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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모르냐!!


BY 나리 2004-11-23

이제 찬바람이 불고, 정말 추워지는 계절이 돌아왔다.

이럴땐 목에 좋은 차를 찾게 되는데,,

지난 겨울 설탕에 관한 나의 실수가 생각나서 짧으나마 글을 올려본다.

 

지난 겨울 친정에 갔었을때 일이다.

나는 유난히도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들을위해 모과차를 준비하기로 맘 먹었다.

그래서 모과를 좀 많이 사와 엄마네도 담가주고 우리것도 담아 오기로 결심했다.

모과는 차로 마셔도 좋지만, 손으로 모과를 비비면 손에도 기름이 자르르~ 흐르고

향기도 넘 좋아, 나는 모과를 참 좋아한다.

 

뭐, 차 담그기전에 이런것 실컷 해보고ㅎㅎ

본격적으로 모과차를 담그기 위해 모과를 담을 병을 준비해 살균해 놓고, 

깨끗히 씻어 놓은 모과를 썰기 시작했다.

근데, 모과씨 부분이 어찌나 단단한지 손에 물집이 다 잡힐 정도였다.

아픔을 참으며 그 많은 모과를 다 썰어 놓았다.

아이들과 엄마를 생각해서...

 

썰어 놓은 모과를 병에 넣으며 설탕을 붓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병을 채우고나니 설탕 통에 담겨진 설탕이 부족하여 설탕을 찾던중

또다른 병에 하얀 설탕이 담겨져 있는게 눈에 띄었다.

 

그래서 나머지 두병은 모두 그 설탕으로 모과차를 만들었다.

그렇게 모두 3병을 담가 놓고, 한병은 내가 나머지는 엄마를 드리고 오려고 맘 먹었다.

그렇게 다 만들어진 병을 나란히 한쪽으로 줄을 세워놓고 너무나 뿌듯한 맘에 방으로

들어가 TV이를 보고 있었다.

 

근데, 그날 저녁 일이 터졌다.

엄마가 저녁을 하시다 소금을 찾으시는데 소금을 분명 여기에 두었는데 안보이신단다.

그래서 나는 엄마 잘 찾아 보세요. 소금이 발이 달렸겠어요.

거기 있을 거예요라고 말한뒤 다시 티브(TV)에 열중했다.

이상하다 하시며 연신 소금을 찾더니, 소금병에 소금이 모두 없어졌다는 것이다.

여기 두었던 소금병 못 봤내며 엄마가 말씀을 하시는데,,,

 

아뿔사!!!

 

그 순간 떠오르는건 아까 내가 모과를 담글때 설탕이 모잘라 찾다가 넣은 것이 바로

소금...

그렇다 그건 바로  설탕이 아니라 소금이었던 것이었다.

엄마가 한참을 찾다가 내가 담근 모과차를 보시더니 그런다.

'너 이거 뭘로 담갔니.?' 설탕이 이렇게 많이 없었을데..하시며 맛을 보시더라.

'이거 완전 소금차네. 소금차....'

 

그날 난 엄마한테 설탕하고 소금도 구분 못하느냐고 정말 배부르게 욕 먹고...

아까운 모과만 버리게 되었다.

소금 한통 다 써 아깝고, 차라리 그냥 바구니에 모과를 담아 둘걸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게 후회 스럽고, 창피할수가 없었다.

 

다행히 첨에 담근 한통만 무사히 건질수가 있었지마,

집에 돌아올때 엄마가 이건 네가 가져 가라며 챙겨 주시더라.

그때 가져온 모과차는 바로 원액이 되어 잘먹었다.

 

지금도 모과차만 보면 그때의 실수가 생각나 웃음이나온다.

내가 왜 그랬을까.

평소엔 맛을 보며 확인까지 하던 내가 그날따라 눈으로만 확인하고 설탕이 맞게지란

지레짐작으로 넣었으니,,이런 실수를 했지.

 

그 다음부터 모과차를 만들지 않았고, 설탕을 넣을땐 항상 맛을 보고 넣게 되었다.

 

"엄마, 이젠 그런 실수 절대 안니까 걱정하지 마셔요." ㅎㅎ