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울집 개 이름이다. 나이는 9살 정도.. 시어머니랑 시누랑 함께 살던 강아지 였는데 특히 시누이의 사랑을 흠뻑 받으며.. 시누와 한 침대를 쓰며 살던 녀석이었다. 보통 애완견들이 그렇듯이..온갖 호사를 다 누리며... 그렇게 서울 강남의 아파트에서 살던 녀석이다. 그러나 작년 봄 시어머니댁에 눈빛처럼 하얀 페르시아고양이 '진주'가 들어오면서.. 그녀석의 인생은 내리막을 달리기 시작했다. 텃새를 엄청 부렸다. 거의 일년을 고양이 녀석을 미워하면서 텃새를 부리고..심술을 부리고.. 그러다..결국은 진주의 밥그릇에 오줌을 갈기면서 결국..시엄니의 눈밖에 나면서.. 베란다로 쫒겨나더니.. 올 3월..시어머니가 미국으로 근 두달을 다니러 가시면서.. 하루는 포시랍던 아파트 생활을 접고 그야말로 광야와 다름없는 울집으로 오게 된것이다. 울집.. 물론 고양이 방울이도 있고 그녀석의 아가들도 있고.. 단비도 있다. 하지만 어떠한 동물도 집안에서는 키울 수 없다는 철칙이 있었으므로.. 밖에서 키워도 좋다는 승락(?)을 받고서 하루는 우리집으로 유배를 온것이었다. 처음 며칠은 개의 인생에서 노년기에 거주 환경이 바뀌는 운명을 받아 들이기 힘들었는지.. 먹지도 짖지도 않으면서..한 사나흘을 버티었었다. 그리고..근 두달은..틈만 나면 현관문이나 거실창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나...어느덧 자연의 자유로움을 만끽 하게 된 하루는..마당이며 동네며 어디든 돌아다니며 자유를 구가하는 그런 생활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잘 대해주는 사람들을 다음날 보면 또 짖는바람에.. 어어없어하며 앞집 슬이가 "하루가 왜 하룬지 알겠어 기억력이 하루야.."라는 소리를 듣긴했지만.. 물론 거실앞쪽은 방울이에게 거주권을 이미 뺐겼기 때문에..방울이에게 몇번 뺨을 맞는 수모를 당하긴 했지만.. 단비와는 매우 잘 지내고.. 거기다..새봄이(단비딸인 슬이네 암컷 누렁이)에게는 노상 붙어 사는 즐거운 놈팽이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한번도 장가를 가본 적이 없는 이녀석.. 다 늦게..인생의 봄이 찾아왔는지..암컷을 보면.. 사이즈가 전혀 맞지 않는데도..뒤를 졸졸 따라다님서.. 슬이네를 보기 민망한 모습을 아주 매우 자주 보이주곤 했는데.. 더군다나..요즘 슬이네 새봄이가 발정기가 왔는지.. 이 넘 하루의 생활반경은 거의 슬이네 새봄이네로 정해지는가 했는데.. 그에게도 시련이 찾아왔으니.. 바로..건너마을 대모님댁 흰진도견 진돌이와 연적 관계에 놓일 줄이야.. 그래도 어쩌랴..일본어로 하루가 '봄'이 아니더냐.. 나이들어도 인생의 봄은 우짤 수가 없나보다. 안그래도..슬이엄마의 걱정스런 목소리.. 언니..요즘 진돌이가 왔다갔다 하는데.. 하루 까불다가..물릴까봐 걱정이네 하는 소리를 듣고..몇시간 지나지 않아서.. 저녁시간..차 트렁크에서 뭔가를 꺼내려고..하고 있는데.. 으르릉 소리와 깨갱소리.. 멀리서..진돌이가 하루를 물어 흔들고 있는 광경이 내 눈이 들어왔던 것이다. 내 비명소리에..슬이 엄마도 쫒아나왔고..민호엄마도 버섯 나눠먹으려고 들고 왔다가..쫒아나왔고.. 그 사이 진돌이는 도망가고..하루녀석이..절뚝거리며 제 집으로 다리도 잘 못쓰면서 들어가는 것이었다. 상처를 봐주려고 했지만..겁도 나고.. 무엇보다 하루녀석이 너무 놀랐는지.. 주인 마저도 접근을 못하게 하는 통에.. 스프레이로 알콜을 뿌려주고..남편 퇴근길에.. 늦게까지 한다는 동물 병원으로 데리고 갔었다. 생각보다 너무도 큰 상처.. 앞다리 안쪽은 거의 너덜더널 찢어지고..근육 안쪽에 깊숙한 상처..뒷다리도 인대 하나가 끊어졌단다.. 으흑.. 수술을 마치고..붕대감고..얼굴에 깔대기까지 쒸우고..며칠 통원치료 받아야 한다는 의사말을 뒤로 하고..집으로 돌아왔다. 녀석..사랑이 뭐길래.. 다행인건..장기를 다치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데.. 혹시라도..물어 뜯긴 인대라서..나중에 다리를 절 수도 있다는데.. 암튼..살수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긴 하다.. 이불덮어주고..집도 꼭꼭 싸주고.. 하루를 지내고 아침에 얼굴을 내미니..녀석.. 꼼짝 못하고 누워서는 꼬리를 흔드네.. 먼 로멘스 파파도 아니구.. 사랑에 목숨까지 걸어야 한단 말이냐..하루야.. 어쨌든 이름처럼 하루빨리 악몽을 잊고 나으려므나.. 수술비 엄청 깨졌단다..으흑..ㅠ.ㅠ 스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