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시어머님이 오셨죠.
날씨도 더운데 점심에 냉면 어떠시냐고 여쭈려고 했더니...
느닷없이 삼계탕 거리를 사오신 시어머님...
닭은 금방 삶아도 되는데 무슨 곰탕 끓이듯이 국물 우려내서 닭죽 쑤신다고 글쎄 이 더운 여름에 날을 잡았네요.
땀을 삐질삐질...과연 이렇게까지 하면서 삼계탕을 먹어야 하는지...싶은데 어머님 정성을 생각해서 맛나게 먹었죠.
눈치 없는 아이들은 닭죽이 맛없다면서 맨밥 달라고 아우성...
이 엄마가 보내는 온갖 눈치를 모른척 해가며...
오후가 되어 한 두어시간 낮잠을 주무시다 일어난 시어머님 별안간 가시겠다고 ...(그 때 이 며느리는 변비로 화장실에 있었슴)
옷 다 입고,가방 다 챙기고 한참을 시간을 때웠는데도 나오지 않는 며느리..
결국은 그냥 가신다고 하십니다.
"어머님,10분만 있다 가세요"(^^;;)
화장실 안에서 정말 민망해 죽을 뻔 했습니다.
"괜찮다.너 변비 인거 내가 모르냐.."(ㅡ.ㅡ)
결국 그렇게 시어머님이 가셨슴다.
이 더운 여름 여기까지 오시는 것도 힘드셨을텐데...
고생을 고생이라 생각안하시는 어머님...
나도 이담에 자식을 찾아다닐 때 이런 느낌이 들런지...
저녁엔 시어머님께 전화 한 통 드려야 되겠네요.
더운데 잘 가셨냐고...고생하셨다고....
괜시리 죄스러운 하루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