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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망국병의 주범은 바로 그들..


BY 또리야 2004-04-21

 ©백무현>

 

    

         더욱 강력해진 한나라당의 '강남벨트'

          [분석] 16대 총선 이은 두번째 석권..원인은?
  박상규(comune) 기자   
한나라당이 17대 총선에서 강남-서초로 이어지는 이른바 '강남벨트'를 독차지했다. 16대 총선에 이어 연속 두번째 석권이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하기 전까지만 해도 '차떼기'와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의 독식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됐었다. 그리고 3월말에 실시된 각종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도 한나라당과 열린 우리당 후보들간의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강남권의 분위기는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탄핵 역풍이 약해지는 반면에 정동영 의장의 '실언'과 '박근혜 바람'이 그 세를 넓히기 시작한 것도 한나라당에게는 호재였다. 결국 접전이 벌어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강남·서초 4개 지역구 모두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싱겁게 끝이 났다.

▲ 강남에서 고배를 마신 열린우리당 이환식 후보와 박영선 대변인 너머로 강남 부유층의 상징 타워팰리스가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강남 공략에 실패했다.
ⓒ2004 박상규

노무현 정부에 대한 견제로 한나라당 지지

강남권의 이런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고, 열린우리당도 "어쩔 수 없이 힘에 부치는 게임이었다"며 강남권에서의 약세를 인정했다. 강남의 주민들도 대부분 "강남은 강북과 다르다"는 말로 자신들의 한나라당 선택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렇듯 탄핵 역풍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강남권의 결과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남 특유의 보수성'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강남갑의 한나라당 이종구 당선자 측의 한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인텔리 계층이 많은 강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보수성이 강하다"고 말하면서 "이런 보수성의 결집이 승리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 관계자는 강남 중에서도 부유층이 밀집된 도곡동과 압구정동의 투표율이 가장 높았으며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도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이런 결과는 강남권의 다른 지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강남을에 출마해 낙선한 열린우리당 이환식 후보측의 관계자도 "부자들이 가장 많은 대치동과 개포동에서 한나라당에 7대 3으로 밀려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서초을에서 낙선한 열린우리당 김선배 후보측도 "대형 평수의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초 3동에서 완패했다"면서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부유층의 위기의식이 예상보다 크다"고 말해 부유층의 보수성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밝혔다.

이는 당선된 한나라당 후보들도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즉, 강남의 적지 않은 주민들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조세 정책과 강북 개발에 대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으며, 강남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적 불안감이 결국 노무현 정부에 대한 견제세력으로서의 한나라당 지지로 표출되었다는 것이다.

탄핵 역풍의 영향을 덜 받은 결정적인 요인

다음으로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경쟁력 부족을 들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 정말 강남에서 승리하고 싶었으면 강금실 장관 정도는 나와야 했다. 그 정도 인물이면 우리 강남 주민도 기꺼이 찍어준다. 웬만한 인물 카드가 아니면 우리 강남에서 한나라당 간판 없이 이기기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

청담동에 사는 사업가 김 아무개(45)씨의 말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강남에서 여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물의 중량감과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의 후보들은 참신성은 있었지만 크게 관심을 불러 일으킬 만한 후보는 없었다.

▲ 서초에서 5선에 성공한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
ⓒ2004 박상규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강남권에서 효과적인 세대교체를 이루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16대에 강남-서초에서 당선된 박원홍, 김덕룡, 최병렬, 오세훈 의원 중 김덕룡 후보만이 서초구에서 다시 출마했고, 다른 지역은 모두 정치신인들로 교체되었다.

이런 교체는 부패로 얼룩진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큰 작용을 했다. 즉, 강남에서 정치신인들을 전면에 내세워 '탄핵'과 '차떼기'의 기억을 차단하는 전략이 먹혔던 것이다. 이는 강남권이 탄핵 역풍의 영향을 덜 받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또한 경제 전문가 출신인 이혜훈, 이종구 두 후보를 서초갑과 강남갑에 각각 배치함으로써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강남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전략도 크게 먹혀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열린우리당도 현대정보기술 최고 경영자 출신인 김선배 후보를 내세워 경제에 관심이 많은 강남권의 표심을 얻으려 했지만 4선을 지낸 중진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서초동에 사는 주부 김선자(42)씨는 "우리들은 강북 개발을 강남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하며 출발한 노무현 정부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경제에 민감한 강남 주민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한 근거를 들었다.

"한나라당 강남 싹쓸이는 무원칙의 선택에서 비롯"

다음으로는 '탄핵 순풍'과 한나라당의 강력한 조직력이다.

다른 지역에서 탄핵이 역풍으로 작용했지만 강남권에서 탄핵은 '순풍'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탄핵 역풍의 여파로 서울 강북권에서 한나라당이 모두 패할 것이란 예측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강남권 주민들에게 큰 위기감을 조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선거 기간 내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그래도 우리 강남 주민이 한나라당을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온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독립 노년층이 많은 강남권에 더욱 강한 한나라당 바람을 불게 만들었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도 "탄핵으로 강남에서는 한나라당 지지가 더욱 강력해진 측면이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분당으로 퍼지는 조짐이 보이는데 현재로서는 차단하기 힘든 게 사실이고 장기적으로 강남을 공략할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혀 한나라당의 장벽이 높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했다.

▲ 서초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이혜훈 후보.
ⓒ2004 박상규
또한 세대교체 속에서도 그대로 이어진 한나라당의 조직력이 이번 선거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강남갑 이종구 당선자는 "현행 선거법으로 많은 유권자들을 만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하면서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한나라당 조직력이 승리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며 강력한 한나라당 조직력의 힘을 인정했다.

이상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비롯된 한나라당의 '강남 싹쓸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치동에 사는 회사원 강수혁(36)씨는 "탄핵이라는 사안이 강남에서 묻혀버린 것은 큰 문제"라며 "한나라당 강남 싹쓸이는 무원칙의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남권의 결과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대학원생 김미현(26)씨는 "강남이 무조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게 영남의 지역주의와 무엇이 다르냐"며 "이러다 강남에 신지역주의가 자리잡을 것 같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2004/04/19 오전 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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