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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업이려나....


BY 심심한이 2004-08-03

결혼 10년 만에 여름 휴가를 그야 말로 피크때 갔다.

동해안 속초시내 부터 밀리기 시작한 차량이 끝간대가

없고 장장 12시간을 차에서 몸을 비비 꼬며.......(올라 오는 길)

 

내리 쬐는 태양이 정말 사람을 파김치가 되게 만드는데

거북이처럼 움직이지 않는 빨간 불빛 그야 말로 짜증 왕 짜증.....

 

옆차선에 어떤 사람이 탓나 보고 앞차도 보고 옥수수사러

내렸다 차가 떠나는 바람에 헐레 벌"떡 마라톤 하는 아저씨

응원 해가며.....

 

그렇게 열시간 쯤 왔을까 가평쯤에서 문득 옆차선에 있는

트럭 위에 머리를 쳐박히고 옴짝달짝 못하고 묶여 있는 누렁소

두마리.......

 

세상에나 강원도 에서 장장 열 시간을 그 뙤약볕을 받으며 서

있어서 였을까 다리가 풀려 주저 앉을 듯 앉을 듯 하지만

머리가 묶여 있어 앉을 수도 없는 .........

 

마지막 죽으러 가는 길 까지 저리도 힘들게 가야만 할까

뒤에서 거품을 물고 죽음을 기다리는 누렁소와는 달리

앞좌석에서 에어컨 틀고 "허 허"대고 웃는 두 명의 아저씨가

왜 그리 밉게 보이던지.....

 

전생에 너희들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승에 짐승으로 태어나

그런 혹독한 고통속에 죽어 가야만 하니.

아마도 전생에 너희는 사람이었고 저 두 사람에게 못할짓을

많이 해서 이승에 운명이 바뀐것은 아닐까?

 

에고, 착하게 살아야지 죽어서 짐승으로 태어나진 말아야지....

소고기도 먹지 말아야지......소는 저 죽을 때를 안다드만.....

팔자 좋은 애완견들은 휴가길도 따라와 바다 구경도 하드만...

 

사람이나 짐승이나 역시 팔자가 좋아야 하는데.......저도 종종

내가 전생에 뭔 죄를 그렇게 많이 지어서 이렇게 사나 생각 할때

많거든요.

 

사람살기도 힘든 판에 그깟 소 두마리 가지고 뭘 그러냐 하는

분도 계시 겠지만  그날 귀경길에 본 풍경중에 마음이 쓰였던

일이 어서 써 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