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4일 월요일
오늘도 학교공부가 끝나고 태권도학원선생님의 강제(집까지 걸어가기 힘들어서 억지로 차에 태워주시는 고마운의도도 모르고)로 학원차를 타고오게된 초등1학년 딸아이가 꺼칠한 얼굴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오늘도 걸어오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자꾸타고 가라해서 친구랑 학원차타고온것이 억울한양 간식을 먹으며 입을 삐죽인다.
하지만 그 얼굴에는 '엄마! 나 오늘 학교에서 속상한 일 있었어..'라고 씌어있길래 물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담임선생님께서 쉬는시간 틈틈이 교실밖에 나가서 훌라후프연습을 시키시는데 태권도를 1년여 배우고 있는 우리딸이지만 워낙 운동신경이 둔한(?)지라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게다가 잘하는 여자친구가 잘하는법을 가르쳐준다더니 남자친구들에게만 가르쳐주고, 또 어떤 개구진 남자친구가 "아줌마!"라고 부르며 놀렸던모양이다.
"엄마, 나 훌라후푸 1등하고 싶은데 잘안돼...흐흐흐...엉엉엉..."
라며 눈물을 뚝뚝흘리는 딸아이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잘 타일렀다.
우리딸,,, 남에게 칭찬듣고 싶어하는 욕심이 좀 있다고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늘처럼 1등-잘하고 싶은데 안된다며 눈물을 뚝뚝흘리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다.
평소에 "노력하지 않는 1등보다는 노력하는 꼴찌가 더 훌륭하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해주고 또 아빠나 나도 1등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쓴다고 생각했는데...
남보다 잘해보고싶다는 과도한 욕심이 아이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는것 같다.
평상시 허약한 편이라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또래들보다 승부욕이 좀 지나친것 같아 걱정이다.
어떤 엄마는 아이가 너무 욕심이 없다며 걱정이던데 우리딸은 지나치게 욕심이 많다 싶다.
항상 짜증을 잘내는 엄마밑에서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하니까 승부욕 뭐 이런쪽으로 너무 집착하게 되는건아닌지.....평상시의 엄마역할이 부족해서인것같아 미안하기도하고 걱정스럽다.
내가 엄마역할을 잘하고싶지만 맘처럼 잘 안되는것처럼 우리 딸아이도 바로 이런심정인것 같은데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니 그때마다 어떻게 다스려줘야할지 걱정이다.
미안하다 내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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