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유행어리뷰] 만두가 빚어낸 희비 쌍곡선(펌) | ||
[스포츠투데이 2004-06-15 09:39] | ||
지난 한 주 동안 각종 매체를 비롯해 대다수 국민의 입에 오르내린 화제는 단연 ‘만두소’라 할 것이다. 돈을 잃은 사람이 있으면 딴 사람이 있듯 온 국민을 충격과 분노의 도가니탕으로 몰아넣은 당 사건에도 희비는 교차된다 하겠다. 만두소를 통해 울상이 된 이들을 꼽는다면 첫째는 당연 소비자일 것이다. 혹자는 15년간 만두만 먹어온 영화 ‘올드보이’의 오대수가 불량만두의 최대 피해자가 아니겠냐는 주장을 하지만 그는 적어도 좋아서 돈 주고 사 먹지 않았으므로 일반 소비자가 느꼈을 분노와 배신감에는 비할 수 없다. 둘째는 혐의 없는 만두 생산·판매자일 것이다. 뉴스 보도에서 확인한 것처럼 이번 불량만두 사건은 국민의 만두에 관한 총체적 불신으로 이어져 잘못 없는 이들에게까지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특히 이 부분은 불량만두소 사건 보도에 있어 언론이 쓰레기만두소 등을 운운하며 지나치게 과격한 표현을 썼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고 법원에서도 관련 만두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음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한 만큼 억울함을 호소하는 식품업체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불량만두소를 통해 이익을 봤을 이들을 꼽아보자. 최대 수혜자는 언론이다. TV와 신문 등 기성 매체를 비롯해 각종 온라인 신생 매체에 이르기까지 이번 만두소 사건만큼 모든 매체가 일치단결하여 분노의 목소리를 낸 적도 흔치 않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불량식품 생산자들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사뭇 살기마저 느껴지는 성토와 규탄이 가득했다. 하지만 국민이 무엇보다 궁금해할 인체 유해 여부를 다룬 보도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분노의 자극은 매체의 가장 큰 상술이기 때문이리라. 정부 역시 이번 사건으로 언론 못지않은 이익을 보았다고 하겠다.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 관련 공약 및 국민연금 운영폐해 등 불신을 받아온 사안들이 만두 속으로 꼴딱 사라졌으니 말이다. 그리고 한 사람 더. ‘만두부인 속터졌네’ ‘만두부인 열받았네’ 등의 에로영화를 내놓은 영화제작자 한지일,과연 당 영화가 국민적 공감대를 더욱 공고히 하여 그의 말처럼 모럴 해저드에 빠진 국내 식품 가공업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newtoilet@ddanz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