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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을 살아오면서...


BY 게으름뱅이 2004-11-06

어떤 말을 써내려가야 할지 막막하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나이인건 알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겪어온 이야기들 누구에게도 말못한 이 사연들을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이글을 읽는 분들께 이야기하고 싶다.  동거... 이혼... 결혼... 두 아이... 사랑하는 가족...

 

중학교 땐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만나게된 동창생..

항상 어두워만 보였던 그가 나의 거리낌없고 밝은 성격과 말투, 행동등에 빠지게된건 그를 만나고 나서 얼마 지난 후...  그 또래와는 다르게  또 나와는 다르게 항상 진지하고 심각해보이는 그를, 서로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그와 내가 사랑에 빠진건 그 얼마 후...

부모님 몰래 둘만 갔던 여행에서 더이상 떨어져 있을 수 없을것 같아 내린결정. 동거...

그렇게 부모님 속을 까맣게 태우며 시작하게된 그와 나는 잠시였지만 행복했던 때도 있었던것 같다.  항상 밖으로만 나가고 싶어했던 나와 정반대였던 그와의 잦은 싸움.

항상 돈이 모자라 쪼들리기만 했던 우리 생활은 그 끝을 보이는 듯이 삐거덕거리기만 했다...

거기다 참을수 없는건 우리 부모님에 대한 무시와 나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었다...

그가 밤에 일을 나갈 때면 어딘가에 숨어있을 카메라를 찾아 난 항상 온 방안을 뒤져야만 했다... 내 가방안에 혹시라도 도청장치가 있을것 같아 말조심해야 할것 같다는 친구의 말에

더이상 참지 못하고 밖으로만 나가게 되는 철없는 나... 다른 남자를 만나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방황하는 날보며 그는 술병으로 자기몸을 그어버리고 칼을 가지고 위협하는 상태까지 이르게 되었다... 항상 싸우는 우리덕에 집안 살림살이들은 온전한 날이 없었고,

이웃들은 경찰에 신고까지 하는 날들이 계속해서 반복, 또 반복...

이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나와 찾아간 곳이 지금 남편의 자취방...

그곳까지 날 찾아내서는 남편에게 주먹다짐을 하는 그...

모두 용서할테니 돌아오라는 그의 말에 흔들리는 날 잡은건 남편의 한마디였다...

"난 항상 여기 있어, 이 집처럼 항상 여기 있을테니까 오고 싶을때 편하게 와."

더이상 힘들게 살 수 없었다, 벗어나고 싶었다, 숨이 막혀 죽을것 같은 그와의 생활을 접고 싶었다. 다시 돌아간다 해도 더 심해질 그의 의심과 불신을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옷가지만 챙겨들고 다시 찾아간 남편... 날 따뜻하게 맞아준 남편이 더할나위없이 고맙고,

또 감사했다... 그렇게 그와의 이혼 후 남편과 동거를 하게되고 석 달 뒤에 첫아이를 임신하고 그 석달 뒤에 결혼식을 올렸다...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로 한남자의 아내로, 한집안의

맏며느리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지금 내 나이 스물 하고도 아홉...

고맙게도 남편은 나의 과거는 전혀 한번도 들추지 않고 있다... 술에 취해서도, 부부싸움을해 화가 많이 났을때도... 감사한 내남편... 시댁 식구들 모르게 하느라고 애쓰는 내 남편... 사랑하는 내남편... 내 목숨과도 같은 사랑스런 두 아이...   나는 지금 이순간 행복하다...

나의 이 작은 행복이 지켜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것 같아, 나는 행복하다...

저기 저 하늘에 계신분... 제 가족을 제 행복을 지켜주세요...

 

두서없이 써내려간 이글로 인해 불쾌하신 분들이 생기진 않았나 조심스레 걱정해봅니다...

이렇게라도 마음을 털어놓으니 좋으네요... 행복한하루 되시고요...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