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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3차변론 참관기[펌]


BY 디시인사이드 2004-04-09

오전 10시 알람소리가 시끄럽다...아...오늘은 헌재에 가는날.. 가쁜한 샤워를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안국역에 도착시간은 대략 12시 30분.
주민등록증을 꺼내어 누런색지에 코팅된 방청권을 교환했다.

아침을 거르고 나온터라 허기를 채울만한 장소를 찾다보니 김밥천국이 눈에 들어왔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 숖에서 커피를 한잔 하며 기다린다... 시계는 1시 20분을 가르킨다...
3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기에 10여명이 줄을 서있다. 헌재 입구에는 흰머리의 연세 지긋한 분께서 노란색 피켓을 몸에 쓰시고 1인 시위를 하고 계신다... 머찐 분이시다...

드디어 1시 30분 입장이 시작되었다... 푯말을 따라 들어가는 길목...좆선일보의 취재차량이 한대 서있다... 생각같아서는 아작을 내고 싶었으나, 일단 마음을 진정하고 입구로 향했다.

방청객의 입장통로는 헌재건물의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금속탐지기를 통과하여 내가 배정받았던 22번 자리를 향한다... 무거운 엉덩이를 앉히며 볼펜과 노트를 꺼낸다...

1시 40분..  방청석에 20여명의 방청객이 조용히 앉아있다...의자는 매우 편안한 좌석..마치 극장에 앉아 있는 느낌이다...정면으로 보이는 번쩍이는 憲 마크... 위풍당당하였다...

곧이어 카메라 기자들이 속속 들어온다...YTN 카메라는 방청객들의 표정을 담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오늘 재판이 몇 시간이나 지속될지 약간의 염려를 하는 분들도 있다.

망원달린 카메라를 들고 어슬렁거리는 동아일보 기자를 보니 또 한번 불끈 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눈이 마주치니 눈을 깐다... 45분 방청객 앞쪽에 마련된 속기사 들의 노트북이 연이어 들어온다.

50분 법정오른쪽 입구를 통해 먼저 피청구인측 변호인단이 입장한다. 55분 잘생긴 문재인 변호사가 입장하며 변호인단과 악수를 나눈다. 카메라플래시가 연달아 터진다.

58분 소추위측이 좌측통로를 이용해 들어온다. 김용균이가 자기편들의 자리를 배정해준다.

장내 안내를 알리는 맨트로 휴대전화를 꺼주시고 카메라로 촬영이 금지며, 녹음도 했다간 큰일난다는 말이 이어진다.

오후 2시정각 재판관 9분께서 입장한다. 이때 청원경찰 "일어서주십시요","앉아주십시요"...구령에 따라 방청객 예의를 갖춘다.

윤영철 헌법 재판소장님께서 "2004헌나1 대통령(노무현)탄핵 사건의 3차 변론을 시작합니다"

이말과 동시에 카메라와 기자들이 황급히 나간다.

이어서 소장님의 말씀으로 소추위가 제출한 증거물과 신문기사를 증거로 제출하겠다는 것에 대한 말씀을 하신다.

증거번호 27호에서 40호까지 란다. 번호만 올리고 내용은 왜 없냐고 하는 말씀에 소추위 曰 "증거물을 검토중입니다. 최대한 노력해서 서면으로 올리겠습니다..."

소장님 이어서... 각 방송국에 방송기자클럽 토론내용을 증명할 때에 전체 녹화된 내용을 다 볼 필요는 없으니 그 증거로써 내놓은 부분만 녹취해서 제출하도록 하라는 말씀이 이어진다.

또한 증거인으로 채택한 최도술,안희정,여택수,신동인 이 네명의 증인 채택했다. 나머지 증인은 기각해버리셨다.

언어 사용에 대한 논박도 이어졌다. 소추위측에서 "기록증보촉탁물"을 제출한다는 말에서 소장님께서는 형사재판도 아닌데 기록이라는 단어는 좆치안타. "인증증포촉탁물"로 바꾸라고 하신다.

이이서 "피청구인 심판증언을 보류합니다"라고 하신다. 노무현 대통령 나올필요없다는 말씀이다.

증인 최도술, 안희정의 신문기일은 20일 오후 2시로 여택수, 안희정의 신문기일은 23일로 각각 정해졌다.

증인채택에 있어 피고인측 변호인단에서는 방어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방어권이란 헌법에서 보장받고 있는 것이다. 나오기 싫다라는 의사를 밝히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 소추위측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대로만 진술하면 되는 일이니 피할 이유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문재인 변호인은 증인이 법정에 서기전에 서면으로 질문내용을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이를 소장님께서는 받아들이시고 질문할 내용을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했다.

이에 관해 소추측은 우리나라 법정에서는 미리 질문을 알려주는 일이 없다고 반박한다...

이때 내 옆의 불안한 행동을 보이는 36세 가량의 찐따가 맞장구를 친다. "그렇지, 없지" 죽여버릴듯한 눈빛으로 쏘아보니 깨갱거리며 여전히 중얼거린다...

재판관께서 (사전 질문 내용을 서면으로 제출하라는)취지는 본 사건과 관련없는 내용이 심문 과정중에 나올수 있으므로 심문내용을 서면으로 준비하라고 확정했다.

소추위 뒤측 용균이 옆에 앉은 한 위원이 마이크를 받아 본 탄핵사유와 전혀 무관한 내용을 계속 중언부언하면서 열변을 토한다.

5분가량 이어지는 얘기에 소장님 슬쩍 비웃으시면서 말을 짜른다.
"변호인! 변호인! 지금 그러니까, 결국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해달라는 얘기를 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논리정연하게 요약해서 말씀하세요... 소추위측에서 제출한 내용도 아닌 것을
말씀하시면서 주장하시면 어떻게 합니까..이 사건과 관련있는 내용만 변론하세요"

문제인 변호사 한말씀 "지금 소추위측의 발언은 헌법재판소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직언하신다.

소추위 측에서는 송두율 변호사 얘기를 꺼내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 시장 선거 당시 "법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밥입니다"라고 말한 내용을 부각시킨다...
(이말을 법을 무시하겠다는 말로 해석한다. 미친 놈...)

피청구인측 변호인단 쪽에서 이것은 법척책임을 묻는 재판이지 정치공방이 되서는 안된다라는 입장을 말한다. 재판소장님께서도 그점을 우려하여 정치공방이 될 우려가 있는 부분은 배제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히신다.

소추위는 이 재판은 국회와 대통령 간의 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문제이고, 헌재는 정치적사법기관이라고 반박한다... (헌법재판소는 법이 잘못되었느냐는 가려도 정치문제는 상관없다. 뵹삼아...)

어쨌꺼나, 이렇게 대략 마무리가 된다... 오늘 용규이는 한마디도 없이 찌그러진 인상으로 일관했다.

2시 30분 재판이 마무리되고 퇴장해서 나오며 마음이 한결 가벼움을 느꼈다...대략 방향은 이미 정해진 듯하다.

기각이나 각하의 사유를 정리하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눈빛이 눈에 선했다. 재판소장님 화이팅이다.

말도 안돼는 이야기 들어주시느라 고걸 또 어떻게 논리정연하게
판결문으로 작성하실지 고생이 많으실 것 같다... 다들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 가서 소장님께 힘을 실어드리는 글하나씩 올리고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한민국의 햇살은 참 밝고 눈부시다 희망이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