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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 헌법재판관의 탄핵소추위원측 편들기 논란


BY 오마이뉴스 2004-04-22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5차 공개변론을 앞두고 헌법재판소 한 재판관의 탄핵소추위원측 편들기 논란이 일고 있다.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중인 헌법재판소(윤영철 소장)의 재판관 9명 중에 한 명인 권성 재판관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국회 소추위원측을 거들고 나섰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지난 20일 최도술·안희정씨 증인신문으로 진행된 4차 공개변론 과정에서, 권성 재판관이 이미 기각 결정이 내려진 홍성근 전 국세청 과장에 대한 인증등본교부신청을 소추위원측에서 누락했으니 이를 신청할 것을 촉구했다는 내용을 담은 '증거에 관한 의견'를 작성해 22일 헌재에 제출했다.

결국 기각 결정된 사안에 대해 소추위원을 대신해 인증등본교부신청을 촉구했다는 것은 중립을 지켜야할 재판관의 태도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헌재는 앞서 9일 열린 제3차 변론에서 서울중앙지법에 문병욱·이광재, 여택수, 안희정·강금원·선봉술씨 관련 사건에 대해서만 인증등본교부신청을 채택했다. 나머지는 증거방법들에 대해서는 일부 보류하기로 결정하고, 이외의 모든 증거신청은 기각했다. 이번에 문제로 제기된 홍성근씨 관련기록은 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권성 재판관은 4차 변론기일에서 "소추위원측이 헌재가 채택한 인증등본송부 촉탁신청에 대해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홍성근에 대한 수사기록 및 재판기록'에 대해서는 신청서에서 누락했으니 신청을 철회하는 취지라면 그 뜻을 분명히 하고 그렇지 않다면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소추위원측 대리인은 "착오였고 곧바로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측 대리인단은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이미 기각된 증거에 대한 조사가 착오로 행해짐으로써 시간과 노력이 낭비되는 것을 막고자 한다"고 이날 의견서를 제출한 이유를 밝혔다.

대통령 대리인단의 의견서 제출은 권성 재판관에 대한 항의 표시

대통령측 대리인단은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5차 공개변론을 앞두고 증거에 관한 의견서를 통해 권성 재판관이 국회 소추위원측에게 유리하게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셈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도 권성 재판관의 행동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갑배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는 "헌재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양측의 주장과 신청한 증거·증인을 공정하게 받아들이고 평가를 해야 한다"며 "이미 기각된 증거에 관해서 한쪽 당사자의 입증을 도와주기 위해 증거신청을 촉구하는 것은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법제이사는 "헌재는 증거 채부를 이미 전체 평의를 통해 기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을 재판관이 모를 리 없다"며 "평의에서 다시 채택하기로 결정한 것도 아니고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장도 아닌 재판관이 나서서 그렇게 행동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소송지휘권 행사는 재판장이 행하는 것이 원칙이고 일단 기각한 증거에 대해서 다시 신청을 요구하는 것도 재판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홍성근 전 국세청 과장'의 수사기록 및 재판기록은 국세청이 썬앤문그룹의 감세청탁과 관련해 '노'라고 적힌 메모의 의미 등에 대해 대통령이 관련돼 있는지 여부가 적힌 기록이다. 더군다나 이 기록은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 대통령이 관여되지 않았다고 밝혀진 바 있다.

이에 따라 헌재 전원재판부는 지난 9일 3차 변론에서 증거채택을 기각했다. 무엇보다 헌재가 모든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9명의 재판관이 함께 결정한다는 점에서 권성 재판관이 기각된 내용을 몰라 착각했다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이 사실을 소추위원측도 알고서 기록신청을 하지 않았다.

권성 재판관은 누구

권성 재판관은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경기고 및 서울법대 7년 후배로서, 이 후보가 1981년 4월부터 1986년 4월까지 대법원 판사로 재직 중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같이 근무했다.

그는 서울행정법원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 6월 후배 기수가 대법관에 오르자 법복을 벗었다가 2000년 9월 이회창 후보가 총재로 있던 한나라당의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권성 재판관의 약력

권성 헌법재판관은 1941년 충남 조치원 출생.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을 나왔으며 서울대학교 사법대학원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런던대 Kings College에서도 수학했다.

권 재판관은 1967년 제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2년 뒤에 부산지법 판사에 임명됐다. 그는 법원행정처 수석사법정책연구심위관과 대법원 사법제도 발전위원회 연구실장 등과 방송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청주지방법원장과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낸 그는 2000년 9월에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임명됐다.

<주요경력> 1967년 제8회 사법시험 합격. 1969년 부산지방법원 판사. 1971년 부산지방법원 진주지원 판사. 1972년 대전지방법원 판사. 1975년 서울지방법원 인천지원 판사. 1977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1979년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981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1982년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 1984년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겸 사법연수원 교수. 1985년 법원행정처 송무국장. 1989년 서울민사지방법원 부장판사. 1991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겸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 1993년 법원행정처 수석사법정책연구심위관, 대법원 사법제도 발전위원회 연구실장. 1994년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 부장판사, 제3기 방송위원회 위원. 1995년 방송위원회 재심의위원회 위원장, 방송위원회 감사, 법규특별위원회 위원장. 1996년 방송위원회 재심의위원회 위원장. 1997년 서울고등법원 민사 2부 부장판사, 제 4기 방송위원회 위원. 1997년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지원장. 1998년 청주지방법원 법원장. 1999년 서울행정법원 법원장. 2000년 9월 헌법재판소 재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