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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바람이 부네요...


BY 문구아짐 2004-08-27

개학이 며칠 남지 않았네요.

월요일부터는 한시간씩 일어나는 시간이 당겨져야 하는데...

아침에 부랴부랴 출근하는데, 딸아이는 침대에 널부러져 자고 있고, 남편은 바닥에 새우처럼

쪼그리고 자고 있네요... - 요즘 방학이라 남편이 나보다 늦게 나가거든요. -

오늘따라 이 집이 왜 이리도 더 좁아 보이는지...

주방겸 거실 바닥엔 몇주째 치우지 못한 물건 들이 굴러다니고...

딸아이 방도 마치 이사와서 자리 잡지 못한 방마냥 지저분하고...

출근해서 사무실 청소하면서 너무 서럽더라구요.

우리집 청소도 못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참, 문구점 하나 하면서 포기하고 사는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은 절대 이해 못할 겁니다.

남편 한사람 때문에 다른 가족들은 이게 뭔지...

남편이 조금만 생각을 바꿔준다면 지금보다는 모두들 덜 힘들텐데...

하는 생각이 들때마다 남편이 미워집니다.

제가 퇴근하고 문구점만  안가고, 남편이 10시쯤에만 문을 닫고 들어와 주면 지금보다는

나은 환경에서 생활이 될텐데...

이럴 줄 뻔히 알았기 때문에 처음엔 남편하고 많이 싸워도 보고, 애원도 해보고 했지만

결과는 제가 손드는 수 밖에 없었네요... 누가 우리 남편의 슈퍼 울트라  고래심줄 고집을

꺽을 수가 있겠어요?

 

남편하고 살면서 제일 절망적일 때가 주식에 미쳐있을때 였던 것 같네요.

아무리 옆에서 무슨 이야길 해도 마치 벽에 대고 이야기 하는 기분...

결과는 정확이 예견한대로 나타났죠.

스스로 아, 이게 아니구나! 하고 느끼기 전까지는 아무도 말릴 수가 없더라구요.

지금은 그나마 문구점에 미쳐있으니 그때 보다는 낫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요.

 

가을이 벌써 오긴 왔나 봅니다.

왜 이렇게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지 모르겠어요.

쉼없이 바람이 불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