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을 노무현의 고도의 작품, 다시말해, 노무현 대통령이 교묘하게 야당을 약올려서 유도한 술책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있군요. 그것을 노무현의 놀라운 정치력으로 극찬하는 글이어서 그런지 그 글에 추천수도 상당하고 리플 글들도 맞장구치는 것들이 꽤 있군요.
그러나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볼 때는 도대체 1+1 = 2 라는 단순 수식을 증명하느라고 미적분과 싸인 코싸인을 다 동원했다가, 결국 3이라고 정답을 쓴 허망한 글입니다.
정말 글은 참 화려하게도 쓰셨더군요. 고도의 정치적 분석과 심리 파악, 그리고 판세를 단숨에 읽어가는 통찰... 인정해줄만 합니다. 정말 수학으로 말하면, 엄청나게 어려운 미적분 문제를 풀어내는 재주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 이 분은 정작 기초 산수 능력이 꽝인 것입니다.
현재의 노통의 탄핵 유도설, 노통 작품설을 주장하는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람들은 단순한 것을 너무 생각을 깊이 하다보니, 좀 머리가 너무 아픈가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제발 단순하게 좀 생각합시다. 노통은 영민하고 고도의 정치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히 사실입니다. 이것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노통이 실력이 모자라고, 무능해서 30% 지지밖에 받지 못한 것도 아닙니다. 개혁을 방해하는 세력과 밤낮 싸우다보니 도무지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죠. 무조건 같이 싸우면 둘 다 욕먹는게 우리나라 아닙니까?
노통이 그토록 영민하지만, 그러나 동시에 노통은 대단히 단순합니다. 다시 말해, 전라도 사투리로 하면, 노무현 스타일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입니다. 여기에는 무슨 놈의 고도의 전략이니 전술이니 그런 것 없습니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노무현의 스타일을 사람들은 정말 대가리 터지도록 복잡하게 생각하고 계산하려 합니다. 그냥 1+1 = 2라고 말했을 뿐인데, 최첨단 슈퍼 컴퓨터까지 동원해서 계산해 댑니다. 그래서 정답이랍시고 2.14056725592 이라고 소수점 10자리 이하까지 뽑아내죠...지금 노통의 탄핵 유도설이 바로 꼭 이런 답입니다.
탄핵? 그거 말도 안되니까, 노무현은 그냥 사과 안한 겁니다. 도대체 사과할 것이 있어야 사과하는 것이죠.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데, 어떻게 아닌 것을 기라고 말하냐는 것입니다. 뭐가 그렇게 복잡한 것입니까? 노통의 지난 과거를 보면 모릅니까? 옳으면 하고 옳지 않으면 안합니다. 그게 노통입니다.
연속적인 부산 출마후 거듭된 장열한 전사? 5년 10년 후를 내다보고 고도의 전술로 부산 가서 계속 죽었다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역감정 못깨니까 계속 죽은 것입니다. 뭐가 그렇게 복잡합니까?
이인제 한방에 날린 것도 계산해서 날린 것 아니고, 정몽준과 한판으로 맞장떠서 끝내자고 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니까" 그런 것입니다. 지금 탄핵도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이걸 두고 조중동씨방새는 노통이 대화와 타협을 모르는 독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뽀띠>님도 말씀하셨지만, 대화와 타협, 상생이란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그럴 수준이 되었을 때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삥 뜯으러 온 깡패놈하고 대화가 되고, 상생이 되고, 타협이 됩니까? 삥 뜯는 놈들과의 상생과 타협이란 그 자들에게 안 맞고 자리 좀 지켜보려고 물팍 꿇고 비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 놈들이 지금 요구하는 "사과"와 "상생"이란게 바로 이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것이지요. 그 깡패 조폭 집단이 지금도 계속 대통령한테 상생 내밀면서 물팍 꿇으라고 하고 있는 것이죠(물팍 = 전라도 사투리로서 허벅지와 장딴지 사이의 이음새, 표준말로는 "무릎"이라 부른다). 바로,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상생의 의미입니다.
암튼, 노통은 영민하면서도 동시에 단순합니다. 자꾸 이 둘을 혼동해서, 그의 아주 단순한 행동과 결단을 영민성의 측면으로 해석하는 헛발질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그런 이해는 노통의 최대 장점 중의 하나인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라는 명쾌한 단순성, 다시 말해, 사실은 우리가 가장 존중해야할 노무현의 가치에 대한 모독이기도 합니다.
노통은 탄핵을 당할 때, 머리 굴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노통이 동시에 자신이 탄핵당하더라도, 법률적으로 명백히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기에 헌재에서 복권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들의 어거지 총살형을 받아들인 점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도대체 왜 우리가 지금 노통의 탄핵 유도설을 떠들어야합니까? 그것이 무슨 유익이 있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의 정직한 단순성을 모독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하여간 조중동S와 한나라당은 노무현이 눈만 깜빡거려도, 그것을 윙크했다고 난리를 피우는 놈들입니다. 그런 놈들이 눈을 시퍼렇게 뜬채 사진기를 들고, 노무현이 눈 깜빡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마저 그런 식의 해석을 해야합니까? 제발 노무현이 그냥 눈 깜빡 거린 것을 윙크했다는 식의 해석 좀 하지 맙시다.
노통은 수학도 잘하고 산수도 잘합니다. 우리 지도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두 덕목입니다. 역대 지도자들은 무조건 수학만 잘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산수를 잘해야 우리나라 투명해집니다. 노통의 산수 문제 답을 제발 고도의 수학 문제로 푸는 오류가 없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 peaci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