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정치관련 글들이 올라오는 게시판에서 노무현을 죽도록 미워하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생각을 엿보곤 한다. 대부분 구체적인 사실은 없고 비아냥 중심의 댓글이지만, 그런것들을 계속 읽다보면 대충 오는 느낌같은게 있다. 바로 "균형감각 상실"이다.
한나라당의 차떼기를 예로 들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이회창캠프가 700억, 열린우리당이 100억을 먹었다는 사실을 놓고, 누구나 한나라당이 더 더럽고 부패한 집단이라는 생각을 하는건 당연하다.
그러나 그들은 좀 다르다. 그들은, 두 집단이 똑같이 부패했거나, 아니면 100억먹은 집단이 "지들만 깨끗하다고 외치는" 집단이라 생각하며 증오심을 갖는다. 일종의 정신병인것이다.
노대통령이 100억에 대한 사과를 해도 막무가내다. 700억을 먹은 자들의 도덕적 열등감이 클 것이다. 그러나 그런 열등감이 100억 먹은놈 있으니 700억 먹은것도 잘못된건 아니다는 논리로 발전하는 정신상태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
과거사 정리도 마찬가지다.
박근혜와 신기남의 부친의 친일부역에 관한 죄질이 설령 같다고 할지라도, 박근혜는 그런 죄질로 얻은 부와 권력을 자신이 이용하며 살고 있다는 점, 신기남은 부친의 죄질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는것이 다른것이다.
실제로 중요한것은 바로 그런 차이이다. 이완용의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연좌제에 의해 처벌하자는 주장은 공감대를 얻기 힘들지만, 지애비의 땅을 찾겠다고 소송을 거는 그놈들의 면상을 주먹으로 날리자는 주장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것처럼 말이다.
그뿐인가. 이들은 조선일보나 한겨레나 어짜피 특정 정치세력 편을 드는 신문이라고 주장하며 조선일보도 정상적인 신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알다시피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설립배경도, 성장배경도 다르다. 조선일보가 정치권, 재벌과 결탁하며 언론의 소명을 잊고 얼마나 비굴하고 못된 방법으로 지금의 기업형 언론사가 됐는지 모르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80년대, 제대로 된 언론이 이땅에 태어났으면 하는 소망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모아 창간한 신문이 한겨레라는 사실도 모르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패러디사건 또한 엽기다.
한 네티즌이 청와대 홈피에 올리고 관리자가 대문에 건 해피에라이~ 패러디와, 한나라당 의원님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대통령에게 육실헐 놈이라 외치던 풍자(?)극을 보자.
기본적으로 사안을 놓고 비교할 줄 아는 뇌기능은 마비가 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
패러디의 주체도, 내용도, 비교가 불가능하다. 혹시 주변에 외국인이 있다면 한번 물어보라. 청와대홈피에 올라왔던 패러디 포스터는 세계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잇는 정치인에 대한 패러디다.
그런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벌인 변태행위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괴상한 집단자위였다.
더 황당한것은 한나라당은 사과가 아니라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는 황당한 발언으로 연극하는 사람들의 분노를 치밀게 했는데, 알바들에게는 사실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그들의 뇌에는 그런건 "그게 그거" 로 대치시키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누가 보아도 너무나 상식적이고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사실을,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뒤틀린 감정이다.
시민단체고 개혁이고 설쳐대는것들이 그냥 무작정 꼴보기 싫은것이다. 신혜식이 어느날 갑자기 DJ가 죽도록 꼴보기 싫어져 조선일보의 개가 된 사연처럼, 그렇게 그들은 일방적인 증오에 휩싸여 변해가는 것이다. 차라리 그 증오를, 한평생 특권과 반칙으로, 좋은게 좋은거, 싸바싸바 하며 이땅을 좀먹어왔던 수구들에게 보내면 좋으련만.
이 모든것은 분단이라는 상황과 쿠테타에 의한 정권탈취가 진행되오던 "비정상"적인 근현대사를 살아온 덕에, 이미 객관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마비된 탓이 아닐까 한다. 어떻게 그들을 치유할 수 있을까. 모두가 고민해볼 문제이다.
사족...
국보법 폐지에 관한 그들의 생각은 압권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국군이 아닌 국보법이 지켜주는줄 알고 믿고 있다. 일종의 "성경"처럼 말이다.
정신적 무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직 60년대를 살고 있는 그들이다. 박정희-전두환이 참 세뇌 하나는 제대로 시켰놨다.
개인적으로 수천명이 광화문에서 인공기를 흔드는 상상을 하는것 자체가 코미디다.
글쎄. 개인적으로는 그런 상황이 되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3/1절날 성조기를 흔드는 미친 똘아이들을 바라보믄 심정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