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24

내 모양이 처량하다.


BY jin7533 2004-08-31



내 모양이 처량하다.

인제는 그렇게 덥던 여름도 막바지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사계절에 민감한 나는 가을을 제일 좋아한다.

그래서 가을을 탄다고 하나?

가을엔 좀 감상적이다.

모든 만물이 세월이 흐르면 연륜이 쌓이고 늙어지며 결국은 이 세상을 하직하는게 당연지사인데 왜 나는 이렇게 내 모양이 처량하게 느껴지며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것일까?

내 모습이 거울에 비쳐지고,길에나서면 쇼윈도에 비쳐진 내 모양은 너무나 처량하다.

내 다른건 다 수용할 수 있다. 물론 정신력으로나 모든일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그 것도 옛날처럼 아무리 일을 많이해도
피곤한줄 모르던 내가 세월의 훈장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만다.

1,2년전만해도 나는 당당했었다.

여자만이 누릴 수있는 건 누려야한다고........

날씬하게 남앞에 추하지 않게 깔끔하게 차려입고,이렇게 나서면 우선 자신이 당당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 같은 위안도있었다.

그런데 인제는 그져 편한게 좋다.

누구에게 보여줄 상대도 없고,봐주는 사람도 없고 외출을 하려면 제일 만만하고 편한옷을 입게되고 아무려면 어떠랴?

아렇게 나는 늙어 가고있는 것이다.

당연지사로 받아 들여야 하는데 그냥 내 모양이 처량하게 생각되어 때로는 사글퍼진다.

다른사람 다 늙어도 나는 늙지 않을 것처럼 자신 만만하던 내가 이렇게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더니 외관상 비쳐지는 내자신이 너무나 싫어진다.

그리고 왜 기억력이 없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

현관 문을 잠갇는지? 가스불을 잠갇는지? 가타등등 많다.

나이 먹으면 우기지 말아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기억력으로 우겨봐야 결국은 손해보니 웬만한건 우기지 않는다.


겉모양새와 정신이 쪼그라들어도 마음과 행동은 움추러들지 말자! 비록 겉이 이렇게 쭈굴쭈굴 해졌다고 속까지 쭈굴쭈굴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나는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남앞에서 추하게 행동하지 말자!,젊은이들에게 눈치 먹지말자!
내가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말자!,등등..........

이래서 가끔은 그 옛날 추억의 앨범을 들춰보며 아!!!!!1내가 이런때도 있었구나! 하며 추억을 먹고 살아가고 있으며 옛날 사진을 좋아한다.

내가 살아서 움직이는 날까지 우리 가족을 죽도록 사랑 할 것이며,주위 사람들에게 베풀 것이며,친구들과 신의를 지킬 것이며.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서 여행의 길도 넓혀서 이 세상 훨훨날아보고 싶다.

처량한 내 모습을 바꾸어보자!

60세가 훨 넘은 주제에 지가 무슨 16세 소녀인줄 알고 그동안 착각 했었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인제는 접어두려고 한다.

가을의 문턱에서 이렇게 수다를 떨고나니 속이 시원하다.

여기 내가 좋아하는 유안진의 글을 올려본다.
 

                                "지란지교"를 꿈꾸며...

                                                                 지은이 : 유안진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형제나 제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영원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

다만 그의 인물이 맑은?강물처럼 조용하고 은은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조중히 여길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때론 약간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을
쳐주고나서 얼마의 시간이 지나 내가 평온해 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가지 계속 되길 바란다.

나는 때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먹고 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마음을
지울 줄도 알 것이다.

때로는 얼음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눈 속 침대갖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도 있고

아첨같은 양보는 싫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을 갖기를 바란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지 못하더라도 곤란을 벗어나려고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지않을 것이다. ?

오해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진 않다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푸진 않게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처럼 품의있게 군밤을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 때는 백자보다 우아해지리라. ?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두사람을 사랑한다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지 않으리라.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 버티어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