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372

공짜돈 3만원


BY 나의복숭 2004-07-16

일주일전이였든가?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부슬부슬 내린날였다.
화알짝 개인날은 마음도 가벼운데
비가 내린날은 왠지 이나이에도 좀 센치해지고
안하든짓도 하고 싶고 그렇다.
나갈려니 오라는데도 없고 오랜만에
교양이라도 좀 쌓아볼까하여 평소에 잘 읽지않는
무거운 책을 읽을려고 맘 먹었다.

눈이 참 좋았는데
어느날부터인가 가물거리기 시작했고
돋보기를 껴야했다.
당연하게 무거운 책은 멀리하기 시작했고
가볍고 머리에 얼른 들어오는 재미난 책만 읽다보니
교양이란게 생길 리가 있나.
그래서 비도 오니
아 오늘은 교양 좀 쌓아야지 생각한거다. ㅎㅎㅎ

베란다 광속에 묶어놓은 책을 꺼집어 냈다.
옛날에 읽은책중 애착이 가는 책들을
이사하면서도 버리지 않고 묶어놓았든거.....
종이가 좀 누렇게 되어 있는책을 한권 뽑아서
녹차 한잔을 옆에두고 마악 읽을려고 펼치는데
뭔가 시퍼런게 언뜻 보인다.
그냥 무심히 펴보는데 아니... 이게 뭐여?
책 틈새에서 시퍼런 세종대왕님이 보이지 않는가?

하이구....
삐닥하게 누워있다가 얼른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세종대왕앞에서는 자세를 바로 해야지...ㅎㅎ
공손하게 펴보니 한 장 두장...깔갈한 세종대왕이
3장이나 나온다.
너무 새돈이라 종이 끝에 살 베일까 겁난다.

흐미...내가 이걸 언제 넣어놓았지?
분명하게 내 책이니 내가 넣어놓은거 맞지 싶은데...
하긴 누가 넣어놓은들 어떠랴.
돈임자는 당연히 나인데...ㅎㅎㅎ

비가 오든 말았든 그만 입이 싱글 벙글..
난 돈이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다.
혹시나 싶어
다른책도 꺼집어 내어 거꾸로 탁탁 틀어보고
책장도 넘겨봤는데
아쉽게도 다른책에는 없었다.
제길... 다른책에도 좀 넣어놓지...

근데
3만원이란 돈을 왜 넣어놓았을까?
깔깔이 새돈이라 쓰기 아까워서 그랬을까?
하필 3만원?
5만원 넣어놓았으면 더 좋았을낀데...
머리 굴려봐도 기억도 안나고
중요한건 내 수중에 공돈이 3만원이 생겼다는거.
피 땀흘려 번돈이 제일 가치있는 돈이라고 하는데
애구 이런 불로 소득도 가치만 있네.
길가다가 줏었드라도
파출소에 갖다주기는커녕 룰루랄라 하며
입 싹딱고 인마이 포켓인데(캬~ 영어하는거 함봐라)
하물며 내책속에서 나왔으니 더 당당하게 집어넣었다.

뭐 했냐고요?
얼라도 안뱄는데 마트 갈때마다 그넘의 수박이 왜 그리
묵고싶든지 눈 질껀 감고
수박 한덩이부터 사서 먹었심다. 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