성향에서 나타난 보수 지수는 진보적 성향보다 보수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러한 다수의 국민적 기반을 통해 보수세력은 국민정서를 대변하고 있는 것인가?

그러나 아쉽게도 보수세력은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탄핵발의 전과 탄핵가결 후의 상황에서 전국민의 60~70%가 탄핵반대를 외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보수세력은 국민의 뜻과는 다르게 가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지금의 보수는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 ]

한국의 대표적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인 '조·중·동' 그리고 보수적인 민간, 사회단체들이 최근 보여준 일련의 모습들은 더 이상 건강하고 건전한 보수의 정체성을 가진 이미지가 아닌 수구와 부패로 얼룩진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곧, 그들은 시대적인 역사의 흐름에 반기를 들고 있는 셈이다. 지금의 국민은 과거 독재와 군사정권에서의 정보 부재와 정치 혐오, 정치 실망에 대한 국민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참 민주주의와 선진국으로의 뚜렷한 의식을 가진 국민이다. 또한, 인터넷의 파급으로 어떤 사안이든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선택의 폭이 보다 넓어진 선진국형 국민이 되었다.

보수월간잡지인 <한국논단> 3월호에서는 최병렬, 최돈웅 의원 등을 한나라당을 부패정당으로 전락시켜 보수의 정체성을 훼손시킨 책임을 물어 공천 탈락을 주장하기도 하였고, 이어 4월호에서는 "탄핵 반대자들에게"라는 권두언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속내를 드러내었다.

<월간조선> 편집장인 조갑제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이번 탄핵을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 기회주의적 보수라고 비난받았던 최병렬의 한나라당이 행동하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말하며 '대한민국 헌법, 국회, 민주주의 승리'라고 규정 지었다.

그는 이미 2002년 홈페이지에서 보수층의 궐기와 진보세력을 향한 전쟁을 선동하기도 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한국의 우파는 이제 전투적 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보수세력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은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발로에서 나온 것이니, 이미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에서 충분히 드러난다. 곧,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않다'는 말 속에 보수세력의 그간의 심정을 표출해 내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이화여대 행정학 교수인 김용서씨가 최근 전쟁기념관 전우회관에서 한국해양전략 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을 통해 '정당한 절차를 밟아 성립된 좌익 정권을 타도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복원하는 방법에는 군부쿠데타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해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시대착오적인 보수층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비록 그의 발언이 보수세력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보수세력의 정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보수세력은 시대에 역행하는, 국민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

이는 그들이 나라를 생각하는 대의적 명분을 쫓기보다 노무현 대통령과 진보세력에 대한 감정에 치우친 나머지 행동의 결과가 결국 이런 극단적인 양상으로까지 나타났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들의 이런 감정이 결국 민의를 왜곡하게 되었으니, 민주당에서는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하며 '촛불집회는 노사모가 주축이다'라고 하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백수비하 발언'에 이어 '일주일이 지나면 여론은 가라앉을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런 보수세력의 판단은 역풍을 초래해 민심의 공분을 더욱 쌓게 만들었다. 이처럼 보수세력은 시대착오적인 판단으로 인해 국민정서와는 괴리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보수는 없어서는 안될, 한 시대에서 보수와 진보가 서로 적절한 대립을 통해 대한민국이 발전해 가야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보수에는 대안은 없는가! ]

진보세력은 보수세력이 수구화, 기득권화가 되고 이로 인해 그 건강성을 잃었을 때, 국민들에 의해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큰 힘을 받게 된다. 그렇게 됨으로써 진보세력은 국민정서를 대변하고 시대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개혁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보수세력은 시대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국민정서를 담아내지 못하고 결국 기득권 세력으로, 구시대적 집단으로 매몰되어 버리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 그 어떤 세력이든 시대에 역행하거나 국민정서를 담아내지 못한다면 그 존재가치는 상실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지금의 보수의 위기는 부패와, 많은 국민의 뜻을 저버림으로써, 건강하고 합리적인 보수의 정체성을 가지지 못하여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보수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물의 세대교체와 제도개혁을 통해 합리적이고 건강한 정체성을 가짐으로써 제자리를 회복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정수근(jskyung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