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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


BY 한여름밤의꿈 2004-08-07

 

 우리는

더위만을 피해서가 아니라

답답함을 피하러

그리고 타인들의 가족끼리의 오붓함을 위해서

자리를 피한다.

 

내게 "가족이 되어주소서..."란 어귀는  사전에 없는말이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나 가난하여 타인의 가족이 될 수 없으므로.....

 

지나가는 바람 한 줄기.

흘러나오는 바람한줄기.

그리고 내 마음의 작은 여유...한가함.

모두 버무려 휴식의 샐러드 위에 살짜기 올려놓는다. 

라디오도 티브이도 모두 담아두고 신문 한장 달랑.

부채하나 달랑.

선풍기는 그저 건조와 환기를 위해서일 뿐.

입은 옷도 귀챦아 알몸으로 서본다.

그냥 맨살로 앉거나 눕기엔 좀 그렇군.

아무거나 하나 가벼운걸로.....

 

아아....

이제야 조금 편안하구나.............

 

이렇게 얼마를 지나면

무얼하고 싶어질까....?

내게 어떤 의욕이 생길 수가 있을 것인가....?

이 지친 몸과 마음에.....

내가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나는 채워 줄 수 없으므로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린다.....

그리고 화를 낸다.

토라져 혼자 있다보면

조용히 내가 하고 싶은 작은 것들을 할 수가 있어진다......

이젠 예전처럼 커다랗게 법석거리는것들을 하기 싫다.

늙었기 때문이지.......

다 귀챦다.

맘도 몸도 아프기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조용히 쬐끔의 것들에 매달린다....

천치가되어..........................!

 

단 하나의 즐거움....

생명있는것들의 편안함을 알리는 문안전화.

그저 생각없는 미소를 지으며 들어두는 그것들의 소리!

다시 천치가 되어

조용히 숨을 쉰다.

나는 아직 살아있다.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