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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키우기 힘든 세상...


BY 문구아짐 2004-08-28

어제 정말 너무 황당한 일을 겪었답니다.

사무실로 딸아이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집전화번호가 뜨더라구요. 방금 사무실을

들렀었기에 집에 도착했다는 전화려니 했죠.

근데 울먹이면서 우리 문구점에 가끔 오는 어떤 오빠가 집에 들어와도 되냐고 했다는

겁니다. 집에 따라왔다고...

그래서, 누구냐고 전화 바꾸라고 했더니... 딸아이 우는 목소리하고 실갱이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순간... 저 너무 놀라서 전화기 팽개치고 집으로 달려나갔죠.

다행히 집하고, 사무실 거리가  가깝거든요.

막 뛰어서 집이 보이면서부터 딸아이 이름을 부르면서 계단을 뛰어올라갔답니다.

그때 중학생 녀석 하나가 허겁지겁 내려오고 있더라구요.

딱 보니 우리 문구점에 가끔 오는 조금 모자라 보이는 녀석이었습니다.

그녀석 멱살을 움켜쥐고 가방을 뺏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갔더니 딸이 울고 있더라구요.

 

딸을 진정시키고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사무실을 들렀다가 집으로 가는데 그 녀석이

집에 누구 있냐고 묻더랍니다. 아무말도 안하고 일부러 집하고 반대쪽으로 갔다네요.

그랬더니 그 녀석이 빨리 집으로 가라고 맞고 갈래, 그냥 갈래 그러더라네요.

그때부터 딸아인 겁에 질려서 울면서 집으로 갔나봐요. 그녀석이 돈을 달라고 하더래요.

그러면서 집에 들어오려고 해서 저한테 전화를 했고, 엄마한테 전화하는 소리를 듣고는

그녀석이 그러더래요.

돈 없으면 치마를 입으라고... 그래서 싫다고 실갱이를 하고 있던차에 제가 오는 소리를

듣고는 도망가던 중이었던 거였습니다.

 

정말 지금 생각해도 진정이 되질 않네요. 평소 딸아이가 그래도 제법 생각이 깊고, 어른

스럽다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어쩜 아무도 없는 집으로 갈 수가 있었을까요?

제가 있는 사무실쪽으로만 왔어도 괜찮았을텐데요...

그래서 어린아이인가 봅니다. 지금 초등 5학년이고, 키도 제법 큰 편이거든요.

몸집은 어른스러운데 하는 행동은 판단력 미숙한 어린아이니...

무슨 안좋은 일 이라도 생겼다면 어쩔뻔 했는지...

세상이 하도 험해서 뉴스보면 요즘 중학생들 무섭다는 생각이 가끔 들었거든요.

치마를 입으라는 소리가 뭔지... 참 어처구니 없었네요.

 

다행히도 그녀석이 조금 모자라는 녀석이었기에 - 약간 이상해 보였어요. 반성문도 어떻게

쓰냐고 물어보고, 아빠한테 전화하면 자기 맞아 죽는다고도 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도 하고... - 그나마 그 정도선에서 끝났지, 정말 생각할수록 끔찍하네요.

남편이 그렇게 화내는 모습 처음봤네요. 남편이 누구 때리는 모습도  처음 봤구요.

아는 아이들이 약간 정상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아버지도 조금 그렇대요.

일단, 남편이 그아이 집으로 전화를 하고, 그애 아버지랑 통화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애 한테는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말라고, 경찰서 잡혀간다고 - 조금 더 심하게, 강도

높게 이야길 해서 돌려보냈답니다.

 

얼마전 초중생 여자아이들 성폭행한 50대 잡혔잖아요.

그사람도 아이들한테 누구좀 불러달라느니, 길좀 가르쳐 달라느니 하면서 아이들을 유인

했다네요. 우리 아이들한테 구체적인 상황과 함께 이런 경우 어떻게 하라고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더라구요.

우리 딸한테도 그럴때는 사람들 많은 곳으로, 엄마 사무실로 오라고 이야기 했네요.

절대 아무도 없는 집으로 가지 말라고...

남편하고 둘이 잠든 딸아일 쳐다보며 마음이 무겁더라구요.

몸도, 마음도 여리기만 한 우리 딸을 어떻게 키워야 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